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토뷰 김기태 PD입니다.
지난 2023년 올해의 차 심사 때 EV6 GT가 있었습니다. 다들 성능 부문 우승 후보라고 예상했었죠.
그러나 실차 테스트 평가 때 EV6 GT는 130마력 푸조 보다 낮은 성능 점수를 받았습니다. 가속력만 빠를 뿐, 차가 불안정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저 조차도 자동차 안전연구원 내 고속주회로에서 초고속 주행 경험이 많지만 EV6 GT로는 200km/h이상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불안감이 커서죠.
당시 심사를 담당하신 여러 전문가, 레이서들 조차도 EV6 GT에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불안정하다는 것이 공통된 이유였죠.
그리고 2024년 올해의 차 심사 때 현대 아이오닉5N이 나왔는데, 사실 1차 심사 때 떨어질 뻔했습니다.
일부 심사위원 분들께서 EV6 GT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그 시간에 다른 차를 평가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죠. (1차 심사를 통과해야 2차 실차 시승 평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처음 발의를 하신 분은 드라이빙 분야가 아닌 다른 계통의 전문가셨음에도 EV6 GT의 불안정한 성능에 대해 아쉬움이 컸고, 같은 틀안에서 만들어진 아이오닉 5N이 무엇이 다르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심사위원 분들이 동의하며 분위기는 아이오닉5N의 예선 탈락으로 가고 있었죠.
그때 아이오닉 5N의 2차 실차 평가를 주도했던 것이 저였습니다. (안 믿으실 분들도 계시겠죠? ^^)
기아와 현대 간에도 미묘한 스타일 차이가 있고, 다시금 현대 N은 별도 파트인 만큼 EV6 GT와 다를 가능성도 있다고 다른 분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심사위원 님들을 설득해서 아이오닉 5N이 2차 평가에 진출할 수 있었고, 그렇게 아이오닉5N은 성능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행사 이전, 아이오닉 5N 발표 때 먼저 타보신 분들도 계셨는데, EV6 GT 보다는 낫지만 매우 극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었는데, 그 몇 개월 사이에 뭔가 성능이 더 좋아졌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OE타이어의 성능에 매우 놀랐습니다. 사실 이게 좀 의심스럽긴 한데, 양산차에 들어가는 타이어로는 성능이 너무 뛰어나서요. 저도 BMW M, AMG를 비롯해 아우디 RS, 포르쉐를 통해 각종 스포츠카용 OE타이어를 경험해 봤지만 그런 성능은 처음 봤습니다. 그래서 시승차들만을 위한 특별한 타이어가 아닐까 의심도 했습니다. (아직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된 아이오닉5N은 경험이 없네요)
참고로 과부하가 살짝 걸리면 타이어 트레드 패턴이 박리되는 현상이 있는데, 이건 피렐리와 현대 N 사이에서 보완이 필요합니다.
어쨌든 아이오닉 5N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E-GMP에 대한 생각도 바꿔주었죠. E-GMP의 서스펜션은 (크기 등) 구조적 한계는 있지만 셋업(서스펜션 및 타이어)으로 안정성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 무조건 E-GMP라고 안정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다만 내수형 모델들의 서스펜션이 너무 무르게 설정되다 보니 안정성을 잃게 되었다는 것을 추가적으로 알 수 있었고요.
얘기가 길었네요.
아이오닉5N에서 얻은 노하우가 EV6 GT F/L에 적용된다면 성능이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리뷰를 진행해도 부담이 없을 듯 합니다.
다만 EV6 GT의 변화가 소소한 수준에 그쳐 성능 변화가 미미하다면 기아 측에서 공식 시승차를 운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자사 홍보 채널인 캬Tv 같은 곳에만 나올 뿐,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게 되겠지요.
일단 그 불안정했던 차가 아이오닉 5N 수준이 되었을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래서 공식 시승차가 나오면 진행해 보려 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