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상식] 토요타 프리우스, 39km/ℓ 황당한 연비의 비밀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9.06.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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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4세대 프리우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한층 깔끔해진 디자인과 주행 질감을 개선한 것이 특징.

‘하이브리드의 원조’로 불리는 만큼 국내 복합연비는 22.4km/L로 인증 받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8g/km 수준. 기존 21.9km/L와 71g/km 대비 연비는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감소해 효율이 더욱 높아졌다.

충분히 매력적인 효율이지만 한가지 이상한 부분도 있다. 일본에서는 모델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34.0~39.0km/L의 연비를 인증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와 비교하면 최소 12km/L에서 많게는 17km/L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토요타가 해외 수출용 모델에는 저렴한 부품이라도 썼던 것일까? 사실 국가별로 자동차를 인증 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나오게 된 것이다.

미국이 EPA, 유럽이 NEDC라면 일본은 JC08이라는 기준으로 자동차의 연비를 측정한다. 기존 일본의 주행 테스트 기준이었던 10.15에서 실제 주행 상황을 반영해 더욱 엄격해진 JC08은 2007년 도입 이후 2015년부터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표기되고 있다. 이중 4세대 프리우스는 JC08 모드로 연비 인증을 받은 첫번째 양산 모델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JC08 테스트 기준은 측정시간 1204초, 주행거리는 8.172km, 평균속도 24.4km/L, 최고속도 80km/L에서 연비 측정이 이뤄진다. 기존 10.15 대비 최고속도는 10km/h 높아졌고 엔진에 열이 오른 상황 이외에 막 시동이 걸린 콜드스타트 상황에서 연비 측정도 함께 진행된다.

JC08은 10.15 기준 대비 엄격해진 연비 테스트 기준을 갖는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국내와 비교하면 실제 도로 주행 환경과 너무 동떨어진 환경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가장 큰 맹점은 오르막길이나 내리막 길 없이 오직 직선도로를 달리고 에어컨 조차 켜지 않는다는 것. 엔진에 부담이 최소화 되는 환경이기 때문에 연비 결과도 높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일본 소비자들은 실제 연비가 표기연비보다 30~40%까지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테스트 기준 자체가 현실적이지 못하다 보니 기업이 과장 광고를 한 것처럼 비춰졌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WLTP 기준에 맞춘 연비 표기 방식도 도입해 함께 표기하고 있다.

WLTP(Worldwide Harmonis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는 전 세계 33개 주요 국가가 참여해 도로 주행 여건을 반영한 국제 표준 자동차 인증 제도다. 시험 주행 시간은 1800초로, 주행거리는 23.26km이며, 평균 속도는 46.5km/h, 최고속도는 131.3km/h다. 일반적인 테스트 조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래 달려야 한다. 그만큼 배출가스는 많이 발생되고 연비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WLTP 기준의 연비는 JC08 기준 연비보다 30% 가량 낮게 표기되고 있다.

일본도 WLTP 기준 연비를 표기하고 있지만 JC08 모드와 함께 병행 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숫자가 낮은 WLTP 연비는 소극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는 상황. 여기에 WLTP 기준 테스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표기조차 되지 않는 모델도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는 여전히 JC08 기준 연비를 내세워 광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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