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토뷰 전인호 기자입니다.
(이미 잘 아시겠으나) ABS의 목표는 각 휠의 타이어의 잠김을 방지하는 것이고 이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제동시에도 차량의 조향력을 확보하여 사고 경감을 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회피 시도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죠. 마르고 깨끗한 노면에서는 타이어 잠김을 방지하여 타이어가 잠겨 밀려난 것보다 더 짧은 제동거리를 얻는 것은 부차적인 이득입니다.
강병휘님은 스팅어 편에서 그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을까요? 아마 인제스피디움 턴 16에 진입하기전 만나게 되는 안쪽 좌측연석을 넘어설 때 제동을 시작하면 ABS가 과민 반응해 드라이버가 원하는 제동력을 차로부터 얻을 수 없다는 이야기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각 휠의 속도 편차가 커지는 상황이기에 가능합니다.
서킷의 연석, 그리고 비오는 날 젖은 맨홀 뚜껑. 모두 제동시스템이 작동하는데 이상적인 환경은 아닙니다. 따라서 ABS의 개입 자체를 이상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말씀 하신대로 제조사 별로 ABS가 이러한 상황에서 섬세함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ABS 시스템의 좋고 나쁨을 판가름하는 기준에는 각 하드웨어의 해상도(휠스피드/조향각/페달압력/가속도 검출, ABS 펌프의 개입) 그리고 ABS 컨트롤 모듈의 연산력 및 그 내부에 탑재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알고리즘의 섬세함이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경훈44님이나 저나 그 시스템의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을 하려면 직접 그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을 타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며 습득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경험의 결과가 나의 기대와 일치하면 만족, 어긋나면 실망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입니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경험의 시간과 다양함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요.
제가 실망했던 사례는 지난 2018년 춘천의 한 국도였습니다. 싼타페 TM 모델 시승 중이었습니다. 후진하며 정차를 시도하던 중 ABS 모듈 작동으로 인해 브레이크 페달을 누른 것 대비 제동이 미비하게 이루어져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스티어링을 돌린 상태에서 저속 후진 그리고 오르막을 오르는 조건으로 기억합니다. 추측이지만 스티어링을 돌린 이유로 각 휠 간의 속도편차가 커서 ABS 모듈이 이를 인식하고 반응한 것이라 여겼고, 현대차에 김기태 편집장님이 이 현상을 리포트를 하셨었죠. 상식선에서 타이어가 잠길 수 있는 조건이 아닌 것이 명백한데 ABS가 과도하게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위의 전제에 따르면 알고리즘의 섬세함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말씀하셨던 사례에서 ‘제동 중 맨홀 뚜겅을 지나며 ABS가 작동, 이후 제동력이 정상 확보됐다’고 하셨는데 맨홀 뚜껑을 지나서 아스팔트에 휠이 도달 했을때 ABS의 개입이 완화됐다는 의미라면 ABS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맨홀 뚜껑 그리고 도로에 칠해진 페인트,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 깔린 임시 철판 노면 등은 비에 젖었을 때 아스팔트 대비 무척 미끄럽습니다. 가능하면 ABS가 작동이 발생할 정도로 강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하지 않는 선에서 일찍 그리고 부드럽게 차를 세우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가장 궁금하신 점은 다른 차량들의 ABS도 이러한 특성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느냐 라는 것 일텐데요.
타이어, 제동시스템의 스펙에 따라서 편차가 다르긴 하겠지만 대부분 차종의 ABS는 비슷한 패턴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편 구조가 부드러운 겨울용 타이어 등은 맨홀처럼 미끄러운 노면에서 다른 급의 타이어들보다 더 나은 접지력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서킷 환경을 지향하는 차종 중에 프론트 휠의 잠김을 일부분 허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전히 제동력의 극대화만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환경을 조성하고 ABS의 반응을 각 차량 별로 시험해보는 것도 소비자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내용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희도 가능한 선에서 이러한 시험이 가능할지 추후 제작 여부 등도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행인 점은 경훈님께서 차량 특성에 관심이 있으시고 잘 파악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특성을 알고 계시니 예시로 드신 환경에서 주의운전 하셔서 사고 예방이 가능하신 것이죠. 주변에 팰리세이드 타시는 친구 분들께도 해당 특성을 공유하셔서 불행한 사고에 휘말리지 않도록 독려해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즐거운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