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테슬라 사이버트럭 유럽 반출 및 등록 금지 확정

2025-10-07     박종제 에디터

 

미 육군이 해외 주둔이 확정된 군인들을 대상으로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유럽 반출 및 등록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유럽의 도로, 교통 환경에 해당 차량이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미국은 지금도 해외 곳곳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래서 해외 주둔이 확정된 군인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주둔지로 떠나는데 이때 자신이 타고 있던 차량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따금 한국에 정식 수입되지 않은 미국산 픽업트럭이 도심을 다니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당수는 주한미군이 자국에서 반입한 차량이다.

 

 

유럽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서, 현지에서 판매되지 않는 미국산 자동차를 항공모함이나 수송선, 수송기 편으로 반입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미 육군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대해서 반입 및 등록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해당 결정은 유럽 중에서도 우선 독일 주둔 미군을 대상으로 내려진 결정이었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반입이 금지된 것일까?

 

 

사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출시와 함께 줄 곳 유럽 판매를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미군의 반입까지도 금지된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독일 당국은 사이버트럭이 유럽의 안전 요건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차량의 사이즈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는 사이버 트럭이 보행자나 자전거와 사고를 일으킬 경우 더 큰 상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유독 유럽에서 불거진 것은 미국보다 유럽의 자전거 이용자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대부분의 지역은 미국보다 도로 폭이 좁으며 인도와 도로 사이의 간격도 좁은 편이다. 

 

 

사실 이 문제로 사이버 트럭의 공식적인 판매가 쉽지 않았던 것인데, 이제는 개별 차량 승인조차 불가한 것으로 확정난 셈이다. 결국 미 육군 측은 “EU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법규와 맞지 않은 부분이 상당 부분 발견되어서 요청이 거부되었습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보행자, 자전거, 오토바이 운전자에 대한 안전에 민감한 편이며, 특히 차량에 날카로운 모서리가 적용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데다가 3.5톤 이상의 차량은 반드시 속도 제한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사이버트럭은 3.5톤을 초과하지 않아 마지막 조항에는 해당되지 않으나 결국 디자인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무게로 인해 발생하는 제약은 아직 남아 있다. 유럽은 3.5톤을 초과하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일반적인 B 면허증이 아닌 C1 면허증을 요구한다. 우리 기준으로 보자면 대형 면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 육군이 사이버 트럭을 유럽에 반입한다고 해도 관할 지역의 대형 면허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정상적인 운행은 불가능하다. 

 

이 외에도 또 한 가지 문제로 삼은 것은 사이버트럭에 몰릴 과도한 관심이었다. 미 육군이 유럽에 정식 수입될 수 없는 사이버트럭을 타고 도심을 주행할 경우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이버트럭 = 미 육군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럽에 사이버트럭이 단 한 대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가에서 극소량이나마 사이버트럭이 운행되고는 있다. 반면 영국처럼 압수 조치를 취하는 국가도 있었다. 아무튼 이번 조치로 인해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유럽 출시 계획은 다시 한번 물거품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