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YD 씰(SEAL) 다이나믹 AWD

수준급 승차감, 0-100km/h 3.9초대의 성능, 물론 부족함도...

2025-07-19     전인호 기자

BYD가 국내 첫 출시한 승용차 아토 3.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부터 고객 인도가 이뤄졌다. 국내 시장 출시는 1월이었지만 SoC 기능의 부재 등으로 인도 지연이 발생하며 순탄하지 못한 시작을 끊었던 것.

 

 

이번에는 BYD 씰(SEAL)이다. 중형 세단으로서 현대 쏘나타, 기아 K5, 토요타 캠리 등에 해당하는 차급이다. 판매 가격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보고자 노력했다. 씰은 AWD 및 RWD 모델로 출시되는데 우선 출시되는 씰 다이내믹 AWD 모델은 보조금 미포함 4690만원의 가격표가 붙는다. 이제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오토뷰 로드테스트 팀이 확인해볼 차례다.

 

바다의 부드러움, 물방울의 곡선을 담다

BYD 씰의 외관 디자인은 아토 3와 유사한 콘셉트로 바다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느릿하고 여유롭게 다가오는 파도의 부드러움과 유사한 곡선으로 차량 실루엣이 그려졌다. 헤드램프는 LED이며 특히 눈길을 이끄는 요소는 헤드램프 하단의 리플 램프로 입체감을 강조한다. 특히 리플 램프가 만들어내는 존재감은 BMW의 아이코닉 글로우 그릴 만큼이나 야간 주행에서 시선을 이끈다.

 

 

전면 범퍼 하단은 아치 형태로 구성되며 고성능을 표현해냈다. 실제로 막혀 있기는 하지만 헤드램프와 측면 공기 흡입구의 형상도 그럴 듯하게 꾸몄다. 헤드램프의 끝 선에 맞춰 더해진 보닛의 곡선도 더해져 심심한 디자인은 아니다.

 

 

측면의 웨스트 라인은 도어 캐치를 중심으로 두 갈래로 나뉜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를 잇는 상단 라인과 전면 펜더 에어벤트에서 시작된 하단 라인이 돋보인다. 특히 하단 라인은 짙은 명암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도어 형상의 입체감을 강조한다. 

 

 

후면부의 트렁크 리드를 날카롭게 다듬어 스포일러의 역할을 겸하도록 했다. 하단 디퓨저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제 효력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법 진지하게 고성능 모델이 갖춘 공력 요소들을 도입해낸 모습이다. 

 

 

리어램프는 LED로 바다의 수평선과 물방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전원이 켜지고 점등되면 제법 입체감을 갖추며 존재감을 자랑한다. 제법 신경 쓴 티가 난다. BYD의 외관 디자인은 알파로메오, 아우디, 람보르기니의 디자인을 주도한 볼프강 예거 디자인 총괄이 이끌고 있다. 

 

 

디테일이 아쉬운 사용성

실내 소재는 가죽, 블랙 하이그로시, 극세사, 코팅 플라스틱, 도금 소재 등이 고루 쓰였다. 도어 패널의 도어 캐치는 스피커와 합쳐진 모습도 흥미롭다. 참고로 실내 색상은 타우마스 그레이(Thaumas Grey) 단일로 제공되고 있다. 

 

 

기어 레버는 센터 터널에 위치하며 주변에 시동 버튼을 비롯해 공조장치, 주행 모드 설정, 볼륨, 비상등에 대한 물리 버튼 등을 배치해둔 모습이다. 

 

 

무선 충전 패드는 2개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충전된다.  충전 성능은 무난했는데 아쉬움이 있다면 충전 패드의 소재가 아쉽다는 것. 점착력이 높지 않은 소재로 인해 주행 중 스마트폰이 달그락 거리며 움직이는데 이때마다 충전이 풀리는 아쉬움을 만든다. 쏠림에 의해 스마트폰이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전과 효율을 위해 소재 개선이 이뤄지면 좋겠다.

 

 

스티어링의 버튼 조작감도 무난하다. 한편 스티어링 버튼에 새겨진 아이콘 그래픽이나 구성엔 아쉬움이 있다.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할 때 차간 거리를 조절하는 버튼의 그래픽은 차간 거리의 표현이 모호하다. 뿐만 아니라 사실 이 버튼은 두개로 구성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4단계로 거리 조절이 이뤄지는 만큼 토글 버튼으로서 단 하나로 만들어 두는 것이 애초에 이러한 혼선을 줄이고 조작성도 좋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멀티미디어의 이전/다음 트랙 버튼 사이에 있는 볼륨 로터리 +, -의 그래픽 위치도 이전 트랙 버튼의 그래픽과 너무 가까이 위치해서 직관성이 부족하다. 아마도 볼륨 노브에 손가락을 올린 상태를 가정하고 그래픽을 배치했거나 버튼 금형의 구조상 로터리 상, 하 부분에 그래픽을 새길 수 없어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유야 어찌됐던 완성도가 아쉽다.

 

 

시트는 무난한 착석감을 가졌다. 통풍 시트의 성능도 좋은 편으로 무더운 여름에서 아쉬움이 없다. 다만 통풍 시트를 작동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조작이 내비게이션 사용 중을 기준 했을 때 3회가량 되므로 사용성이 좋지는 않다. 인터페이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2열 좌석에도 별도의 송풍구와 공조 제어 기능이 마련되었다. 공간감도 적절하고 레그룸도 잘 확보되어 4인 탑승 환경에서도 쾌적함이 보장된다. 

 

 

대시보드는 중앙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기준으로 송풍구 트림을 일체형으로 가득 채워 좌, 우로 넓으면서도 높이가 낮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UI 그래픽은 깔끔하며 시인성도 무난하다. 가로, 세로 모드로 회전시킬 수 있으며 크기는 12.8인치다.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10.25인치로 차량의 주요 정보를 전한다. 주행 모드를 변경해도 상단의 텍스트만 변경될 뿐 전체 테마는 변하지 않는 수수한 모습도 보여준다. 간결함에서는 흠잡을 것이 없지만 스포티한 성능을 일부 갖춘 만큼 스포츠 모드에 진입했을 때 배경 색상 정도만 변경되어도 주행 모드 변경이 이뤄졌다는 직관성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트렁크 공간은 400리터가 제공된다. 여기에 뒷좌석까지 접을 수 있어 활용성이 좋다. 프렁크의 용량도 53리터로 세단형 전기차 중에서도 프렁크 공간이 넉넉한 편에 속한다.

 

0.1초 모자란 성능 

BYD 씰은 0-100km/h의 가속기록을 모델 트림을 구분하는데 사용한다. 아우디가 순간 가속 중 발생하는 최대 종방향 가속도(g)를 통해 구분하는 것과 유사하다. 씰 다이나믹 AWD는 3.8s라고 한다. 이는 곧 BYD가 말하는 제원상 0-100km/h 기록과 같다. 과연 이 기록대로 나올 수 있을까?

 

 

계기판 메뉴 중에서 0-100km/h 기록을 계측하는 모드도 있어 우리가 사용하는 계측기와 동시에 사용해봤다. 고정밀 GPS 기준 씰 다이나믹 AWD가 세운 0-100km/h 기록은 3.93초로 확인됐다. 그동안 함께 이뤄진 계기판 계측 모드에서는 3.6~3.7초 등의 놀라운(?) 기록이 새겨지고 있었다. 재미로 보면 되겠다.

 

 

한편, 0-400m 기록에서는 12.48초가 기록됐다. 이정도 성능이라면 0-200km/h 기록도 나름 17초 언저리로 도전 해볼만한 성능인데 아쉽게도 최고속도가 180km/h로 묶여 계측하지는 못했다.

 

 

제동 시스템은 100-0km/h 시험에서 최단 거리 상으로 35.88m라는 무난한 성능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장 37.52m까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서머 타이어에서는 보기 힘든 거리 증가다. 성능 좋은 서머타이어지만 좁은 너비와 차체 무게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만약 스포츠 주행까지 가정한다면? 일단 제동력의 지속 성능은 아쉽다. 

 

 

235/45R19의 콘티넨탈 에코 콘택트 6Q가 BYD 씰에 탑재되어 있다. 여름용 타이어로 다양한 제조사에 출고용 타이어로 공급되고 있다. 차량이 발휘할 수 있는 성능 대비 타이어의 폭이 좁은데 이로 인해 제동 성능에 제약이 따랐으리라 예상된다. 폭을 245급으로 넓혀 접지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성능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측 차량 무게 또한 2.2톤에 달하는 관계로 다이나믹이라는 트림명에 걸맞는 타이어 사이즈를 갖추면 좋겠다. 

 

 

급발진 등 긴급상황에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을 때 쓰는 EPB(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통한 순수 제동 성능은 95.37m로 계측됐다. 현대차 그룹 차종들의 대략적인 평균 제동 거리는 70m대 수준이며 국내외 대부분의 제조사 차량들이 유사하다. BYD 아토 3도 씰과 비슷한 94m의 제동 거리를 보여준다. 제동 시스템의 성능보다는 각 제조사의 모듈 튜닝 철학에 따라 천차만별인 모습이다.

 

프리미엄에 준하는 승차감

서스펜션은 BYD 씰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무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주행 중 승차감이 잘 정제되어 있다.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유사한 승차감을 가진 제조사들을 예로 들자면 토요타, BMW 등이다. 다양한 국가로부터 대규모의 R&D 인력을 흡수한 BYD가 기존 시장의 제조사들에게 왜 위협적일 수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무르지도 또는 단단하지도 않으면서 요철 충격을 균형 있게 잡아내는 실력은 수준급이다.

 

 

운전 감각은?

페달 감각도 기대 이상으로 고급스럽다. 일부 제조사들 중에서는 중형급 이상의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소형차급의 페달 감각으로 가속, 제동 조작에서 세밀한 입력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아마 페달 관련 모듈을 그대로 공유해 쓰기 때문일 것이다. BYD 씰은 전기차임에도 프리미엄 제조사의 수준의 페달 감각을 갖춰 직접 주행 중 만족도가 높다.

 

 

스티어링 시스템의 정교함도 BYD 아토 3와 차별화를 뒀다. 아토 3는 스티어링 중앙 영역 일부분에서 반응이 없어 직진 주행 중 섬세한 조작에 대해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BYD 씰은 아토 3와 하드웨어 구성이 다른듯 했다. 직진성이 좋으면서 미세한 조향 입력에 대한 섬세함도 갖춰 의외로 직접 차량을 처음 접했을때 놀라게 된다.

 

오버스티어 등의 안정성 저하는 잡아야...

반면 서스펜션이 해내야 할 또다른 과제인 핸들링 및 안정성 측면에서는 숙제가 남은 모습을 보여준다. 고속 코너링에서 후륜 축의 지지감이 일부 부족한 감각으로 코너 중반에서 카운터 스티어링을 해야한다. 마치 불안하게 쫒기는 기분이다. 이는 BYD 씰이 자랑하는 AWD 전자제어 시스템과도 일부 연관성을 가진다.

 

 

BYD 씰은 슬라럼 또는 급차선 변경 때 가속 페달 입력에 따라 스티어링의 방향을 기준으로 회두성을 강조하는 제어 패턴을 여준다. 이를 위해 제동 및 모터 개입을 제법 적극적으로 펼치는데 약한 후륜 지지감에 더해 제어 개입으로 인해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는 내연기관부터 경험을 오래 쌓은 운전자를 기준으로 볼때 제어를 도움으로 느끼기 보다 어색하고 불안정한 반응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한계 성향과 제어에 대한 영역은 아직 다듬을 필요가 있겠다.

 

쉽게 말해 코너링 중 오버스티어가 쉽게 나타난다는 것인데, 신차 컨디션에서 이런 약점을 보이는 수준이라 서머 타이어 대비 성능이 떨어지는 4계절 타이어로의 변경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서머타이어에서 이 정도의 특성이 나온다면 성능이 떨어지는 4계절 타이어를 썼을 때 위험할 수 있다는 것. 나아가 빗길 등의 조건이 더해지면 한계는 더 낮아진다.

 

 

잔소리 덜하는 ADAS를 찾는다면?

도심 주행 환경에서 BYD 씰의 성능은 차고도 넘친다. 3초 후반의 가속 능력은 추월이 필요한 상황에서 무척 유용하다. 하지만 도심 정체 상황에서는 ADAS 성능에 보다 의존하게 되는 것이 현실, 씰의 ADAS 실력을 확인해봤다.

 

 

차간 거리 주행에서의 제동 감성은 최근 출시된 차량들의 상품성을 평할 때 빼놓고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도심에서는 전체 주행 중 무척 오랜 시간을 ADAS 기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이 강조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감성을 보여주는 것이 BYD 씰이 가진 ADAS 성격이다. 불안함 없이 적절한 시점에 제동을 실시하고 제동력도 무난하게 걸어줬다. 가속 또한 답답함 없이 진행하는 편이다. 제법 곡률이 있는 구간에서도 좀처럼 포기하지 않고 제어를 해내려는 모습도 보여준다. 최근 유럽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ADAS 기능 구현에 있어 적극성을 대폭 덜어내며 운전자에게 다시 제어권을 넘기는 추세의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 씰은 그보다는 시스템의 잔소리 빈도가 적으며 제어도 무난히 해내는 편이니 정체 구간 주행이 자주 예정된 운전자에게는 반가울만한 구성이다.

 

정숙한 실내, 강력한 오디오

정숙성도 무난하다. 일반 노면 기준 80km/h 주행에서 59.3dBA의 소음 수준이 계측됐다.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한 것 치고는 제법 정숙한 편이다. 여기에 12개 스피커 및 서브우퍼로 구성된 775kW 출력의 다인오디오(Dynaudio)도 탑재되어 미디어를 즐기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다. 

 

 

충전 성능

충전 성능은 100kW급 급속충전기에서 배터리 잔량 30% 기준 92kW로 충전출력을 꾸준히 끌어 충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도심 정체 구간 및 고속화 도로가 포함된 구간에서 복합 전비는 약 50km 주행 기준 6.06km/kW으로 전비도 무난한 편이다. 따라서 BYD 씰의 제원 성능인 1회 충전 최대 407km도 어렵지 않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소비자보다 더 까다롭다는 한국 소비자

먼저 출시된 아토 3의 인도 지연 등으로 인해 연초 BYD의 시장 목표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음이 판매량을 통해 감지된다. 아토 3 출시 직전부터 쏟아졌던 제법 뜨거웠던 관심도 씰의 출시에 와서는 다소 식은 듯 하다. 출시 가격이 4690만원임을 감안하면 씰 다이나믹 AWD는 제법 돈값을 하는 차는 맞지만, 어려운 시작을 끊은 BYD가 소비자들을 어떻게 설득 해낼 수 있을까?  BYD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법에 추후 한국 시장에 들어올 계획을 세우는 또다른 중국 제조사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