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품 공급사 수난시대, 인력감축... 매출부진...
ZF, 보쉬, 콘티넨탈, 발레오의 위기
지난 7월 29일 화요일 독일 전역에서 1만 2천명이 넘는 ZF 그룹 직원들이 긴축 정책과 해고에 반발해 거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들은 ZF 이사회가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동결하려는 계획에 반대했다. ZF는 한때 세계 3대 자동차 부품 대기업 중 하나였다.
ZF는 2023년 1억 2600만 유로(한화 약 202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10억 유로(한화 약 1조 6057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전기차 주문 감소,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인한 100억 유로(한화 약 16조원) 규모의 부채, 그리고 관세 영향이 주 원인이다.
ZF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해고, 급여 삭감, 근무 시간 단축, 일회성 보너스 취소, 혜택 삭감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당연히 이로 인한 직원들의 불만은 커졌다.
작년 ZF는 독일에서만 1만 4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ZF의 전기 구동 사업부가 분할되거나 전체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해당 사업부가 매각되면 최대 3만명의 직원이 영향을 받게 된다.
ZF는 자동차 파워트레인 및 섀시 기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입지를 갖춘 글로벌 자동차 부품 대기업이다. 세계 3대 기어박스 제조업체로도 불린다. 하지만 부품 공급사로서 이러한 현상을 ZF만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콘티넨탈, 보쉬, 셰플러, 발레오 등 부품 제조사들도 유사한 해고 계획을 발표했었기 때문이다.
보쉬는 지난 7월 22일 2029년까지 최대 11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쉬 관계자는 전자 제어 장치를 만드는 것이 더 이상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에 집중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콘티넨탈 자동차 사업부는 2026년 말까지 연구개발 부문에서 3천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도 지난 2월 발표했다. 발표 이전부터 이미 콘티넨탈은 7천명의 직원 감축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다.
셰플러도 2024년 말부터 유럽 내 일자리 4700개를 줄이겠다고 나섰었다. 이러한 조치 역시 기존의 내연 기관 물량 감소와 자동차 제조사들의 신규 전기 구동 프로그램 개발 약화로 인한 영향이었다.
프랑스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발레오는 지난해 1000개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했었다. 또한 올해 매출 전망치를 10억 유로 낮춘 205억 유로(한화 약 32조원)라고 발표했더니 당일 주가가 6.6% 하락했다. 당초 전망치는 225억 유로(한화 약 36조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