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일렉트릭 SUV에 AI 드라이브를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7.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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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앞으로 출시될 일렉트릭 SUV에 라이다 센서와 더불어 AI 드라이브 기술을 모두 기본으로 탑재할 것이라 밝혔다. 탑재 이유는 보다 안전한 운전 환경을 위해서라고 한다. 볼보다운 대답이다.

경험하기 전에는 누구나 운전을 사람이 아닌 기계에게 맡긴다는 걸 불안해 한다.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우 심각한 사고로 이어졌다는 뉴스도 종종 들려오니 누군가에겐 반자율주행이란 설익은 기술이다. 반면 한번 경험해 본 사람, 특히 의외로 편하고 안전하다는 걸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반자율주행은 앞으로도 포기하기 힘든 기술이다.

실제로 오늘날 매우 다양한 제조사들이 반자율주행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볼보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파일럿 어시스트라는 이름으로 반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경험해보면 다른 제조사들의 반자율주행과 다르지 않다. 차선을 정확히 지키며 달리는 건 물론이고 차간 거리를 파악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완전히 멈추게 하는 것까지 동일하다.

그런데 이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 최근 볼보는 더 진보된 개념의 자율주행기술을 향후 출시할 풀 일렉트릭 SUV에 기본으로 탑재할 것이라 전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라이다 센서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더와 같이 전파로 사물을 파악하는게 아닌, 레이저로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전파 방식인 레이더보다 정확하고 또렷하게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서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라이다 센서가 필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테슬라는 레이더 센서도 없앨 것이라 발표하긴 했다.

뿐만 아니라 볼보는 AI 방식의 슈퍼 컴퓨터 역시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이라 밝혔다. 엔비디아의 오린 시스템으로 알려진 AI 슈퍼 컴퓨터가 장착될 예정이며, 더 놀라운 점은 단순히 컴퓨터만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핵심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자율주행에 관한 장비는 기본적으로 탑재한 상태에서 딥러닝으로 운전환경을 학습한 AI가 개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기에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항상 가장 앞선 수준의 자율주행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볼보의 설명이다.

그런데 볼보가 설명하는 이 기술들의 목표를 들어보면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볼보는 비단 편리한 운전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가장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볼보 CEO는 “볼보는 항상 안전 분야에서 선두 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차원이 다른 수준의 자동차 안전을 정의할 때입니다. 소개한 하드웨어는 모두 표준으로 장착됩니다. 그리고 무선으로 업데이트를 지원해 지속적으로 안전 기능을 개선하며, 자율주행 시스템을 첨단의 상태로 유지할 것입니다. 이로써 안전에 대한 볼보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라고 밝혔다.

소개에는 제외되어 있지만, 일부에서는 캐딜락의 슈퍼크루즈처럼 향후에는 유료로 이 시스템들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폭스바겐 역시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할 때마다 소정의 이용료를 청구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다.

이와 같은 방식을 도입하는 이유는 역시나 비용 때문이다. 크기는 점차 소형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라이다 센서는 여전히 비싸다. 게다가 AI 기반의 슈퍼 컴퓨터 역시 결코 저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자동차 가격은 거의 일정하며,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비근한 예로 10년 전 그랜저 가격이나 지금의 그랜저 가격이 비슷하다는 것만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는 점차 많아지며, 특히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될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얻을 수 있었던 전통적인 수익 창출 경로가 대부분 사라진다. 예를 들면 정기적인 부품 교환과 같은 소모품 판매에 따른 수익 말이다. 또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에 만들어 본 적 없는 전기차 플랫폼까지 새로 제작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하는 비용은 커졌는데, 거두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제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익 보전으로 자율주행의 유료화가 떠오른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볼보에서는 아직 유료화와 같은 내용은 민감한 사안이라 여겨 발표하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볼보는 아주 근사한 명분을 가져왔다. 보다 안전한, 특히 긴박한 상황에서 안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자율주행이라는 명분 말이다. 그간 볼보가 보여줬던 안전에 대한 타협없는 자세만으로도 이들의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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