페라리, 한국 법인 세운다… FMK는 딜러로 남아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5.09.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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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가 한국 법인을 설립한다. 이에 ㈜효성이 그룹 내 운영중인 FMK를 순수 페라리의 딜러로 남게 된다.
기존에는 FMK가 수입사(임포터)와 딜러의 역할을 겸해왔는데 효성 그룹내 조현준 회장이 담당하는 영역에 소속돼 있었으나 페라리 본사가 직접 수입, FMK는 딜러로서 차량 계약과 판매만 담당하게 된다.
FMK는 지난 2015년 동아원으로 부터 FMK 지분을 200억원에 인수하며 페라리의 수입 및 판매사가 됐다. 그리고 약 11년만에 수입사의 권리를 페라리와 나눠갖게 된 셈이다. 이를 위해 FMK는 자사가 보유중인 지분 51%를 페라리 본사에 매각했다. 알려진 바로는 지분 인수 금약은 수십억원대 수준.
페라리가 한국법인을 공식 설립한다는 전망은 과거에도 꾸준히 존재해왔다. 이를 막기 위해 FMK 측이 페라리의 판매 물량을 제한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너무 많은 페라리가 판매되면 본사가 욕심을 낼터이니 적당히 물량을 조절해 본사의 관심을 돌리려 했다는 것이 업계측의 입장이었다.
그리고 코로나19와 코인이 급등하던 시절, 페라리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페라리 뿐 아니라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고가 수입차들의 성장세가 급격히 상승했다. 코인으로 돈을 번 젊은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고가차를 구입하면서 중고차 가격이 신차값을 웃도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FMK 입장에서는 수입사의 수익, 딜러의 수익을 한번에 득할 수 있으니 본사의 개입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유리했던 것.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수퍼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고, 이에 사전 주문한 페라리를 포기하는 소비자들도 대폭 늘어 수입된 물량이 재고로 남는 일도 벌어졌다. FMK 입장에서는 수입사로의 을 지며 페라리 수입사 권한을 유지할 이유가 적었던 것.
반면 딜러로 전환되면 FMK는 수입사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부담을 줄이며 판매와 AS에만 집중하면 된다. 2025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FMK는 1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FMK는 자사가 갖고 있던 마세라티의 수입사 권한을 포기한 바 있다. 이에 마세라티코리아가 설립된 것. 마세라티도 한때 연간 2천여대 이상을 판매하며 FMK의 좋은 수익원이 되었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더불어 FMK 수익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 바 있다. 이에 이번 FMK의 지분 매각 건은 단순한 페라리 코리아의 설립 보다 효성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