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단 1대 흰색 페라리 250 GTO, 역대 최고 경매가 도전!
또 하나의 페라리 250 GTO가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품될 페라리는 좀 더 특별한 사연을 갖고 있다. 바로 전 세계 유일한 흰색 페라리 250 GTO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이 차가 역대 최고가가 될 거라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가 불황에 빠져 있어도 매년 클래식카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 시장의 영원한 황제일 것 같았던 페라리를 꺾고 1955년형 메르세데스-벤츠 300 SLR 울렌하우트 쿠페가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는데, 2024년 RM 소더비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당시 낙찰 가격은 1억 4,300만 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1,981억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서 최고가의 지위를 누리는 건 여전히 페라리다. 단적인 예로 지난 10년간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던 자동차 10대 중 7대가 페라리였으니 말이다. 그중에서 3대나 기록에 오르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모델은 다름 아닌 250 GTO였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이 차는 62년부터 64년까지 단 36대만 제작된 레이스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자면 아름다운 로드고잉 쿠페 정도로 보이겠지만, 당시에는 엔진 출력이나 에어로 다이내믹 면에서 혁신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했던 엄연한 레이스카였다. 이미 Gran Turismo Omologato라는 이름에서부터 활용 목적을 유추할 수 있다.
당시 이 차는 르망 24h부터 세브링 12시간을 비롯해 타르가 플로리오 및 다양한 GT 레이스에 참가했고, 강력한 성능을 기반으로 모든 경쟁자를 압도하며 수많은 우승을 거두어들였다. 이 차의 경매가가 수백억 원대에 달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지금은 앞서 소개한 것처럼 메르세데스-벤츠에게 클래식카의 황제 자리를 빼앗겼지만, 그럼에도 250 GTO는 현존하는 페라리 중 가장 비싼 페라리로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한 대의 페라리가 새롭게 경매 시장에 등장했다. 1962년 7월에 제작된 차인데 다른 250 GTO와 마찬가지, 다양한 레이스에 참가해 트로피를 거두어들였다. 다만 이 차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다름 아닌 흰색 250 GTO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매시장에 등장했던 해당 모델은 대부분 빨간색 혹은 은색이었던 것에 반해 대단히 독특한 컬러임에 틀림없다.
어떤 곳에서는 비앙코 페라리라 부르며 대단히 진귀한 개체로 인정하기도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페라리 하면 대부분 빨간색을 선택하지 흰색을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당대에는 인기가 없는 컬러였고 그래서 대부분 선택을 안 했지만 후대에 와서 오히려 희귀성을 인정받아 이따금 빨간색 페라리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최근 모델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 차의 이력에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재규어가 한때 소유했던 페라리라는 점이다. 당시 재규어는 E-Type 개발 중 에어로 다이내믹 연구를 위해 이 차를 임시로 대여한 적이 있었다. 물론 페라리에게 직접 대여한 것은 아니고 이 차의 오너에게 대여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라면 원래 컬러였던 흰색이 세 번째 주인을 만나며 빨간색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유야 뻔하지만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클래식카에서 이 점은 분명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2012년 또 다른 주인을 만난 이 차는 원래 색상인 흰색으로 돌아왔다. 안타까운 점은 원래 페인트로 복원한 것이 아니라 흰색으로 도색됐다는 점이다. 물론 이해는 할 수 있다. 당시 자동차 페인트는 납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현재 기준으로는 해당 페인트를 제조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이 차가 역대 최고가에 도전하긴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심지어 빨간색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택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럼에도 흰색 250 GTO라는 존재 자체가 갖는 희귀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흰색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기 여기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이었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의 레이스 컬러가 흰색이었기 때문에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 이 차의 예상 낙찰가는 약 4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550억 원 정도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클래식카 경매 시장은 예측을 벗어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물론 역대 최고가 클래식카에 도전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역대 최고가 페라리에 도전하는 건 가능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