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충돌 시험, 메르세데스-벤츠 엑스선 촬영 기술 시연

  • 기자명 전인호 기자
  • 입력 2024.03.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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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순간의 차량 내부 변형을 목격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체 충돌 시험에 극초단 엑스선 기술을 시연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위치한 프라운 호퍼 고속 동역학 연구소(EMI, Ernst Mach Institute)와 협업하여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차를 엑스선으로 촬영, 초당 최대 1천장의 이미지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를 통해 고속 엑스선  촬영 기술을 사용하여 충돌 중인 차량의 내부 변형 과정을 시각화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충돌로 인한 차체 내부의 변형 과정이 명확하게 시각화됐다. 

 

 

이번 기술시연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준중형 세단 C-클래스와 여성형 충돌 테스트 더미 SID-2가 사용됐다.

이 더미는 신장 약 1.5미터, 몸무게 49킬로그램으로 최대 150개의 센서가 탑재된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자사 충돌 테스트에 21가지 버전의 더미 120기가 쓰인다고 한다. 체중이 3.5킬로그램에 불과한 아기부터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 등 다양하다. 더미는 차량의 충돌 상황에서의 차내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힘과 인체의 이동 궤적을 계측하는 도구로 쓰인다.

 

 

측면 충돌로 진행한 이번 기술 시연의 결과물도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했다. 충돌이 발생하는 밀리초의 시간 동안 엑스선 시스템으로 약 100장의 정지 이미지를 촬영했다. 이미지들을 이어보면 차체 내 구조물과 더미에 어떤 변형들이 일어나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엑스선 촬영이 다른 계측 센서와 촬영 장비에도 영향을 주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와 같은 발전에는 1kHz 선형 가속기를 방사선원으로 사용한데 있다. 선형 가속기는 최근 국내 병원에서도 첨단 방사선 암 치료기라는 이름으로 들이고 있다. 선형 가속기의 광자 에너지는 최대 9메가트론 볼트로 강력하다. 이를 통해 발생시킨 엑스선의 지속시간은 불과 몇 마이크로초에 불과해 잔상없이 충돌 시험 간 차체의 변형 과정을 깨끗하고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선형 가속기를 통해 초당 최대 1천장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이는 일반 병원에서 사용되는 엑스레이보다 약 1천배나 많은 수치다. 

 

 

충돌을 맞이하는 차체 위에는 엑스레이 빔을 출력하는 장비가 설치된다. 차체 아래 바닥면에는 평면 감지기가 깔린다. 평면 감지기는 차체를 통과한 엑스선을 받아내는 디지털 이미지 수신기 역할을 한다. 엑스선이 감지기에 닿으면 전기 신호가 생성된다. 투과체 소재에 따라서 전기신호의 강도가 달라진다. 전기신호는 이미지에 새겨지는 회색의 명도에 영향을 준다. 결과물 자체는 공항의 수화물 엑스선 검사나 병원 엑스레이 사진과 유사하다.

 

 

방사선을 사용하는 시설이므로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밝혔다. 선량계를 통해 방사선 노출여부를 감시하고 시험공간과 주변을 방사선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조치를 취했다. 시험공간 주변은 40c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추가로 시공했으며, 무게가 45톤에 달하는 보호문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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