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은 거짓말, 소비자는 살 수 없는 티볼리 수동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7.08.02 11:19
  • 댓글 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 평균 4,500대 이상 판매되며 소형 SUV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이른바 ‘미끼용’ 상품을 운영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티볼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동급 모델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갖는다는 것. 특히 입문형 트림인 티볼리 가솔린 수동변속기 모델은 1,6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착한가격’으로 시장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티볼리 수동 모델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있는 소비자는 없다. 애초부터 생산을 하지 않았던 것.

한 세일즈 담당직원에 따르면 “티볼리 수동은 해외 수출을 위해 만든 모델”이라며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자동변속기 모델을 알아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세일즈 담당직원은 “티볼리 수동 모델은 만들지 않아 구입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대신 2017년형 재고모델을 싸게 주겠다고 판매를 유도했다.

다른 영업소를 통해 확인해도 마찬가지였다. “티볼리 수동 모델은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변속기 모델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며 상급모델 판매를 권유했다.

하지만 쌍용자동차의 웹사이트나 카탈로그에는 버젓이 수동변속기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주요 품목에서도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16인치 알로이휠과 타이어, 2열 리클라이닝 시트, 2열 센터 암레스터, 운전석 시트높이 조절장치, MP3 오디오, 6개 에어백, LED 리어램프 등 다양한 구성을 갖춘 것으로 포장돼 있다.

수동변속기를 구입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차량의 가격은 1,811만원으로 160만원이 높아진다. 현대 코나 1.6 가솔린 터보 기본형(1,895만원), 쉐보레 트랙스 가솔린 LS(1,855만원)와 비교해서 가격적인 이점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파워트레인의 경쟁력이 가장 낮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체감 가격은 비싸질 수도 있다.

가격만 제시해 소비자들을 끌어 모은 후 다른 모델이나 재고모델 구입을 유도하는 쌍용자동차의 판매 방식은 소형 SUV 판매 1위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행태다.

쌍용 티볼리는 현재 출시된 소형 SUV 중에서 가장 낮은 완성도를 갖는다. 하지만 차에 익숙하지 않는 첫 구매자, 디자인에 우선 순위를 두는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차량에 대한 경험이 많아질수록 주행질감과 완성도를 따져보게 되는데 첫 구매자들은 애초 이런 기준치가 없다. 때문에 시장에 처음 입문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한 뒤 상급 트림으로 유도해 판매량을 높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 동일하게 수동변속기 모델을 운영중인 쉐보레 트랙스도 수요가 많지 않아 구입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확인 결과 주문 생산으로 운영되며 주문 후 약 4주 이후 차를 인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