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2.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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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비단 인접 두 국가 간의 전쟁에 그치지 않고 유럽 전역 혹은 새로운 진영 간 전쟁으로 확전 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 사태에 자동차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르노, 폭스바겐, 스텔란티스가 긴장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전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미 전쟁 징후는 충분하며 임계점 초과 시점에 서서히 도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전쟁이 단순히 인접 국가이자 과거 소비에트 연방 국가 간의 전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또다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잠그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동부 유럽과 서부 유럽의 나토 진영이 다시 한번 분열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서방세계를 포함해 심지어 한국까지도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수출입 제재 조치를 가할 것이라 발표했다.

그런데 이 전쟁 직전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그룹이 또 있다. 바로 자동차 업계다. 특히 유럽 브랜드들이 이 사태를 아주 심각하게 주목하고 있다. 이유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 중 일부가 러시아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인건비와 러시아 정부의 지원 정책과 같은 이점이 많아 현재 폭스바겐, 르노,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심지어 메르세데스, BMW까지도 러시아에 공장을 세웠다. 게다가 이 지역은 인근 구동구권 국가들로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물류의 거점이기도 해 자동차 회사들에게도 지정학적으로 꽤 중요한 곳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다. 세계정세 측면에서 꽤 복잡하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우크라이나 가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에 가입하게 된다면 러시아는 서부 접경 지역에 나토 회원국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 말은 만약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러시아는 르노,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와 같은 나토 진영 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에게 무자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공장은 전면전 발발 시 가장 먼저 정부에 수용되는 시설로 곧바로 전차, 장갑차, 트럭 등 군용 물자 생산 기지로 바뀐다. 2차 대전 당시 자동차 제조사들 대부분이 그랬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에 공장을 세운 자동차 회사들이 직면할 문제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이다. 물론 이는 전면전이 시작된다는 가정하에 추측한 것이며, 특히 러시아 제재 조치가 시행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을 미리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부품 조달이다. 현재 완성차 제조 공장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 생산한 부품을 조달 받아 다른 유럽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완성차 조립 공장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 조달이 어려워져 당장 공급이 힘들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동부유럽으로 나가는 물량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러시아는 동부 유럽으로 나가는 자동차 물량의 전초 생산 기지다.

따라서 비단 러시아 내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의 수출이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는 역시나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설립한 현지 공장을 자칫하면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평시에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전쟁이 무서운 것은 상식이 너무나도 쉽게 무너진다.

현재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기업은 위에 나열한 폭스바겐, 르노, 스텔란티스 그리고 메르세데스가 있다. 여기에 현대기아자동차도 이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도 러시아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러시아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지난해 기준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일단 위 기업들의 러시아 내 활동 현황을 기준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기업 중 하나는 르노다. 특히 르노는 러시아 자동차 회사인 라다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면 라다의 경우 러시아 내에서 대부분의 부품을 조달한다는 점이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는 각각 하나 이상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폭스바겐의 경우 폭스바겐과 아우디 중 일부를 러시아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스텔란티스는 밴 생산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마그나 슈타이어, 콘티넨탈 등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러시아에 상당수 진출해 있다.

따라서 만약 이들 회사가 혹시라도 발발할지 모를 전쟁에 피해를 입게 된다면 그 피해는 돌고 돌아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다. 일단 공급 물량이 부족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는데 이 전쟁이 이러한 공급 부족 사태를 가속화시킬지도 모른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수천 km 떨어진 곳의 전쟁이라지만 결국 우리에게도 간접적이나마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크게는 국제 정세의 불안정을 시작으로 작게는 자동차 업계와 자동차 소비시장에 이르기까지, 이 전쟁이 미칠 영향은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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