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꿈꾸던 일을 어른이 되어 할 수 있다면 매우 좋겠지요.
하지만 생각해야 할것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현실이라는 것이 가장 큰 벽이 될 것입니다.
저역시 업계서 종사하고 있습니다만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화려한 일이 아닙니다.
사실 많은분들에게 질문을 받습니다만.. 글쎄요. 최근에는 잘 답을 하지 않습니다. 업계의 다양한 문제점과 현실. 기타 등등 이런 부분까지 언급을 해야하는데 그러기에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플하게 제 기준으로 말씀드린다면 타 매체와 달리 직접 얼굴을 들이밀고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마니아분들께 알려진 매체 담당자 중 하나가 되었지요. 그게 독이 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임에도 변하지 않는것이 있지요. 남들이 모두 맞다고 말해도 제가 아니라 느끼면 느낀대로 얘기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엔 실수도 많았습니다. BMW를 많이 타보면서 차의 중심이 BMW인것만 같았고.. 포르쉐를 타보면서 스포츠카의 중심이 그런것 같았지요. 중심과 방향을 잡는대만 4~5년의 시간이 흘렀던것 같습니다.
현재 업계의 분위기를 보면 단점을 지적하면 메이커들의 바이럴 마케팅 업체들의 표적이 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수명에서 수십명이 여기저기가서 악플을 달아댑니다. 국산차 수입차 할것없이 저마다 자사상품의 장점 부각만을 위해 돈을 써댑니다.
자신들의 상품을 좋게 말하면 좋은 기사이자 좋은 기자. 나쁘게 말하면 무지한 기사이자 무지한 기자로 포장시키려 하지요.
그 분위기를 타고 같이 험담을 해대는 네티즌들도 계십니다만 오히려 이분들은 순수합니다. 그냥 분위기를 탄것 뿐이니까요.
하지만 개인의 입장으로써는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저야 뭐 워낙 당해봐서 그러려니 하지만요.
제 경우 얼굴한번 대면하지 못한 업계의 일부 기자들에게 험담을 듣기도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예전에는 잘 모르는 사이라해도 서로의 입장을 대변해 주려 했었는데 요즘은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버렸습니다.)
다양한 매체가 생기면서 이제 자동차 기자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오히려 gyaud615님께서 말씀하신 선배분들 같은 정통파들의 입지가 더 작아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매체 파워 하나만으로 기본적인 트레이닝 없이 바로 시승차 하나 빌려서 기사를 쓰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몇대 타보고나면서 다른 기자들이 만들어낸 기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지적을 해댑니다. 한번도 제대로 대화해보거나 글이 쓰여지는 방향에 대해서 얘기해 본적도 없는 분들이 더 그렇습니다. 오히려 정통파와 실력자들은 조용히 있습니다.
정통파로써 묵묵히 길을 가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만 올바른 내용보다 자신을 알리는데 노력을 더 하려하는 것이 업계의 (일부) 분위기입니다. 소신있는 기사를 자신의 매체에 싣기보다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대시키는데 주력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입니다. 지면서 못다한 얘기들을 블로그를 통해 좋은 정보로써 공개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현재 자동차 업계는 매우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누군가에게 솔직한 심정으로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요?
제 직업이니 멋지게 포장을 할까요?
당장 제 주변에도 지인으로 지내는 동생분들이 매체 담당자를 희망하며 질문을 합니다만 제 얘기는 항상 같습니다. 해야할 공부를 마치고 취업할때가 되어서 자동차 쪽으로 지망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이죠.
단지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 식지 않으면 됩니다.
만약 좋은차가 타고 싶다면 차라리 열심히 공부를 해서 능력 있는 전문직 스탭이 되라고 합니다. 기자들은 차를 몇일 타볼수 있을뿐 정말 갖고 싶은 차를 소유하기는 어렵거든요.
기회가 되면 요청을 해주세요. 다른 선배들처럼 진지하게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단, 제 경우 부정적인 면을 조금 더 알려드리게 될것입니다. 좋은면만 보고 접근하는 것과 모든면을 알고 접근한다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오토뷰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 중입니다. 여기엔 제가 아닌 다른 분이 진행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얼굴이나 목소리는 공개되지 않지요. 워낙 말들이 많은 업계라 한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저야 이미 오픈된 사람으로써 이사람 저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수 있겠지만 새롭게 참여하는 스탭이 이상한 기류에 휘말려 힘들어 하는 것에 대해 제가 반대합니다.
그렇게 해도 진행자에 대해 여기저기서 험담을 해대겠지요. ^^
짧게 얘기를 드렸습니다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나 정통파로써 가시려 하신다면 더더욱 그렇지요.
참고로 전 선배님들처럼 정통파는 아닙니다. 성능이라는 부분에 조금 더 방향에 중심을 잡아 오토뷰를 조금 특화시키셔 끌고가고 있으니까요.
아울러 멋진차를 다뤄볼 수 있다는 것 하나에서 시작하려 하시는 것이 아니기를 희망합니다.
한번 뵙겠습니다.
즐거운 한주되세요.
▶ gyaud615님이 쓰신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김기태PD님. 저는 대전에 사는,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를 꿈꾸고 있는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질문드릴게 좀 있어서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이렇게 글을 씁니다.
>
>어렸을 때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싶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동차생활지를 몇 년간 구독했고 중학교 3학년 즈음부터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로는 부모님께서 자동차 잡지 구독을 못하게 하셔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었고, 그러던 중 현재 재미 자동차 칼럼니스트 권규혁님, 전 자동차생활 기자 류청희님과 알게 되었고,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서만이기는 하지만, 두 분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현재 두 분은 저의 Role-model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제가 처음 이 길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글이 중심이 되는 미디어(특히 자동차 전문지)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매체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그 이후로는 오토뷰도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습니다. 옛날에 올라왔던 시승기도 관심있는 차종이라면 시간이 날 때 찾아보기도 하고 있고요.
>
>사실 몇 년 전 처음으로 오토뷰를 본 적이 있었는데, 죄송한 이야기지만 그 때는 아직까지는 글로 된 미디어의 완성도를 따라가지 못하는구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오토뷰를 다시 보면서 그 때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고, 발전했구나. 이제는 글로 된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 아니 특정 부분에서는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개인적으로는 오토뷰가 국내 최고를 넘어서 Top Gear, 5th Gear 등의 프로그램보다도 더 낫지 않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말한 적이 종종 있고요..) PD님께 조언을 좀 얻고싶어서, PD님께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드린 적도 있었죠..
>
>그런데, 요즘 PD님께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 직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질문을 하거나 조언을 부탁드리는 등의 글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으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에도, yjyook님의 오토조인스 기자님들께 여쭙니다.^^라는 글도 그보다 늦게 작성된 글에는 답글이 달렸으나, 아직까지 PD님의 답글이 달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몇 가지 일들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따로 답변을 해주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나 그러셨다면 섣불리 판단한 것에 대해서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
>아무튼, 오늘은 다른 질문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서론이 매우 길었지만, 오늘 제 질문은... 실례가 될 지 모르겠는데.. PD님은 자동차 저널리스트가 되고싶어하는 사람들의 질문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제가 메일을 보내드린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난 것같은데, 아직까지 답장을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요.. 바쁘시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후배 양성한다는 생각으로(?) 도움을 좀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써 본 기사가 있는데.. 1318뉴스라는 곳, 학생기자뉴스 코너에서 보실 수 있을겁니다..^^
>
>더해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 오토뷰 에피소드나 Q&A 게시판을 봤을 때, PD님께서 답변을 안해주시고 그냥 넘어가시는 게시물들이 좀 있는데... 물론 이유가 있어서 그러셨겠지만 당사자에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또 바쁘신 분께 그런 부분까지 요청하는건 실례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부분도 신경을 좀 더 써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아무튼 많이 바쁘실 텐데, 그렇게 받아들이시지 않으셨길 바라지만, 혹시나 기분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래도 다른 건 아니더라도, 이번 질문에는... 꼭 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s. 이 글을 올리려고 하는데 자꾸 불법 링크 및 음란성 내용 게시 금지합니다. 라며 안올려지네요... 할 수 없이 첫번째 단락만 잘라내서 글을 올린 뒤, 나머지 내용을 더해서 수정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건지 모르겠네요.
작성일:2009-08-24 00:2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