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르망 출전 집중하는 동안... WRC, TCR 타이틀 놓쳐
GMR-001 데뷔전 초읽기, WRC 타이틀은 토요타가 빼앗아
애스턴마틴, 토요타, 캐딜락, BMW M, 알핀, 페라리, 푸조, 포르쉐…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의 GMR-001이 경쟁할 하이퍼카 제조사들이다. 2026년이 가까워지며 GMR-001의 데뷔도 눈앞에 다가왔다. 최근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테스트 이야기들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은 본격적인 참전 예정인 2026년을 앞두고 트래젝토리(Trajectory)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트래젝토리 프로젝트는 최상위 클래스 LMDh에 참전할 GMR-001 하이퍼카의 개발기간 동안 팀 운영 인력들이 내구레이스 경험을 미리 쌓기 위해 시작됐다.
트래젝토리 프로젝트는 LMDh보다 하위 클래스인 LMP2에 참전했다. 출전 차량은 프랑스 레이스카 제작사 오레카(Oreca)에서 만든 Oreca 07이다. 오레카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파트너로서 GMR-001의 차체 설계를 담당한다. 여기에 팀 매니저, 엔지니어, 스포츠 디렉터를 비롯해 차량 관리 및 수리를 담당하는 테크니션들과 GMR-001에 탑승하게 될 드라이버들도 LMP2 참전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드라이버는 마티 조베르(Mathys Jaubert), 안드레 롯테러(André Lotterer) 그리고 여성 드라이버인 제이미 채드윅(Jamie Chadwick)이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트래젝토리 프로젝트는 유럽 르망 시리즈(ELMS)에 참전해 개막전 우승을 시작으로 시즌 챔피언십 3위를 차지하며 성과를 거뒀다. 팀 인력 규모도 17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GMR-001 하이퍼카 개발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9월에는 첫 내구 테스트가 실시됐다. 내구 테스트는 3일간 진행됐다. 드라이버는 마티 조베르, 알드레 롯테러 그리고 피포 데라니(Pipo Derani) 다니엘 훈카데야(Dani Juncadella)로 최상위 클래스에 참전할 라인업을 완성했다.
장시간 주행 동안 GMR-001이 갖춘 파워트레인 냉각 시스템, 3.2리터 트윈터보 V8 엔진 등 구성 요소들에 대한 내구 검증이 진행됐다. 또한 야간 주행 환경에서 헤드라이트의 성능도 확인했다. 드라이버들은 페달 및 스티어링 위치를 비롯해 한계 주행 상황에서도 시트의 편의성 여부도 섬세하게 확인했다. 내구 레이스인만큼 운전석에 오래 앉아있는 드라이버들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설계가 요구된다.
10월에는 젖은 노면 주행 시험도 진행했다.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의 핸들링 균형도 LMDh 하이퍼카가 갖춰야할 중요한 성능이다. 또한 LMDh 하이퍼카는 트랙션 컨트롤 탑재가 허용된다. 따라서 전자제어 소프트웨어의 섬세한 조율 여부도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항목 중 하나다. GMR-001은 미쉐린이 새롭게 공급하는 하이퍼카 전용 타이어의 성능 시험도 이뤄졌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GMR-001의 첫 내구레이스 데뷔 무대는 북미에서 열리는 데이토나 24(Dayotna 24)가 될 가능성이 있다. 2026년 1월 21일부터 열린다. 또는 그보다 늦은 3월 26일 WEC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본 무대인 2026 르망 24(24 Hours of Le Mans) 레이스는 6월 13일로 개최가 예정됐다.
한편 현대차가 지원하고 있던 모터스포츠 시리즈의 올해 성적은 아쉬움이 따른다. 현대차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을 비롯해 TCR 월드 투어(TCR World Tour)에 참전했다.
올해 월드 랠리 챔피언십 성적은 토요타에 밀린 모습이다. 마지막 사우디 아라비아 경기를 앞둔 가운데 토요타와의 제조사 성적 차이는 총 228 포인트나 벌어졌다. 드라이버 순위는 1, 2, 3위가 모두 토요타 드라이버들이며 현대차 드라이버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오트 태나크(Ott Tänak)은 4위에 머물렀다. 오트 타낙은 최근 현대 WRC 팀에서 나와 재정비와 휴식을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는 확실한 토요타의 승리다.
TCR 월드 투어도 올해 마지막 결승 레이스를 남겨놓고 있다. 이번주말 마카오에서 열린다. TCR 월드 투어의 팀 챔피언십은 이미 링크앤코 시안 레이싱(Lynk & Co Cyan Racing)이 가져갔다. 링크앤코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로 볼보와 합작 차량을 만든다. 시안 레이싱은 본래 폴스타의 모터스포츠 팀이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도 링크앤코 드라이버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현대 엘란트라 N TCR 탑승 드라이버 중 가장 성적인 높은 노버트 미첼리즈(Norbert Michelisz)는 현재 6위로 포인트 리더 얀 에를라허(Yann Ehrlacher)와 174포인트 벌어져 챔피언십 경쟁에서 이미 멀어졌다. 참고로 노버트 미첼리즈는 2024년 엘란트라 N TCR을 탑승하고 시즌 챔피언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현대 모터스포츠 팀을 응원했던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에 집중하느라 기존 챔피언십 시리즈 지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WRC, TCR에서 조만간 철수한다는 소문도 돈다. 현대 모터스포츠 팬들은 현대차가 모든 모터스포츠 카테고리를 석권하길 바라고 있다.
한편 올해 F1 시즌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제조사 챔피언십을 모두 거머쥔 멕라렌의 LMDh 데뷔도 예고됐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과 동일한 클래스에 출전해 경쟁을 펼친다. 멕라렌의 하이퍼카는 이탈리아의 레이스카 제조사 달라라(Dallara)가 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