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일 최신 기술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9.02 10: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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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이 사라진다면 전기차의 인기는 분명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현재의 관성을 유지하려면 제조사는 최선을 다해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새로운 솔루션 하나가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판매율이 세 자릿수 퍼센트를 기록할 정도로 지난 몇 년간 전기차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이제 사람들은 전기차를 더 이상 신기하기만 한 이동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지만 다음에 살 차는 전기차일 것이라며 염두에 두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전기차는 이제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안 중 하나가 됐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기차는 보조금에 의지해야만 비로소 구매할 수 있는 값비싼 자동차다. 그런데 보조금이 언제까지 지급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만약 보조금이 지금보다 더 삭감되거나 혹은 제도 자체가 폐지된다면 전기차는 절대 지금과 같은 판매신장세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조사들은 현재 전기차 생산 단가보다 더 낮은 단가를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야만 한다.

쉽게 말해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충전 인프라는 오히려 나중 문제다. 애초에 지나치게 비싼 자동차를 대중들이 쉽게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아무리 원료를 재활용하고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비싼 가격을 한꺼번에 내릴 수 방도가 없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대안들이 생기고 있다. 먼저 소식을 전한 건 한국이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팀은 알루미늄과 그래핀, 탄소 나노튜브 복합 전극을 활용한 알루미늄 2차 전지 기술이 개발되었음을 소개했다. 에너지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매우 희망적인 것은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하다는 것과 함께 단 1분 만에 초고속 충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4천 사이클을 사용해도 SOH는 98%를 유지해 배터리 수명도 비약적으로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지금 당장이라도 이 배터리를 양산해 전기차에 도입해야 할 텐데, 문제는 이제 막 연구소에서 실험 결과가 나온 것뿐이라는 점이다. 수많은 실험을 거친 후 자동차에 적용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알루미늄 황 배터리다. 이 역시 리튬 이온에 비해 가격이 무척 저렴하며 에너지 밀도도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방식의 경우 작동 온도가 문제다. 원활하게 전원을 공급하려면 110도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자동차에서 이 정도 온도를 올리고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하나는 용융염 전지다. 사실 이 전지는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에서 처음 개발됐는데, 그때는 1회용 전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충전이 가능한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방식은 이러하다. 배터리 내에 자리한 소금이 전해질 역할을 한다. 다만 소금이 녹아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98도 정도의 온도에도 쉽게 녹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반응할 양, 음극재도 리튬 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현저히 저렴하다. 셀 당 비용이 약 ⅙ 수준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kWh 당 15달러 정도로 만약 아이오닉 5에 탑재될 배터리라면 거의 150~200만 원 선에서 제조가 가능하다. 게다가 배터리 열화 속도도 매우 느린 편에 속하는데, 200도의 온도에서 급속충전을 가해도 수백 사이클 이상을 견딘다고 보고됐다.

그렇다면 왜 전기차 배터리로 양산되지 않는 것일까? 한 가지 단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황화수소가 생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황화수소는 악취를 뿜으며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된 가스로 독성과 함께 인화성까지 함께 갖고 있다. 특히 물과 접촉할 경우 황화수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현재 제작된 전기차용 배터리는 모두 담수와 염수에도 완벽히 방수가 되도록 처리되지만 그럼에도 만에 하나의 가능성 때문에 이 문제는 해결되어야만 한다.

비단 전고체 배터리가 아니더라도 현재 전기차를 위한 다양한 배터리 솔루션이 존재한다. 다만 리튬 이온과 같이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을 버리긴 이르다. 소개한 배터리 솔루션들 모두 이제 막 실험실에서 나온 것들이며 따라서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나 적어도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입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명확한 문제점들이 드러난 바, 이제 남은 건 해결하는 것뿐이다. 물론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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