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타고 있는 차(Q50 하이브리드)에 큰 문제는 없지만
아무래도 연식과 킬로수가 오래되기도 했고
취업 후 독립 시기가 되어서 더 이상 아버지 차(X5 40i)를 이용할 수 없는데
Q50 하이브리드의 적재공간이 너무 좁아서 차를 바꿀까 생각하던 중
그냥 편하게 국산차를 타볼까 하는 생각에 GV70 2.5 모델을 시승했는데요
전에 사고대차로 탔던 GV80은 차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아버지도
대놓고 이 차 별로다, (주행감각이)깡통같다고 말했었지만 GV70은 80보다는 대체로 평이 좋았고
현재 차의 연식 킬로수가 상당하고(10년 20만) 출시된지 꽤 오래 된 차라
10년간 차의 발전에 대해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탔는데.. 생각에 미치지 못해서 꽤 실망했습니다
옵션, 실내 디자인, 과속방지턱 승차감, 정숙성은 매우 좋았지만
(세타 엔진의 음색이나 회전질감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방음이 너무 좋아 액티브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끄면 4000rpm에 근접해야 엔진음이 어느 정도 느껴져서
엔진 감성적인 측면의 부족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시내에서도 깊은 맨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공사현장 등
한 쪽만 요철이 있는 환경에서는 생각보다 충격이 크게 들어왔고
가속력도 50마력이나 낮은 구형 GLC300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살짝 느린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GV70의 정숙성이 워낙 좋아서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핸들링도 전형적인 예전 SUV처럼 둔중한 감각이었고
고속주행 시에도 예전 SUV 같은 두둥실 떠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걸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다고는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구요
고속이나 코너링 환경에서는 오히려 스포츠 모드 승차감이 더 낫다고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고속주행 중에 급차선 변경 수준도 아니고
주변에 차가 전혀 없어 조금 빠르게 차선을 변경하자 적지 않게 휘청거리는 모습에
동승한 여자친구도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고
그 전까지는 정숙성, 시내 승차감, 실내 디자인에 감탄하던 여자친구도 의견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차체가 낮고 서스펜션이 단단한 편인 Q50은 아무런 휘청임이 없었고
GV70보다 더 크고 무겁고 높은 X5도 비슷한 속도로 차선변경 할 때 거의 휘청거리지 않는 속도였는데 말이죠
더 이해가 안가는 점은 신형 싼타페는 안 타봐서 모르겠지만
쏘렌토 MQ4가 GV70보다 안정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시내 승차감이나 정숙성은 GV70보다 부족하지만 타협 가능한 수준이었구요
제네시스는 어쨌든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고, GV70은 젊은 층 수요도 많을텐데 좀 의아스러웠습니다
시승한 차의 마일리지가 1만 km 수준이라 차에 크게 문제가 있을 시기는 아닌데
주행감각은 생각보다 많이 올드한 느낌이라서 결국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시승했던 페리 전 G70의 감각은 꽤 괜찮아서 G70 왜건도 고려해봤지만
디자인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 아무튼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승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