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SUV용 서머 타이어, 콘티넨탈 UX7
짧은 제동거리에 초점
2024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판매량은 81만 4389대에 달한다. 전체 승용차 등록대수가 144만대 수준이니 약 56% 이상이 SUV인 셈이다. SUV 선호 현상은 국내만이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도 동일하다. 때문에 콘티넨탈 타이어도 아시아 시장 전체의 SUV 비중을 약 52% 이상으로 가늠하고 있다.
콘티넨탈 뿐 아니라 각 타이어 제조사들도 시장 흐름에 따라 SUV 운전자들을 위한 전용 상품을 내놓는다. 이들 타이어는 SUV가 태생적으로 갖는 운동성능의 불리함을 보완하고 보다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어진다.
스포츠 타이어 MC7의 DNA를 가진 SUV 전용 타이어
콘티넨탈이 새로운 SUV 여름용 타이어를 출시했다. 울트라 콘택트 UC6 SUV의 후속 모델 울트라 콘택트 UX7이다. 지난해 콘티넨탈은 비슷한 시기에 여름용 스포츠 타이어 맥스 콘택트 MC7을 한국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오토뷰팀은 한국에서 직접 비교 테스트를 진행하며 MC의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UX7도 MC7 개발팀이 진행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콘티넨탈의 내부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UX7의 성능은 전작 UC6 SUV 대비 많은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성능들이 상승했다. 젖은 노면 제동 성능과 정숙성의 향상이 대표적인데 부가적으로 마른 노면 제동 성능과 핸들링 그리고 연료 효율도 높아졌다.
수치적 성능의 향상
접지력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접지면적의 확장과 컴파운드의 최적화를 통해 이뤄낸 결과로 해석된다. 콘티넨탈은 이러한 최적화를 “X-Force 매크로블록”이라고 이름 지었다. 제동력을 이끈 것은 컴파운드의 특성 덕분이다. 타이어는 트레드 블록 표면의 점착 마찰력과 타이어 구조가 하중에 의해 변형되며 일어나는 이력현상(Hysteresis)에 의한 마찰력으로 구분되는데 콘티넨탈은 이력현상에 비중을 실었다.
참고로 이력현상은 타이어 업계에서 회전 저항에 영향을 주는 대목으로 골칫거리 중 하나다. 유럽 시장에서 회전 저항에 대한 라벨링이 본격화 되면서 이력현상의 극복에 대해서도 강조되고 있다.
이력현상과 트레드 패턴 설계로 제동성능 강화
빗길에 대응하는 배수 성능은 콘티넨탈 특유의 섬세한 트레드 패턴 디자인으로 만들어냈다. 트레드 블록과 노면 사이의 수막을 아쿠아 채널로 잡아내 타이어의 수직 그루브로 배출해내는 방식이다.
타이어 구조는 어떨까? SUV 타이어라고 해서 이름만 그럴듯하고 구조는 일반 타이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UX7의 프로덕트 매니저 제이슨(Jason Shen)에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4겹의 스틸코드와 단단하고 두툼한 에이펙스(APEX)
제이슨은 일반 승용차를 위한 타이어 UC7과 SUV 전용 타이어 UX7의 타이어 구조 단면을 보여줬다. UC7은 2겹의 스틸 코드 구조를 갖춘 반면 UX7은 4겹의 스틸코드가 적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훨씬 견고한 트레드 구조를 갖춘 것이다.
다른 차이점은 비드 영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이슨은 비드 부분 영역이 타이어 전체에서 가장 단단한 컴파운드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SUV가 무거운 만큼 해당 영역을 확장해 조향 입력에 대해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반응을 확보해야 한다. 제이슨은 이러한 구조를 UX7에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SUV 전용 타이어의 핸들링 감각은 다르다
제이슨의 인터뷰는 예정에 없었다. 기자는 일반 승용차 타이어인 UC6와 UX7간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스티어링 감각에서의 차이를 느꼈다. 시험 차량은 아우디의 준중형 SUV Q3를 썼다.
UX7은 스티어링 중앙 영역에서 미세한 움직임을 줬을때 민첩하게 반응한다. 반면 UC6는 스티어링 중앙 영역에서 미세 조작때 상대적으로 반응이 더디다. UX7의 핸들링 성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체험하는 동안의 차이점을 프로덕트 매니저 제이슨에게 들었던 것이다. 개발자의 설명 덕분에 감각 차이의 원인을 해소한 것.
콘티넨탈의 7세대 기술 적용
UC6와 UX7 간의 젖은 노면 제동거리의 차이를 확인했다. GPS 기준 85km/h에서 완전 제동까지의 거리를 계측했다. 계측기는 콘티넨탈이 직접 개발한 장비가 쓰였다. UC6는 33m, UX7은 25m를 기록해 냈다.
접지 면적이 넓어지면서 제동 및 핸들링의 향상이 돋보였다. 그러나 접지 면적이 넓어지면 당연하게도 소음이 증가하고 노면에 닿는 감각도 거칠어지게 된다. 콘티넨탈은 이러한 소음 및 진동을 경감시키기 위해 트레드 블록에 비대칭 사이프 패턴을 적용해 진동의 공명을 줄였다고 한다. 또한 MC7에서 쓰인 노이즈 브레이커 3.0 기술이 UX7의 그루브에도 그대로 쓰였다.
UX7 경쟁모델은 미쉐린 프라이머시 SUV+
UX7가 갖추고 있을 성능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스포츠 타이어 MC7을 성공으로 이끈 개발팀이 UX7를 다듬었던 것이 이유다. 물론 경쟁 모델 대비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갖추고 있을지는 실제 시험 이전에 알기는 어렵다. 기회를 만들어 이를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콘티넨탈 UX7 개발팀은 미쉐린 프라이머시 SUV+와의 비교에서도 자신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작년 호주에서의 인터뷰한 아비섹 신하(Abhishek Sinha) 아태지역 교체용 타이어 연구 개발 디렉터(Director of R&D Replacement APAC)를 통해서도 UX7이 중점적으로 강화한 성능에 대해 들었다.
폭스바겐 티구안을 바탕으로 개발
아비섹 신하 디렉터는 개발 기준 사이즈도 우리에게 공개했는데 235/60R18가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메인 개발 차량은 폭스바겐 티구안. 작년 MC7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도 동일한 질문을 했지만 정확한 기준 사이즈와 차량 모델을 알려주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질문에는 흔쾌히 답을 줬다.
다른 타이어 제조사들에게는 자칫 개발 중심에 있는 기준 사이즈를 공개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부 제조사들은 가장 많이 팔리는 사이즈만 잘 만들어놓고 나머지 사이즈는 별도의 검증 과정 없이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미쉐린과 콘티넨탈 등 우리가 1티어 프리미엄 제조사라고 부르는 제조사들은 그들의 노하우를 통해 기준 사이즈가 아니더라도 성능이 발휘되도록 다양한 사전 검증과정을 거친다.
UX7에 대한 콘티넨탈의 자신감?
아비섹 디렉터는 타이어의 컷 앤 칩(Cut and chip) 손상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었다. 소비자가 타이어 트레드 외관의 손상을 인지하기 이전 ‘마이크로 컷(Micro cuts)’이라 불리는 미세한 균열이나 절단으로부터 타이어의 손상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것은 주로 도로 위 날카로운 돌이나 유리 조각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이 상태로 차량이 계속 주행하면서 그 균열은 점차 확장되고 트레드 블록은 더 큰 조각들로 떨어지게 된다.
UX7은 컷 앤 칩에 대해 컴파운드 강화 및 패턴 설계로 대응
아비섹 디렉터는 이 현상을 컴파운드와 트레드 패턴 설계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컷 저항성이 높은 컴파운드를 개발해 적용하는데 화학적인 설계의 영역이다. 이를 통해 강화된 컴파운드로 내구도을 높인다. 트레드 패턴 설계 측면에서는 트레드의 가장자리(Edge) 디자인을 조율하며 컷 앤 칩 저항성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17" - 22" 사이즈 출시, 높은 가격 경쟁력 갖춰
프로덕트 매니저 제이슨 그리고 아비섹 디렉터가 설명한 기술들이 집약된 타이어가 바로 콘티넨탈 UX7이다. 국내 시장에는 17인치부터 22인치로 출시가 이뤄졌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제품 가격대 또한 경쟁 타이어 대비 무척 매력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UX7 출시 보도 이래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격은 무척 매력적이다. 관심 있는 독자분들은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UX7은 아직 오토뷰 팀의 비교 테스트가 이뤄지기 이전이기에 객관적인 성능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 환경에서의 주행 결과 UX7은 SUV용 서머 타이어로 충분한 성능을 갖췄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