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좋아진 CVT 변속기, 소비자들은 글쎄?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6.11.28 08:40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속기의 다단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다단화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궁극적인 다단화의 결정체인 CVT 변속기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개의 가변 풀리를 통해 끊임없이 기어비를 변화시켜 최적의 효율로 동력을 전달시켜주는 CVT 변속기는 연비 향상, 변속 충격 저감, 유지 비용 등 많은 장점을 갖는다. 특히 연비 경쟁력의 경우 일반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크게 앞설 정도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CVT가 내구성, 잔고장 등 불안 요소가 많은 변속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과거의 사건 사고들이 꼽히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마티즈 CVT가 가장 유명하다. 애초에 660cc 일본 경차용으로 개발한 CVT 변속기를 800cc용 마티즈에 장착했기 때문이다. 변속기가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받아내지 못하면서 주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2010년에는 CVT 문제로 인천대교에 멈춰선 마티즈를 피하려던 버스가 다리 밑으로 추락해 1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현재도 마티즈 CVT 차량 보유 소비자가 신차 구입시 추가로 할인혜택을 적용해 주고 있다.

현대 EF 쏘나타와 기아 옵티마 역시 CVT 실패 사례로 꼽힌다. 잔고장은 물론이고 CVT만의 장점인 연비 경쟁력도 낮았다. 당시 4단 자동변속기와 비교해서 별다른 이점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인기를 끌지 못한 채 곧 단종됐다.

수입차 중에는 닛산 알티마가 CVT와 관련된 많은 불만을 들었다. 미국 소비자 불만 신고 사이트인 카컴플레인(CarComplaints)에 따르면 알티마에 대한 불만 중 변속기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그리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알티마 뿐만이 아니다. 패스파인더 역시 CVT 문제로 홍역을 치뤘다. 2014년에는 변속기와 관련된 불만 1위로 기록되기도 했다.

다양한 모델에 CVT를 사용하는 혼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2015~2016년형 어코드와 CR-V에 장착된 CVT 변속기 문제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변속기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 주행조건에서 CVT 변속기 내부 벨트에서 슬립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외에 시빅의 경우 2001~2005년형 모델은 드라이브 벨트 슬립 문제로, 2014~2015년형은 드라이브 풀리 샤프트 문제로 리콜이 실시된 바 있다.

CVT 대신 자동 변속기나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선택하는 제조사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역시 소비자들의 불신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오토트로닉(AUTOTRONIC)이라는 이름의 CVT 변속기를 2004~2005년형 A-클래스와 2005~2006년형 B-클래스에 탑재했었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BMW는 ZF와 공동으로 개발한 CVT 변속기를 2001년형 미니에 탑재했지만 현재는 일반 자동변속기로 대체했다.

아우디 역시 동일하다. A4와 A6 전륜구동 모델에는 멀티트로닉(Multitronic)이라는 이름의 CVT 변속기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토크컨버터 방식이나 듀얼클러치 방식을 사용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12년 공식적으로 CVT 변속기 개발보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현재도 소형차 미만의 차량에 더 적합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문제 및 변화에 업체들의 미온적인 대응이 가장 큰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VT 변속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단지 “소비자들에게 보다 뛰어난 성능과 연비를 제공하기 위해”라고 설명하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해당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 중”이라며 넘어가려 하는 경우도 많다.

CVT 변속기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현재는 300마력 이상 출력과 40kg.m의 토크에 대응할 정도로 기술도 발전했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소비자들을 이해시키는 것에 소극적이며, 그만큼 소비자들의 인식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