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통 탑재하고 V12 페라리만큼 비싸... 알핀 A110R 얼티메 공개

어떻게 만들면 4기통 스포츠카가 5억원이 될까?

2025-11-06     전인호 기자

한국 시장에서 르노가 일반적인 이미지를 가진 대중 브랜드라면 르노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은 완전히 다르다. 4기통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카를 5억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팔고 있기 때문이다. 알핀 A110R 얼티메(Ultime)는 단 110대만 생산되는 한정 모델이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카탈로그에 존재하지 않는 나만의 차량을 만들 기회도 제공한다. 과연 5억원을 지불할 가치가 A110R 얼티메에 있을지 살펴보자.

 

 

A110R 얼티메는 A110R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특별 한정 모델이다.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알핀이 GT4 레이스카에서 얻은 노하우를 모두 녹여낸 레이스카에 가깝다.

 

 

A110R 얼티메는 기존 R 모델보다 최고속도에서 149kg 더 높은 다운포스를 발휘한다. 그 중 124kg는 전륜 축에서 만들어지며 나머지 누르는 힘은 후륜 축에 더해진다. 이를 통해 트랙에서 더 높은 코너링 속도와 스티어링 감각을 만들어낸다. 참고로 위의 다운포스는 윙 각도가 0도일 때 발휘된다. 윙 각도는 2, 4, 6도로 높일 수도 있다. 각도에 따라 25kg의 추가 다운포스가 발생한다.

 

 

타이어도 A110R 얼티메를 위해 특별히 개발됐다. A11 승인 마크가 새겨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 타이어가 장착됐는데 특별한 컴파운드가 적용됐다. 

 

 

서스펜션에는 차고 조절 및 컴프레션, 리바운드 댐핑 조절이 가능한 GT4 레이스카 버전의 올린즈 TTX 댐퍼가 장착됐다. 차고는 전륜 20mm, 후륜 25mm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전륜 안티롤바도 강성을 높였다. 노면 접지력을 높이고 핸들링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LSD가 잠기는 비율값도 조절됐다. 

 

 

제동 시스템은 기존 R 모델보다 10mm 직경이 늘어난 330mm 그루브 디스크 및 냉각 덕트가 별도로 적용됐다. 여기에 고성능 패드도 장착해 트랙 주행에 최적화를 이뤘다.

 

 

알핀 개발자들은 기반이 되는 A110R 엔진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별도의 엔진 매핑을 적용했다. RON 102에 달하는 연료를 구해 넣을 수만 있다면 알핀 A110 R 얼티메는 6000rpm에서 최고출력 345마력을 달성해낸다. RON 98에서는 325마력으로 낮아진다. 해당 엔진 튜닝은 알핀 A110 GT4 머신을 운용하면서 습득한 노하우로 해낸 것이라고. 

 

 

부스트 압력은 2.9바에 달하며 알루미늄 엔진 마운트 및 새롭게 개발된 기어박스도 탑재했다. 높아진 출력을 감당해내면서 100ms의 변속 시간으로 트랙 주행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엔진 토크는 42.82kgf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최고속도는 280km/h다. 배기 시스템도 아크라포빅이 만든 티타늄 머플러를 적용해 3.5kg나 무게를 덜어냈다. A100R 얼티메의 차체 무게는 약 1100kg 수준이다.

 

 

알핀 A110 R 얼티메는 110대 한정 생산 모델로 “라 블루(La Bleue)” 스페셜 에디션이 여기에 포함된다. 시작 가격은 26만 5천유로(한화 약 4억 4천만원)다. 여기에 맞춤 제작 옵션을 적용하면 가격은 33만유로(한화 약 5억 5895)만원으로 1억원이나 뛰어오른다. 

 

 

알핀 A110R 얼티메는 아틀리에, 아틀리에 쉬르 메쥬르(Sur-Mesure), 아틀리에 “온 디멘드(On Demand)” 세가지 트림을 제공한다. 

 

아틀리에는 27가지 차체 외관 색상 및 세가지 휠 마감 소재를 선택할 수 있다. 브레이크 캘리퍼에게는 7가지 색상이 제공된다. 실내는 사벨트(Sabelt)와 알칸타라의 협업으로 꾸며지며 회색, 빨간색, 파란색, 주황색 네가지 색상 옵션이 주어진다.

 

 

아틀리에 쉬르 메쥬르부터 고객 맞춤 제작을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다. A110R 얼티메 개발에 직접 참여한 디자이너들과 세시간의 미팅을 통해 나만의 특별한 차량을 완성할 수 있다. 구현 최종 단계에서 고객은 선택된 구성을 담은 브로셔와 3D 차량 상세 영상을 제공받는다. 인테리어 트림은 알칸타라 소재에 대해 14종의 색상과 10종의 가죽 색상을 비롯해 자수, 엠보싱, 소재마감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아틀리에 온디멘드는 사실상 카탈로그에 존재하지 않는 색상과 소재까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무한정 옵션이다. 인도 일정은 2026년 초로 예상된다.

 

 

알핀 A110은 2018년 출시 이래 글로벌 판매량 기준 2021년 2659대, 2022년 3546대, 2023년 4328대, 2024년 4408대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벼운 차체 그리고 2도어 미드십-후륜 레이아웃의 쿠페라는 조합을 가진 A110과 같은 스포츠 모델을 다른 제조사에서 만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알핀은 내연기관 스포츠 모델은 A110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A110은 앞으로 1750대만 더 생산한다는 것이 알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