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7만원에 포르쉐 탄다?...이유있는 꼼수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5.06.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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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제 값 다주고 구입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과거 포르쉐의 수입와 판매를 독점하던 업체로 모회사는 벤츠 딜러인 한성자동차와 같은 말레이시아계 레이싱홍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서 포르쉐의 마켓쉐어가 늘어나면서 포르쉐 코리아가 설립됐고 결국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이하 SSCL)는 딜러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2018년까지 서울지역의 판매권을 독점하는 등 포르쉐의 딜러로는 가장 막강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런 SSCL이 최근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특히 6월을 앞두고 차량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매체를 통한 광고에서는 자사가 판매중인 SUV 마칸을 47만원에 탈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마칸 2.0 터보는 기본 가격 7500만원을 넘어서는 모델로 기본 옵션만 더해져도 8~9천만원에 이르는 모델이다. 디젤 및 V6 터보 모델 등은 1억원을 쉽사리 넘어선다. 이와 같은 차를 (기본형이라도) 월 47만원에 탈 수 있다면 매우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 가격은 소형~준중형급 장기 렌터카의 월사용 가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SSCL은 각 매체들에 보도자료를 내며 이런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정말 마칸을 47만원에 탈 수 있을까?

SSCL 측에 따르면 차량 구입가격의 30%를 선수금으로 내야한다. 이는 계약 종료 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리스 프로그램의 보증금과 다르다. 순수 소멸되는 비용이다. 이밖에 등록과 관련된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또, 재고로 남아있는 모델만을 대상으로 한다. 마칸의 기본형 2.0터보 모델은 이미 시장서 매진된 상황이다. 실제 SSCL에도 2대 가량의 재고만 남았을 뿐이다. 결국 재고차의 처리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멸되는 선수금 30%와 등록관련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질적 부담은 월기준 130만원을 넘어선다.

즉, 월 130만원을 내고 마칸을 타다 3년이 도래하면 남은 차량 가격(차량 가격의 55%에 해당)을 지불하고 차량을 인수하거나 반납해야 한다. 차량을 반납할 때도 주행거리 및 사고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SSCL 측 관계자도 월비용 47만원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 값을 다 받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과거 수입과 판매를 독점하던 시절의 SSCL은 할인에도 인색했다. VIP 고객 및 유명 연예인들에게도 1% 수준의 형식적인 할인을 해주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차를 판매하는 딜러로 자리하면서 과거에 없던 할인공세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이다. 지난 6월초에는 무이자 판매 또는 7%에 달하는 할인까지 추진했다. 이와 같은 할인공세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다른 딜러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SSCL 관계자는 포르쉐 코리아와 연초에 협의한 판매량과 수입사에서 제시하는 각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차량 판매가격의 2%에 달하는 변동마진(Variable Margin)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도 이와 같은 억지스런 광고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포르쉐 코리아는 당초 각 딜러사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의 일부분을 미리 잡아두고 변동마진이라는 명목 하에 각 딜러들을 컨트롤 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동마진은 딜러사의 연간 경상이익에 가까울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사실상 딜러들은 임포터의 요구에 복종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SSCL 측이 할인율을 높여 차를 판매하더라도 포르쉐 코리아 측에게 돌려 받을 변동마진을 감안하면 그 보다 손실이 적기에 꼼수나 무리한 판매를 해서라도 6월 내에 밀어내기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르쉐와 같은 고급 상품군은 제품 및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소비자들도 그 가치를 바탕으로 많은 비용을 내고 차를 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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