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뷰 막내 PD가 관전한 슈퍼레이스 1라운드

  • 기자명 글 & 사진 김주현 PD
  • 입력 2022.04.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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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토), 한동안 적막했던 용인 에버랜드 AMG 스피드웨이(서킷)가 관중들로 가득 찼다. 2022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가 개막 덕분이다. 코로나19 이후 2년간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는데, 올해부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유관중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개최된 마지막 라운드도 일부 유관중 경기로 진행됐지만 인원수 제한이 없었던 것은 꽤 오랜만이다.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는 총 6개로 나눠진 클래스로 경기를 치르는데, 최상위 클래스인 슈퍼 6000을 시작으로 금호 GT1, GT2, BMW M, 캐딜락 CT4, 스포츠 프로토타입 컵 코리아 등으로 나뉜다.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경기는 슈퍼 6000인데, 업계 선두인 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를 비롯해 엑스타 레이싱, 서한 GP 등 9개 팀들이 경쟁한다.

슈퍼 6000 경주차에는 GM이 만든 6.2리터 LS3엔진이 탑재되는데,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 토크 59.2kgf·m 수준의 성능을 낸다. 변속기는 6단 시퀀셜을 사용한다. 알콘(Alcon)의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제동성능을 높였고, ASA레이싱 휠로 경량화도 꾀했다. 토요타의 GR 수프라 베이스로 제작된 카울이 씌워지는데, 기존 사용하던 카울 대비 차고가 많이 낮아졌고, 공기저향계수 측면에서 이점을 발휘해 랩타임이 단축되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최상위 클래스 답게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각 사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넥센 타이어가 '엔페라 레이싱팀'을 창단하면서 한국, 금호, 넥센의 3파전으로 확대됐다. 이 영향으로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이 신설됐다. 각 타이어 제조사는 자사가 지정한 5명의 선수에게 타이어를 제공하는데, 이 선수들이 매 경기에서 얻어낸 포인트를 합산해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을 결정하게 된다. 덕분에 타이어 선택에 따른 성능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와 볼가스 레이싱팀은 한국타이어, 엑스타 레이싱과 CJ로지스틱스, L&K 모터스 팀은 금호타이어를 장착했다. 엔페라 레이싱, 서한 GP 팀은 넥센 타이어를 장착하고 경기에 나섰다.

이번 슈퍼 6000 결승에서는 챔피언 3회 기록을 갖춘 김종겸(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이 폴투윈(예선 1등, 결승 1등)을 하며 2022년 첫 경기를 화려하게 이끌었다. 김종겸의 경주차는 후원사 피치스에서 디자인한 리버리가 적용돼 어린 관람객들의 시선도 잡았다.

젊은 피로 세대 교체한 금호 엑스타 레이싱팀에서는 이찬준이 3위, 이창욱 6위, 이정우가 13위에 오르며 우승을 향한 투지를 보여줬다.

지난해까지 막내의 자리를 지키다 맏형이 된 이정우는 경기 도중 사고로 문이 열린 채 피트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샀다.

엑스타 레이싱에서 볼가스 레이싱팀으로 이적한 정의철은 2번의 챔피언을 거머쥔 선수다. 정의철 의 합류 덕분에 볼가스 레이싱팀은 올해 챔피언 후보 중 하나가 됐다. 이적 이후 첫 경기에서 정의철이 기록한 성적은 4위. 같은 팀의 김재현은 사고로 리타이어해 다음 경기를 기약하게 됐다.

F1(포뮬러1)에서는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다. 이런 흐름은 국내 모터스포츠에도 그대로 전해지고있는데, 슈퍼 루키 3인방이 뛰어난 실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피티드 레이싱의 오한솔은 슈퍼 6000클래스 첫 데뷔에서 5위라는 성적을 냈다. 올해 슈퍼 6000클래스에 처음 참가한 엑스타 레이싱의 이창욱도 6위를 기록했다.

엑스타 레이싱의 이찬준은 지난해 로아르 레이싱팀에서 달렸는데, 종합 5위를 기록했었다. 그리고올해 첫 경기에서 3위를 차지하며 포디엄에 올랐다. 팬들은 슈퍼 루키가 3명이나 나왔다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오한솔(준피티드 레이싱)은 첫 데뷔 5위 기록과 함께 '페어플레이 상'도 받았다. 페어플레이 상은 순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위험 상황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전개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이 상은 모터스포츠와 레이스에 대한 애착심이 강했던 故 서승범의 마음을 기리기 위해 '서승범 레이서 기념 사업회'에서 선정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 경쟁이 생기면서 어느 제조사의 타이어를 쓰는지가 중요하게 됐다. 그 결과 1~9위까지 순위를 기록한 선수들이 한국 및 금호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출격한 넥센은 10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금호타이어는 오랜 시간 슈퍼레이스를 진행해오며 노하우를 쌓은 반면 넥센타이어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경기 당일은 기온이 높았는데, 여름과 유사한 수준의 기온도 변수로 작용했다.

금호 GT클래스 (GT1, GT2)

금호 GT클래스는 양산차를 튜닝해 치르는 경기다. 그래서 각 팀들의 차량 개조에 따른 성능 변화와 드라이버 실력이 중요하다.

GT1 클래스에서는 후륜 구동과 전륜 구동 차가 함께 달린다. 후륜 구동 모델은 3.8리터 미만 자연 흡기 차량으로 제한되는데, 현대 제네시스 쿠페가 많다. 전륜 구동 모델은 2.0리터 미만 과급 사양이 주를 이루는데, 현대 벨로스터 N, 아반떼 N이 주로 출전한다. 그리고 모든 차량이 금호 타이어를 사용한다.

GT1 클래스는 4년 연속 챔피언 중인 정경훈(서한 GP)이 폴투윈을 하며 챔피언 다운 노련함을 보였다. 레이스 초반 정경훈의 차량 보닛 우측 고정핀이 빠져 보닛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는데,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슈퍼6000 클래스 L&K모터스 팀 소속이던 김동은(원 레이싱)은 올해 원 레이싱 팀 소속으로 옮기며 체급을 낮췄다. 그리고 이번 데뷔전에서 2위로 피니쉬하며 경기력을 입증했다.

GT2 클래스는 전륜 구동 1.6리터 미만 과급 차량이 출전하는 경기다. 현재는 현대 아반떼 스포츠 경주차만 출전한다. 하지만 지난해 8대에서 올해 4대로 참가 차량 대수가 크게 감소해 GT2 클래스가 사실상 존폐위기에 놓였다.

민충식(비엠피퍼포먼스)은 스타트 직후 고속 코너인 7번코너에서 전복 사고를 당했다. 관중들의 탄식이 나왔지만 차에서 나오는 선수의 모습을 보고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서 목격한 사고는 영상과 비교할 수 없는 아찔한 모습이 전달돼 순간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현장 이벤트

이번 경기에서는 각 경기 사이에 경품을 주는 등 참여형 이벤트가 눈길을 끌었다. 더운 날씨에 지친 관중들의 지루함을 달랬는데, 특히 선수들과 레이스카들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 이벤트 때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주차 외에도 토요타 GR 수프라 세이프티 카에서 사진을 찍는 인파도 많았다.

그리드 워크는 골든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만 참여 가능한 이벤트다. 하지만 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사람들 사이에 숨어서 몰래 들어가는 ‘얌체족’도 은근히 있었다.

현장 먹거리

현장에는 다수의 푸드 트럭이 자리를 채웠다. 닭강정, 덮밥, 커피, 분식 등등 다양했는데, 대기줄이 길어 경기 중에 이용하기 힘들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를 무질서하게 너무 많이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인데, 쓰레기통이 넘쳐흐를 정도로 뒷수습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개선될 내용이다.

막내 PD의 후기

너무 더웠다. 관람석의 규모가 적었음에도 별다른 그늘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늘이라곤 나무 일부가 가려주는 것이 전부인 수준이었다. B 관람석은 아예 그늘을 찾기 어려웠다. 2022년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있을 무더위를 피하게 만들 대책이 필요하다.

일부 관람객들이 안전 철조망을 임의로 잘라 렌즈를 넣어 사진을 찍었다. 보다 성숙한 모터스포츠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

2년만의 유관중 경기. 그래서인지 더 많은 관중들이 모여 국내 모터스포츠의 열기를 한껏 키웠다.

2라운드 경기는 오는 5월 21~22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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