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재미에 효율을 높인 월드와이드 중형 세단

9와 10이란 숫자 사이엔 1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10이란 숫자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그 때문인지 10이라는 숫자를 기념하는 행사들도 많다. 10주년, 10번째 등등 말이다.

자동차에게도 10세대라는 의미는 크다. 단순한 10번째 변화가 아니라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10번의 변화까지 이뤄냈다는 의미다. 비인기 모델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중 하나가 혼다 어코드다. 1976년 등장한 이후 10번의 변화를 겪으며 현재에 이르렀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세단이었으며, 다른 한때는 시빅 다음으로 가장 친환경적인 고효율 자동차로 통했다. 한동안은 이란성 쌍둥이가 되어 판매 국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때로는 쿠페를 통해 영역을 넓힌 바 있다.

그리고 지금의 성공이 다시금 20세대 모델을 기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때문에 혼다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다.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다. 우주선 같다는 평도 있다. 중요한 것은 9개의 램프로 구성된 LED 헤드램프와 두터운 그릴, 넓은 면적의 공기흡입구가 존재감을 높여준다는 사실이다.

측면도 독특하다. 세단이지만 생김새는 패스트백이다. 루프라인만 따지면 아우디 A7 부럽지 않다. 세단의 진부함을 벗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렉서스 CEO는 세단이 현재에 머물러 있다면 미래 시장에선 SUV에게 시장을 모두 빼앗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형적이고 보수적인 세단은 더 이상 소비자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어코드는 생각보다 빠른 도전을 택했다. 세단으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물론 도전에는 실패가 따를 수도 있지만 혼다의 도전이 성공하길 응원하고 싶다.

후면부는 C자 형태의 리어램프가 특징이다. 10세대 시빅을 통해 도입된 혼다의 디자인 방향이다. 하지만 멋을 떠나 전구로 구현되는 방향지시등이 아쉽다. 전면 라이트가 풀-LED이기에…

1.5리터 급 엔진이지만 듀얼 머플러로 멋을 냈다. 경쟁 모델인 말리부 1.5 터보의 밋밋한 뒷 범퍼 보다 좋은 구성이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많이 했다. 하체를 살펴보면 된다. 어코드도 배기 라인을 제외한 대부분을 언더 패널로 감쌌다. 에어로 다이내믹을 살린 디자인 덕분에 공기저항도 3%가량 줄었다.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차체 구조는 혼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충격 분산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외부의 충격이 실내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추고 있다. 고장력 강판과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높여 기존 대비 비틀림 강성은 32%, 굽힘 강성도 24%까지 높였다. 공차중량은 1.4톤대까지 낮췄다.

인테리어도 대중성을 추구하면서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사실 9세대 어코드에서는 혼다의 고집이 너무나도 크게 부각됐다. 상하로 나뉜 센터페시아 모니터, 이로 인해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아진 대시보드, 너무나 작은 센터페시아 모니터 옆 버튼의 조작성 문제, 기묘한 구성을 갖는 계기반 등 분명 일반적인 것들과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간결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했다. 수평형 레이아웃, 얇아진 대시보드, 태블릿을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최신 트렌드를 따른다. A-필러를 20% 얇게 만들어 넓은 시야를 갖도록 했다.

4-스포크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깔끔해졌다. 버튼도 간결하게 정리됐다. 국내에서는 1.5리터 모델에서도 패들이 적용된다는 점이 좋다.

복잡했던 계기반도 깔끔하게 변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모니터를 결합한 방식이다. 속도계에는 바늘이 사용되지만 타코미터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넣어 메뉴 설정 및 다양한 기능 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8인치 크기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적용했다. 작은 크기로 조작성이 떨어지던 버튼 크기도 키웠다. 특히 볼륨 조절을 다이얼 방식으로 한다는 점이 좋다.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더 직관적이다.

특히 계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한글화 완성도가 뛰어나다. 폰트 문제나 이상한 번역과 같은 문제도 없다. 시트벨트를 풀리거나 이를 잊을 경우 “안전벨트를 장착하십시오”라는 근엄한 목소리의 경고도 해준다.

공조장치도 다이얼 방식이다. 풍속과 온도 제어를 다이얼로 컨트롤한다. 온도 다이얼은 온도를 높이면 레드 컬러, 낮추면 블루톤의 조명이 들어온다. 공조장치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있다.

수동식 사이드브레이크 레버도 전자식으로 바꿨다. 오토홀드 기능도 넣었다. 사실 9세대 어코드는 기어 레버 주위가 난잡했다. 기어 레버를 정중앙에 놓고고 열선 버튼을 양옆에 달았었다. 수동 사이드브레이크 레버는 기어 레버 왼쪽에 있었다. 중앙 공간을 쓸데없이 쓰다 보니 컵 홀더도 뒤로 물러나 있었다.

사이드브레이크 레버를 전자식으로, 열선 버튼을 공조장치 쪽으로 옮기면서 기어 레버는 왼쪽으로 밀착시켰다. 주행모드 버튼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홀드 버튼은 기어 레버 밑으로 이동했다. 컵홀더는 기어 레버 오른쪽으로 자리 잡는다. 이제서야 뭔가 정리가 된 느낌이다.

뒷좌석은 여유롭다. 휠베이스가 55mm 증가하며 무릎 공간도 넉넉해졌다. 하지만 루프라인 때문인지 헤드룸이 다소 부족하다. 뒷좌석 열선은 3단계로 조정된다.

트렁크 공간은 473리터로 일반적인 중형 세단의 수준이다. 뒷좌석 시트 폴딩을 통해 공간을 확장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차체 강성 확보 때문인지 폴딩을 통해 만들어지는 통로가 넓은 편은 아니다.

인테리어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좋아졌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혼다 센싱으로 불리는 액티브 세이프티 요소가 없다. 특히나 혼다 센싱은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어코드의 기본 사양이다.

10세대 어코드는 자연흡기 엔진을 버렸다. 2.4리터 엔진을 1.5리터 터보로, 3.5리터 엔진은 2.0 터보로 바꿨다. 2가지 파워트레인 모두 국내에서 3종 저공해 차량으로 인증받는다. 덕분에 혼잡통행료와 공영주차장 할인 혜택이 생겼다.

우리 팀이 먼저 만난 모델은 어코드의 볼륨 모델인 1.5 터보다. 두근거림을 조명으로 표현한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을 구동 시킨다.

시동이 걸리는 감각이 묘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릉’이 아니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졌다가 낮아지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낮은 회전수에서 천천히 올라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까? 혼다의 스쿠터 PCX가 유사한 시동 감각을 전달하는데, 자동차에서 이러한 느낌을 받으니 이색적이다.

정숙성은 좋다. 아이들 정숙성을 측정하기 전부터 매우 조용하다는 것이 와닿았을 정도다. 아이들 정숙성은 34.5 dBA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34.0 dBA을 기록한 차량은 제네시스 DH 3.3, 쉐보레 임팔라 2.5와 말리부 2.0 터보뿐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어코드 1.5는 동급은 아니지만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아이들 정숙성을 갖췄다. 80km/h의 속도로 달리는 환경에서 확인된 수치는 58.0 dBA. 대형급 세단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사실 체감으로 본다면 이보다 살짝 높은 감도 있지만, 매번 같은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는 놀라웠다. 차량의 정숙성이 좋다 보니 오히려 타이어가 만드는 소음이 부각되는 느낌인데, 1.5T의 정숙성은 분명 좋았다. 참고로 2.0T의 정숙성보다 월등하다.

일상 주행 부분에서 경쾌함이 느껴진다. 가벼운 느낌이라 해야 할까? 조작 계통도 가볍고 움직임까지 가볍다. 쉐보레 말리부 1.5 터보가 진중하고 묵직한 감각을 전했다면 어코드 1.5 터보는 한층 경쾌한 모습이다.

물론 이런 감각에서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9세대 모델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고급스러움에서 한 발짝 멀어졌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주행 느낌보다 잘 달릴 것 같은 감각을 운전자에게 전하는 것이 이번 모델의 특징이다.

CVT도 똑똑하다. 효율적인 주행을 할 때에는 기어비를 넓혀 엔진 회전수를 낮추고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 회전수를 적당히 높여준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마치 다단화 변속기의 감각을 전하며 전진한다. 물론 수동 변속 기능도 있다. 닛산 모델에 탑재된 자트코 CVT 쪽이 조금 더 바쁘고 절도 있게 움직이지만 혼다의 CVT도 만만치 않다. 과거 CR-V를 테스트할 때는 CVT가 아쉬움이 되었고, 이 때문에 우리 팀은 같은 파워트레인을 쓴 어코드 1.5T에서도 아쉬움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CR-V보다 뒤에 나왔기 때문인지, 충분한 조율을 한 모습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얼마나 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해봤다. 결과는 8.51초였다. 9세대 모델의 8.76초와 비교해서 가속성능이 향상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팀이 확인한 어코드 1.5 터보의 중량은 1461kg. 기존 어코드 2.4 대비 약 50kg이 가벼워졌다. 기록 단축에 무게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성능은 캠리 2.5 가솔린(8.11초)과 알티마 2.5(9.25초)의 중간에 위치한다.

참고로 비슷한 배기량을 사용하는 국산 중형 세단과 비교했을 때 르노삼성 SM6 1.6 TCe가 7.28초, 쉐보레 말리부 1.5 터보 8.28초, 기아 K5 1.6 터보 8.34초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SM6 1.6 TCe의 발진이 빠른 것은 임의적인 방법으로 RPM을 최대한 이끈 이후 발진 시켰기 때문이다. 최대 가속 조건을 만들어준 것인데, 일반 소비자들은 이 방법을 쓰면 안 된다. 변속기의 내구를 떨어뜨리기 때문. 어코드의 성능은 표준적이다. 다만 가벼움 몸놀림이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것이 포인트다. 뒤에서 얘기하겠지만 어코드의 핸들링은 동급을 넘어 전륜구동 세단 중 최고 수준이다.

반면 제동력에서 아쉬움이 나왔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는 43.76m로 측정됐다. 참고로 9세대 어코드가 39.92m를 기록한 바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감각은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들과 유사하다. 끝까지 밟아도 별다른 반발력 없이 쑥하고 들어간다. 하지만 제동 테스트를 위해 100km/h의 속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페달이 중간 정도부터 강하게 반발하며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이때부터 ABS의 적극 개입이 이뤄진다. 브레이크와 타이어의 성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마치 급격한 제동을 막으려는 듯하다. 이 때문에 제동거리가 상당 부분 증가했다.

물론 여기엔 한가지 변수가 있다. 브레이크의 길들이기가 완벽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 최근 브레이크 시스템들은 의외로 긴 시간 동안 길들이기를 해줘야 한다. 때문에 대폭 짧은 거리를 기록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현재 수치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제조사들의 모델들을 테스트한 결과 해당 브랜드들이 설정하는 평균값이 있는데, 정상 컨디션이라면 이와 유사한 수치가 나올 것이다. 어코드라면 대략 40m를 전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라는 타이어는 회전저항을 줄여 연비와 주행거리를 늘린 타이어다. 이로 인한 거리 증가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 해 둘 필요가 있겠다.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비를 향상시켰다는 부분은 어코드 1.5 터보의 강점 중 하나다. 사실 기존 어코드 2.4의 연비도 나쁘지 않았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 중인 환경에서 약 17km/L의 효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20km/L를 넘어섰다. 정속 주행 연비만 따지면 디젤 부럽지 않은 효율을 갖는다. 저 배기량 엔진, 크루징 때의 낮은 부스트가 이상적인 연비를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가솔린 엔진이다. 가속페달을 많이 밟으면 밟는 만큼 연비가 빠르게 떨어진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이는 모든 터보 엔진이 갖는 특성이다. 우리 팀이 부여한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마친 어코드는 종합적으로 8~9km/L 대의 연비를 보였다. 공인 복합연비인 13.9km/L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와인딩 로드라는 조건이 가혹하기에 문제는 없다. 우리 팀은 와인딩 로드에서 2km/L까지 떨어지는 차들도 많이 봤다. 때문에 중형차에게 가혹 조건을 부여해 얻은 연비가 8km/L 내외라는 것은 꽤나 좋은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라면 적어도 공인연비, 고속도로 주행이 많다면 그보다 월등한 연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저 배기량 터보 엔진은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 차이가 커진다.

코너에 들어간다. 어코드는 빠르고 민첩하게 코너를 제압해 나간다.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시스템이지만 조작에 따른 차량의 선회 능력은 대단하다. 동급 모델, 아니 전륜구동 모델 중 이만큼의 성능을 내는 차가 있었던가? 과거 보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승차감을 높였지만 핸들링에서의 타협은 미미했다. 부드러움 속에서 구사되는 날카로운 반응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또한 불필요한 정보를 거르고, 필요한 정보만 잘 넘겨준다는 점이 좋았다. 다만 둔턱, 요철을 넘을 때 서스펜션에서 처리하고 남은 일부 충격이 전해질 때가 있긴 하다.

코너링 밸런스도 좋다. 전, 후 서스펜션의 기울어짐이 일정하며, 가벼운 차체는 타이어의 한계 성능을 쉽게 끌어내게 돕는다. 어코드는 빠르게 달리는 환경 안에서 수준급의 관성 처리 능력을 보였다. 혼다의 엔지니어는 이런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꽤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물론 일상 주행을 즐기는 99%의 소비자들에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긴급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온다. 밸런스 좋은 차는 긴급상황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미치지 못하는 차는 사고를 맞을 수도 있다.

어코드는 연속되는 코너의 전개, 임의적으로 설정한 슬라럼 같은 조건에서도 쉽사리 리어 휠을 흘리지 않았다.

혼다는 전륜구동 최강 모델을 갖고 있는 제조사다. 시빅 타입 R 얘기다. 현대차는 최근 200마력대 중후반의 고성능 해치백을 내놨다. 하지만 혼다 시빅 타입 R는 전륜구동 부문에서 가장 빠른 차로 꼽힌다. 단순히 출력을 조금 올린다고 따라잡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출력에 맞는 균형이다. 그런 혼다에게 보편적 출력을 갖는 어코드의 셋업이 오히려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한 번 더 말하지만 핸들링은 최상이다. 단순히 스티어링 기어비를 조여 만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타이어 성능은? 사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모델은 아니다.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는 전형적인 에코 타이어다. 적당히 부드러운 사이드월로 승차감에 도움을 주며, 회전저항을 낮춰 정숙성을 살린다. 다만 어코드가 가진 본격 성능을 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는데, 아마도 90% 이상의 소비자들은 그 이상의 성능을 끌어내지 않을 것이다.

고속주행 안정감도 좋다. 어코드가 달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불안감을 느낄 소비자는 극히 적을 것이다. 만약 아쉬움을 느낀다면 타이어가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차가 보여주는 완성도는 꽤나 높다.

어코드는 10세대에 이르러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했다. 겉모습뿐 아니라 근육을 키우고, 체지방을 뺐다. 세련된 옷으로 자신을 치장했다. 세련미에 성능과 효율까지 잡았다.

물론 묵직하면서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전했던 9세대 모델이 낫다는 소비자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대가 비효율적인 것들을 원치 않았고, 혼다는 어코드로 이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잘 달리면서 연비까지 좋아지니 소비자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한 일부 감각의 변경이 성능 훼손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가격은 비싸다. 북미에서는 기본 사양인 혼다 센싱을 비롯해 각종 편의장비가 부족한 것은 어코드 1.5 터보의 약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코드의 경쟁 모델은 토요타 캠리나 닛산 알티마다. 이들은 어떤 특별한 장비들을 갖췄나? 사실 차이가 크지 않다.

또한 혼다 센싱 같은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이 경쟁력을 갖는 환경은 고속도로 등이다. 이 기능을 갖춘 2.0T는 1.5T 대비 600만 원가량 높은 가격을 갖는다. 출력에 이유가 있다지만 도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라면 굳이 2.0T까지 욕심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차라리 그 차액을 연료비에 투자해 경제성을 살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세금 혜택은 덤이다.

경쟁 모델들은 2.5리터 급 자연흡기 엔진으로 승부한다. 반면 어코드는 1.5T 엔진이 기반이다. 과거였다면 저 배기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컸지만 다운사이징 시대에서 통할 얘기는 아니다.

또한 우리 팀은 2.0T, 그리고 하이브리드를 통해 모든 어코드의 경쟁력을 비교해 볼 예정이다. 여기서 1.5T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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