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2020년 말 로보택시 출시 가능성 시사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0.04.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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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을 시작으로 스페이스X와 하이퍼 루프에 이르기까지, 일론 머스크의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없다. 마치 인류의 미래를 오롯이 혼자서 짊어진 것 같은 그가 보여주는 결과물들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며, 물론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프로젝트도 있지만 그가 보여준 결과물 중 거의 대부분은 아주 빠른 속도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세계관으로 인류의 삶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번에 또 하나의 혁신적 결과물을 발표했다. 사이버트럭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테슬라에 새로운 혁신이 있을 것이라 알린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프로젝트는 바로 로보 택시다.

어렵게 해석할 필요도 없다. 문자 그대로 완벽한 자율 주행 자동차로서, 택시 운전기사 없이 오직 자동차 스스로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그야말로 로보 택시라는 것이다.

테슬라의 모델 3에는 객실을 비추는 카메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의 정확한 용도에 대해서 그간 뚜렷한 해명이 없었다. 개인 정보 보호에 무척이나 까다로운 법안이 마련되어 있는 미국에서 용도가 불분명한 카메라가 차량 내에 있다는 것은 자칫 큰 문제의 소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셀프 카메라처럼 룸미러 파일런에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결국 일론 머스크 스스로가 이 카메라의 용도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셔터로 여닫을 수 있게 배치된 이 카메라의 정확한 용도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일론 머스크는,

“그 카메라는 아직 작동하지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출시될 로보 택시를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공 기물 파손 등을 모니터링할 목적입니다.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차에는 투명한 창문들이 있기 때문에 스파이 활동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로보 택시를 위한 용도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테슬라의 로보 택시를 망가뜨리거나 범죄에 이용한다면 그에 대한 손해 배상 및 범죄 사실 입증을 위한 증거자료로 쓸 것 같네요.” 라는 또 다른 질문에도 일론 머스크는 부정하지 않고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 카메라는 향후 발표될 로보 택시 프로젝트를 위해 미리 심어둔 카메라였으며, 이 카메라를 통해 아무도 없는 택시 안에서 승객이 차량을 파손하는 등의 행위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한 모니터링용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운전기사 없이 택시가 운행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택시 운전기사 없이 탑승객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려면 SAE 기준, 레벨 5 수준의 자율 주행이 구현되어야 한다. 레벨 5는 그야말로 운전자 없이 완벽히 자동차 스스로 입력된 목적지까지 달릴 수 있는 기술로, 현재 레벨 5에 해당하는 자율 주행기능을 출시한 자동차 브랜드는 전무한 상태다.

그간 테슬라는 자신들의 오토파일럿 기술이 현존하는 자동차 자율 주행 기능 중 가장 완벽하다고 자부해왔으며, 따라서 이런 자신감 표현의 일환으로 이 프로젝트를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팬데믹 상황에 따라 테슬라 공장이 폐쇄된 상태에서 브랜드에 주목할만한 뉴스가 없었기 때문에 무리한 발표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일론 머스크는 현재까지 개발된 테슬라의 자율 주행 기능은 기능상으로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첫 번째 로보 택시는 언제쯤 나올까요? 2023년 경이면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일론 머스크는 “기능적으로는 올해 안 해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법규가 이를 승인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라고 답했다.

일론 머스크는 빠르면 올해 말 경 로보 택시가 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는데, 테슬라의 반자율 기능이 단숨에 레벨 5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모자라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까지 그는 자신이 발표한 프로젝트의 공개 기한을 거의 어기지 않고 지켜왔다. 어떤 프로젝트의 경우 약간의 지연은 있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대체로 다른 변수들에 의한 것이었다. 그래서 로보 택시 프로젝트 역시 미국의 도로교통법이 이를 수용하기만 한다면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는 시범 운행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로보 택시가 정상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만 보인다면, 이것은 무인 자동차의 상업적 운행을 위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테슬라에서 준비하고 있는 테슬라 세미(트레일러)가 곧바로 무인화될 것이다. 특히 미국은 도로를 이용한 물류 운송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인건비가 결국은 제품 가격 상승에 반영되고 있다. 만약 무인화가 실행된다면 제품 가격 하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인류에게 긍정적인 혜택만을 가져올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무인 택시나 무인 트레일러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우선은 택시 이용 요금의 하락 혹은 물류비용의 하락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겠으나, 문제는 현재 택시나 트럭을 운행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당장 우버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 역시 이 서비스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인간이 만들어 낸 일자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며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누군가는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또한 이로 인한 영향력이 언젠가는 나비효과가 되어 간접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면 분명 안정될 것이다. 컴퓨터로 인해 타이프라이터, 전화교환수라는 직업이 사라졌지만 오늘날 그로 인한 피해나 부정적 영향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로보 택시를 비롯해 무인자동차의 상용 서비스는 컴퓨터의 등장과 거의 비슷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컴퓨터가 오류를 일으켜, 우리에게 신체적 상해를 가할 위험은 거의 없지만, 자동차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동차에 의해 죽거나 다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기술의 완벽과 더불어 이를 보완할 대책들이 구비되지 않는 한, 섣부른 무인 자동차 상용 서비스의 개시는 지양되어야 옳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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