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서 손 놓을 수 있어?, "자율주행 걸림돌은 소비자 불신"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8.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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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걸림돌들을 넘어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었다고 가정하자. 문제는 운전자가 자동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믿을 수 있냐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다수 사람들이 자동차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부분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자율주행 보급에 잠재적 제한 요소로 커브길이 꼽힌다.

IIHS의 원 후(Wen Hu) 선임 연구원은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함께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실 도로 환경에서 ADAS 사용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 분석했다. 기간에 4주가 소요됐으며, 총 39명의 실험 참가자, 시험차로 2대의 볼보 S90과 2대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썼다. S90에는 차간거리 유지부터 차로 중앙 유지까지 지원하는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 기능,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차간거리 유지 기능인 어댑티브 크루즈가 탑재돼 있다.

연구진은 데이터 분석 결과 운전자들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파일럿 어시스트 모두 커브길이 급하게 이뤄지는 길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IIHS 연구진은 직선 도로 구간, 완만한 커브길, 다소 급한 커브길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가 얼마나 자주 비활성화되는지 조사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운전자의 경우 직선 주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했지만 다소 급한 코너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72%나 됐다. 볼보 S90 운전자도 마찬가지였는데, 급한 코너에서는 파일럿 어시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75%였다.

ADAS 기능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가 꼽혔다. 먼저 차량이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해제된 경우와 운전자가 차량 스스로 코너를 도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기능 작동 중지를 시킨 경우다.

인식 불량 문제로 기능이 작동되지 않았던 부분은 향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야다. 문제는 운전자가 차량 스스로 코너를 도는 행위 자체를 안심하고 지켜봐 줄 수 있는 지에 있다.

원 후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ADAS가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운전자가 ADAS 기능을 사용해야만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 연구는 운전자가 커브길에서 자동차 스스로 움직여도 괜찮다고 신뢰할 수 있는 경우에만 미래 자율주행 기술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의견을 언급했다.

현재 자동차 제조사의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레벨4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르쉐는 이미 2015년에 코너를 0.7G의 중력가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으며, BMW는 이보다 앞선 2014년에 드리프트를 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문제는 탑승자들이 이를 믿고 가만히 있을 수 있냐는 것. 컴퓨터의 계산 상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도 탑승자들은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 자체에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술적 문제, 법적인 문제, 철학적 문제를 넘어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하는 자율주행 기술. 기술 개발 속도와 달리 실생활 적용 시기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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