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토뷰 김기태PD입니다.

911은 시대와 타협하며 진화한 대표적 스포츠카입니다.

여러 스포츠카들이 자신만의 색을 표현해왔지만 911은 늘 같은 틀안에서 진화했습니다.

물론 그 진화가 일상과의 타협이라 퓨어 스포츠카를 그리던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움을 주지만 결국 이 차를 구입할 소비자들은 퓨어함보다 일상과의 타협을 원합니다.

뭐랄까.. 마니악한 모델 들여와라 하고 부르짖는 네티즌도 있지만 사실 상당수는 그 차를 구입하기 어려운 분들입니다. 그냥 들여와라... 그 뿐이죠. 이건 제조, 수입사 입장에서 별 도움 안되는 응원일 뿐이고요.

저도 첫 포르쉐를 경험한 이래 지금까지 30년 정도를 지켜보고 있지만 늘 편해져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편안함을 지키면서 성능을 강화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요.

일단 GTS는 편안함과 성능에서 충분한 타협점입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면 911 터보S는 최상의 선택이나 가성비로 보면 최고는 아니죠.

그리고 GT3계열 성능과 감성만으로 보면 이 차에 대응할 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마니아들이 꿈꾸죠. 

저도 996시절부터 GT계열 모델을 꿈꿔왔던 한사람이었고... 그래서 GT를 시승하며 매우 기대했으나 뭐랄까.. 이 차는 내가 타기엔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다고 정리되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차의 특성 자체가 서킷에 최적화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시트에 앉는 순간부터 운전하는 환경이 불편하죠.

승차감은... 일단 노면의 형상까지 읽어낼 수준이고... 차에 어울리는 성능을 위해서는 CUP2급은 끼워줘야 합니다. 일반 스포츠 타이어를 쓰기엔 차가 너무 아깝죠. 근데 컴페티션급 타이어를 쓰면 온도에 민감해 지는데,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못하면 (일상주행에서) 위험합니다. 소리도 없이 그냥 스핀하니까요. PSM? 그것조차도 무용지물이 될 때도 있고요.

제대로 GT3를 탄다면... 이 차를 하나 해먹어도 좋다는 각오로 서킷에 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냥 일상에서 타기엔 불편함이 더 많고 그렇다고 일상주행 조건에서 더 빠른것도 아니고요. (가속 기준)

엄청난 코너링을 즐길 곳은 많지 않고.. 시간내서 와인딩 로드를 찾아야 하겠죠. 그러나 일행이 없다면 매우 심심한... 

즉, 즐길 수 있는 여건부터 챙긴 후 선택되어야 하는 모델입니다.

물론 그 준비가 된다면 대안은 없습니다. 911 터보S가 빠르다 해도 GT3의 맛을 내지는 못하니까요.

근데 일상 비중이 크다면.. GTS가 유리합니다. M4 보다 약간 단단하지만 충분히 타협할 정도... 타이어만 컴페티션(CUP2R)급으로 바꿔줘도 코너링에서 GT3에 준하는 감을 얻을 수 있고요.

답을 내드리기는 어렵지만 그 준비... 쉽게 말해 내가 즐길 곳이 정해졌다면 GT는 최고의 선택이나 그것이 아니면 이런저런 이유로 타기를 꺼려하다 매각 수순을 밟아야 하는 아쉬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GTS는 다른 911처럼 시장갈때 타도 되는 차이니 일상에서 즐기면 되고요.

마침 오늘 사무실 주차장에 GT4가 서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갖고 싶은 차다.. 근데 내가 저 차를 즐길 여건이 될까? 

만약 10~15년 전이었다면 친구들과 즐겼을 텐데.. 지금은 아마도 다른 차를 더 많이 타겠지...

물론 독자님은 하나의 솔루션이 아닌 여러 솔루션이 있으니... 다른 색을 내는 차 하나로 접근하시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즐기는 시간과 장소.. 여기서 답을 얻으셔야 할 것 같네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P.S RS6와 M4의 조합은 좋네요. ^^ 저도 동시에 여러 차를 운영한다면 RS6와 M2 또는 M4 또는 718 GTS 정도가 이상적이라 보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