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합성연료 내연기관 개발 가능성 시사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3.04.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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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합이 조건부 내연기관 판매 금지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합성연료 보급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이에 현대자동차도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 연합은 결국 내연기관의 종식 선언이나 다름없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35년부터 유럽에서는 더 이상 내연기관이 달린 신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2035년부터 판매되는 신차는 일체 탄소를 배출해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이는 전기차 이외에는 판매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물론 반대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독일과 이탈리아가 반대 의견을 행사했다. 자동차 수출이 많은 두 나라의 경우에는 이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 연합은 결국 한 가지 조건을 첨부했는데, 그게 바로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은 예외 조항으로 두는 것이었다.

현재 독일은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합성연료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합성연료는 대기 중의 탄소를 수소와 결합해 연소할 수 있는 물질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이 원리를 이용한 합성연료가 있었지만 전쟁이라는 배경도 있었고 부득이하게 이 기술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비해 오늘날은 기술적인 면에서나 상업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아 꽤 주목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합성연료도 엄연히 탄화수소를 연소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 연료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이유는 대기 중 탄소를 모아 연료를 만드는 것이어서 플러스, 마이너스 = 0라는 개념이 적용된 것이다. 지금은 포르쉐, 아우디가 이 분야에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머지 않아 다른 브랜드들도 합성연료에 관심을 두고 해당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기술 개발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중에는 아마도 현대자동차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ICE, EV 그리고 FCEV까지 총 세 가지의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때문에 전세계 자동차 회사 중 어떤 패러다임으로도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열린 서울 모빌리티에서 해외 언론들은 현대자동차가 합성연료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제법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현대자동차는 “각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안은 공개할 수 없지만, 합성연료의 사용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합성연료의 상업화가 우리의 목표는 아닙니다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확답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외신들에게 남겼다.

이 이야기처럼 아직 현대자동차가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유럽이 합성연료로 내연기관 패러다임을 재편성할 경우 현대자동차도 새로운 연료 믹스 전략을 구축해야만 한다. 가령 전기차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일부 유럽 국가 혹은 수소 충전이 불가능한 유럽지역에서 보급형 자동차를 지금과 같이 판매하려면 결국 합성연료만이 유일한 해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개발이 까다로운 건 아니다. 연료 특성에 따른 몇 가지 차이점만 극복할 수 있다면 합성연료는 바이오 퓨얼처럼 사용이 까다롭지 않다. 다만 가솔린인지 합성연료인지 구분하는 센서와 연료를 구분해 엔진 가동 여부를 제어하는 시스템만 갖출 수 있다면 지금도 합성연료 내연기관은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마냥 희망적인 건 아니다. 여기에는 수소 연료전지와 같은 연료의 지속생산 및 상업성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소 연료전지, 수소 내연기관도 현재 수소의 원활한 공급 인프라 확충 문제로 인해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는데 합성연료 역시 같은 출발선상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유럽의 일부 화학회사와 함께 아람코가 합성연료 개발,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거대 정유사인 아람코가 합성연료에 관심을 보일 경우 제품의 개발부터 양산까지 의외로 순조롭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량 생산을 통한 합리적 가격 형성만 이루어진다면,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중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합성연료 내연기관을 개발하는데 큰 기폭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들의 이야기처럼 쉽게 움직일 순 없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장담하기 쉽지 않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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