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토뷰 김기태PD입니다.
X7은 매우 말랑한 서스펜션을 갖췄습니다. 그래서 제 경우는 서스펜션을 스포트 모드로 운전할 때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스포트라고 해도 고급 SUV라 승차감이 좋은 편이죠.
그러나 어떤 모드이건 긴급 조작이 이뤄질 때, 또는 코너링에서 좋은 성능을 내주었습니다. 이것이 기술의 핵심입니다.
충돌 후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진짜 좋은 차는 사고의 위험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줄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X7의 무게나 크기 등을 감안할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 그래서 저도 놀랐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죠. 그리 풀어놓은 서스펜션에서 성능까지 잃지 않았단 것이...
현재 한국 자동차, 정확히 현대기아차의 내수 버전은 아쉬움을 많이 주곤 합니다.
근데 이게 못 만들어서가 아닙니다. 지금의 수준은 일부 소비자들이 원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과거 현대차가 부족함을 알고 전 BMW 출신 엔지니어들을 데려와 기술을 배우며 노력을 했는데...
우리 소비자들이 좋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한때 수입차와 비교하며 국산차의 부족함을 지적하던 것이 소비자였는데, 사실 요즘 소비자 상당수는 좋은 차의 기준이 옵션과 공간, 그리고 물렁거리는 서스펜션이라 생각합니다.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으나 일부 소비자들의 수준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상품군에서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좋죠, 개발비도 적게 들고 큰 노하우도 필요 없고...
제품이 부족해도 유튜버들까지 가세하면 똥이 황금으로 변하는 마법을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상당수 유튜버들도 기본기니 핸들링이니 이런것 관심 없습니다. 몰라서 그런 경우도 많지만 알아도 말 안합니다.
그냥 조회수... 이를 위해 일을 하죠.
그러다 보니 현대차만 까거나 현대차만 죽어라 빠는 2개 부류가 생기게 되는 것이고요.
(정상적인 리뷰어라면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좋은차와 나쁜차를 구분해서 알려주죠. 심지어 벤츠나 bmw 같은 브랜드에도 부족한 차가 있는데... )
여기에 온라인 커뮤니티 상당수가 제조사 관리 대상이라, 여기서 자동차의 부족함을 지적하면 난리 납니다. 전문 댓글러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그 이후부터는 선동된 소비자들이 가세해서 막강 커뮤니티를 형성하죠. 보배, 클리앙 게시판은 등은 이미 제조사의 것입니다. 이밖에도 몇몇 곳이 있고요. (티가 덜나게? 오토뷰 게시판을 담당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다시 차로 돌아와...
지금의 부족함을 가장 아쉬워 하는 사람들 또한 그 차를 개발하는 사람들입니다.
A그룹 : 밸런스 같은걸 언제 챙겼냐? 우리 실정(소비자 수준에 맞춰)에 맞춰 출렁출렁으로 만들자
B그룹 : 승차감과 타협해 이상적 균형감을 위한 튜닝을 해야 한다.
수입차들이 본격 팔리는 시점에서 현대차그룹도 B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유럽 엔지니어 영입을 통해 밸런스를 찾아갑니다.
제니시스 DH, LF쏘나타, 아반떼AD, 싼타페DM 등이 이런 변화의 시절에 만들어졌고, 이후 N 브랜드가 생기죠.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니 당연히 A그룹은 불만을 갖게 되었겠지요.
그러나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합니다. 기본기... 그런건 모르겠고 서스펜션이 단단해, 승차감 나빠..
이 의견을 바탕으로 A그룹이 다시금 목소리를 키웁니다.
요즘 나오는 차들이죠. 그랜저를 비롯해... 얼마전 탔던 K5도 페이스리프트에서 서스펜션이 망가졌더군요.
기술의 과도기 측면에서 단단함이 부각된 것은 맞지만 이는 노하우 부족에 의한 것이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면 승차감과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데, 결국엔 시장의 요구에 의해 무산된 것이죠.
누굴 탓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내가 돈 주고 사는 차가 더 좋길 바란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의 성능까지 요구해야 되겠죠.
소비자도 좋고 제조사도 발전하고..
그래서 오토뷰는 조금 더 전문적인 시각으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왠지 슬퍼지는 답글이 되었네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 korbulo1님이 쓰신글입니다 ◀ >
?베엠베 X7 40i편은 차의 기본기가 어떠해야 하는가 생각하게 되었던 한 회였습니다.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긴급상황 시 회피상황을 가정하여 진행하는 급차선변경 항목입니다.
운전자만 타도 2.5톤이 바로 넘어가는 차 무게에 너비가 270밀리 넘는 22인치 타이어, 거기다 세단이 아닌 suv라는 구조적인 한계까지 여러모로 이런 상황에서 많이 불리한 모습을 보여줄 거로 생각되었는데 해당 상황에서 왠만한 세단을 뺨치는 안정적인 급차선변경능력을 보여주는 데서 이런게 진정한 기본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상황에서 현기차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이런 게 기본기 차이구나 싶네요.
김피디님이 말씀하신 코너링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이 아마 평창~횡성간 지방도(속도단속 카메라가 필요없을 정도로 창자같이 꼬여있는 길입니다...) 같은 계속 굽이지는 길 이런 데를 말하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봤던 한 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