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익스트림 스포츠 타이어 비교] 넥센 & 요코하마 & 브리지스톤
넥센 엔페라 SUR4G & 브리지스톤 포텐자 RE71RS & 요코하마 어드만 A052
이번에는 본격 서킷 주행을 위한 타이어 비교다.
이는 가장 사치스러운 타이어 테스트다. 여름용 스포트 타이어의 수요조차 적은 시장 상황에 서킷에서나 쓰는 타이어라니 사실상 이 콘텐츠가 목표로 하는 소비자는 1만여명 미만이 될 것이다. 각종 시험에 서킷 시험까지 더해지니 사실상 가성비 최악의 콘텐츠다. 그래도 궁금하지 않은가?
한국 타이어에서 유사 등급인 벤투스 에보 Z를 내놨는데 우리가 테스트를 종료한 것은 지난해(2024년) 9월이었다.
당시 한국 타이어의 벤투스 R S4가 단종된 상태여서 국산 대표 모델로 넥센의 엔페라 SUR4G를 대상에 넣었다. SUR4G는 국내 서킷에서도 가장 널리 쓰이는 타이어로 유명하다.
다른 비교 대상으로는 스포츠 타이어로 유명한 요코하마가 만든 서킷용 타이어 어드반 A052를 택했다. 또 국내서도 원메이크 레이스에 공급된 바 있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71RS가 비교 대상이다. 참고로 이 타이어들은 모두 제조사 및 수입사가 제공해 줬다.
미쉐린 파일롯 CUP2 또는 CUP2R도 대상에 있었지만 다른 타이어 대비 성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미쉐린이 기권을 표했다. 이미 해외 테스트에서 다른 타이어에 패한 기록이 있었다는 것이 이유로 예상된다. 미쉐린 입장에서 질 것 같은 싸움에 끼어들어 이미지를 구길 필요는 없다는 계산이었을 것. 물론 서킷용 대표 타이어가 빠졌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이제 시작이다.
모든 테스트는 지난해 가을에 진행되었는데 겨울을 앞두고 있어 2025년 3월 그 결과를 공개한다.
생산 시기
보는 것처럼 각 타이어의 생산은 모두 유사한 시기에 이뤄졌다.
타이어의 무게
무게부터 확인했다. 무게가 가벼울수록 순발력, 연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에 매번 평가 항목에 넣고 있다.
그 결과 요코하마의 A052가 가장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드 패턴 두께
다음으로 트레드 패턴의 두께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요코하마 A052의 트레드가 가장 얇았다.
여러 시험을 해보니 트레드가 얇았을 때 무게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고무가 적게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타이어의 무게는 컴파운드, 내부 구조물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긴 하다.
그러나 트레드가 얇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을 예상하게 만들기에 2025년 시험부터는 트레드 두께도 비교 항목에 넣기로 했다.
타이어별 무게 편차
최소한의 양산 품질 확인을 위해 각 타이어별 무게 편차도 봤는데, 여기서는 브리지스톤 RE71RS의 편차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왔다.
우리는 타이어 무게를 가장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의 차이로 확인하고 있다.
트레드 패턴 경도
타이어 패턴의 단단함도 확인했는데, 넥센이 가장 단단했으며 요코하마와 브리지스톤이 유사한 수준으로 나왔다. 타이어의 단단함은 평가 항목이 아니다.
정숙성
본격 시험을 위해 정숙성부터 확인했다.
서킷용 타이어에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항목이 될 수 있다. 주행하는 동안의 소음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결과 넥센이 가장 조용했으며 브리지스톤이 가장 소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코스는 ISO 인증 노면, 일반 노면으로 정했는데, ISO 인증 노면에서는 80km/h, 일반 도로에서는 110km/h로 달리며 소음을 측정했다. 시험 속도는 계기판이 아닌 GPS를 기준 삼았다.
회전 저항
서킷용 타이어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회전 저항도 측정했다. 기준은 40km/h이며 얼마나 더 멀리 갈 수 있는지를 따진다. 가장 멀리 갈수록 노면 저항이 적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연비에도 소소하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다.
가장 멀리 간 것은 A052로 평균 376m를 기록했다. 다음은 RE71RS로 348m를 달렸다. SUR4G는 평균 326m 내외를 기록했는데, 상대적으로 노면 저항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시험은 변속기를 중립(N)으로 설정한 뒤 40-0km/h까지 이동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을 썼다.
마른 노면 : 100-0km/h 제동 성능
이제 본격 성능 비교의 시작이다.
국내 시장서 중시하는 마른 노면 제동 성능부터 확인했다. 시험 조건은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었으며 수회 테스트 이후 최장거리와 최단거리를 제외한 평균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측정 장비(계측기)의 오차 범위는 최대 ± 1.8cm 미만이다.
제동력 측정 결과 브리지스톤의 RE71RS가 가장 짧은 30.8m 수준의 제동거리를 나타냈다. 각 제동 간 편차도 적었다. 요코하마 A052는 32m 내외, 넥센 SUR4G는 약 32.7m 내외 수준의 평균 제동거리로 순위를 이었다.
원선회
이번에는 원선회로에서 자동차가 미끄러지기 직전까지의 한계를 확인한다.
30m 원선회 구간을 달리며 타이어에 부하를 가하는데 특히 오른쪽 앞 타이어에 걸리는 부하량이 많다. 테스트 카에 주행 모드는 2WD 설정했으며, ESC(DSC)를 끈 상태로 미끄러지기 직전의 속도를 측정했다.
이 시험이 각 타이어의 절대적인 코너링 한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참고치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시험 그 결과 3사의 타이어 모두 평균 68km/h 정도를 버텨냈다. 한계에 들어서면서 나오는 (스티어) 특성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유사한 횡그립 레벨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물론 미끄러짐 현상이 있음에도 더 높은 속도까지 버텨내는 타이어도 있지만 타이어의 큰 마모를 동반하는 비정상 환경이라는 점을 감안, 그립 한계 이후는 성능 평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만약 일정 수준의 슬립 앵글 이상을 범위에 넣었다면 RE71RS가 A052 대비 미소 우위를 점했을 가능성이 있긴 하다.
젖은 노면 : 80-0km/h 제동 성능
이번에는 젖은 노면 제동력을 확인하자.
국내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영역은 아니지만 레이스에서도 빗길 주행을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주행 중 비가 갑자기 내리면 우리는 빗길에서 달리는 환경과 마주하게 된다. 젖은 노면의 측정 기준은 80km/h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를 계측하는 것으로 했다.
젖은 노면 제동력은 트레드 패턴의 두께 및 디자인, 소재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여기서도 RE71RS의 성능이 가장 좋게 나왔다. RE71RS가 기록한 것은 평균 27.6m 내외. 다음은 넥센의 SUR4G였는데 평균 28.9m, 그리고 A052가 30.7m 내외로 가장 긴 제동거리를 나타냈다.
젖은 노면 : 핸들링
아쉽게도 우리가 테스트한 KATRI(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젖은 노면 핸들링 평가를 할 수 없다. 첫 번째로 물의 깊이가 일정하지 않은 구간이 많다. 이 때문에 젖은 노면 제동 성능을 확인할 때도 직접 코스를 확인하며 물의 깊이가 일정한 곳을 찾아낸다.
노면에 있는 아스팔트 조각이 변수를 만들기에 시험 전 빗자루로 아스팔트 조각 등 이물질을 쓸어내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제동 시험에 사용할 노면이 결정되면 비교용이 아닌 다른 타이어를 사용해 제동 편차를 확인한 이후 문제가 없으면 제동 시험을 진행한다.
그러나 핸들링을 확인하려면 물길이 일정한 긴 코스가 필요하다. 과거엔 어느정도 가능했으나 이제는 시험장의 노후화로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 몇년전부터 젖은 노면 핸들링 성능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타이어 제조사들은 작은 서킷처럼 생긴 곳에 물길을 만들어 시험을 한다. 통상 이런 노면을 달리며 랩타임을 계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이 노면을 제공받는다 해도 코스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젖은 노면 핸들링 외에 추가적인 시험으로 물길에서 자동차를 가속시켜 얼마까지 속도를 높이는지, 쉽게 말해 젖은 노면에서의 트랙션을 확인하는 시험도 있다. 이것도 과거엔 시행했지만 지금은 물의 높이가 일정하지 않아 비교 항목에서 제외시켰다.
국가 차원의 다양한 투자로 국내 시험장에서도 다양한 시험 시설들이 추가되길 바란다.
승차감
승차감도 확인했는데, 여기서도 RE71RS가 가장 유리했다. 노면의 진동을 나름대로 잘 잡았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강성감이 좋은 편이라 승차감에서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테스트 카의 서스펜션과 궁합이 잘 맞았다.
A052도 RE71RS보다는 충격이 다소 있었지만 나름대로 무난한 강성감을 바탕에 두고 노면 충격을 제법 잡아내는 성능을 과시했다.
반면 넥센은 조금 직관적으로 충격을 넘겼다. 패턴이나 사이드월에서 충격을 거르는 능력이 조금 부족했다는 의미다. 이는 소비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내용이다.
마른 노면 : 핸들링
이제 서브젝티브 평가다. 타이어 시험에 있어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아무나 평가하기 어려운 항목이다.
기자는 이 평가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전문 타이어 평가자들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지금도 틈 나는 대로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반복되는 시험과 배움을 통해 오차 범위를 줄여나간다. 자랑이지만 국내 매체로는 유일한 노력이다.
그리고 각 타이어 R&H(핸들링 평가) 담당자의 관점에 미디어의 시각을 더해 우리만의 결과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또한 개인의 주관적 판단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 팀 시험 평가자들이 기록한 내용 중에서 일치하는 부분을 기준 삼아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넥센의 SUR4G부터 보자.
SUR4G는 스티어링 조작 이후 반응이 빠르지 않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가장 가볍다. 스티어링 조작 때의 선형성 측면도 다른 모델 대비 부족한 편이었다.
회전 성향이 강한 편으로 운전자의 예측보다 리어축이 빠르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코너링에서 고 하중 환경이 만들어질 때 이 특성이 더 커진다. 처음엔 뉴트럴 한 특성에서 시작하지만 후반에 약한 오버스티어 성향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타이어 특성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주의할 부분이고요. 초고속에서의 오버스티어는 긴장감을 키우니까. 긴급 회피를 진행한 후 리커버리(회복) 조건에서도 가장 많은 스티어링 조작과 시간이 필요하다.
요코하마의 A052는 스티어링 조작 때 가장 무거운 느낌을 주는데 각 상황별 조작 때의 무게감 변화가 크지 않고 선형적이다. 무게감 변화가 적다는 것은 스포티한 주행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또한 가장 작은 스티어링 앵글로도 원하는 코너링을 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스티어링 에포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득했다는 것이다. 코너링 중 타이어에 하중이 적게 걸리는 상황에서도 충분한 그립을 유지했으며 미세한 스티어링의 조작에서도 가장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스티어 특성은 약 언더를 시작으로 뉴트럴을 지향하는 쪽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다를 수 있다.
브리지스톤 RE71RS는 무난한 조향 반응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의 묵직함은 넥센과 요코하마 중간 수준. 미세한 조향에서의 무게감 변화가 약간 있는 편이다. 넥센보다는 낫지만 요코하마보다는 약간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일정 수준의 하중이 걸릴 때 피드백이 약간 부족한 면이 있는데, 카운터 스티어 등의 보정 조향 때 살짝 아쉬움이 생긴다. 반면 회전 성향이 가장 안정적이다. 스티어 특성은 약한 언더에서 뉴트럴 지향인데, 요코하마 A052 보다 좋은 특성을 갖고 있었다.
RE71RS의 특성도 운전자가 다루기 쉽다는 장점을 가진다. 예측 가능한 운전이 가능하다는 것.
서킷 테스트
우리는 시험장을 서킷으로 바꿨다. 장소는 영암에 위치한 코리안 인터내셔널 서킷.
테스트 드라이버로 우리 팀 전인호 기자가 나섰는데, 양산차로 랩타임을 가장 잘 뽑는 드라이버 중 하나이며 국내 프로 드라이버 출신이다.
본격 서킷용 타이어라는 점을 감안해 테스트에 따른 점수도 2배로 늘렸다.
첫 번째로 달린 것은 SUR4G다. 기록은 1분 26초 41였다. 두 번째로 달린 것은 요코하마의 어드반 A052였는데 1분 25초 16라는 기록을 냈다.
마지막 주자는 브리지스톤의 RE71RS러 1분 25초 15초. 미세하게 A052를 앞섰다. 우리는 인랩을 포함해 총 3랩을 대상으로 최고 랩타임을 뽑았는데, 아쉽게도 브리지스톤 RE71RS가 3랩에 들어설 무렵 테스트 카에 디퍼렌셜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3번째 도전은 무산됐다. 그러나 최고 랩은 이미 1랩에서 나왔다.
A052와 RE71RS는 0.01초라는 기록 차이를 보였다. 앞서 설명된 것처럼 두 타이어 모두 첫 번째 랩(1 Lap)에서 최단 기록을 달성하는 특징을 보였다. 타임 트라이얼에 최적화되었다는 얘기다.
0.01초의 차이, 워낙 미미한 차이였기에 우리는 두 타이어에 동점을 부여했다.
(참고로 서킷 테스트에서 0.03초 미만은 동점 평가해오고 있다.)
이제 서킷 시험을 담당한 기자의 평을 보자.
서킷 리포트
타이어 냉간 공기압은 모두 차량 제조사 권장 압력에 맞춰 설정했다. 모든 타이어에 동일 조건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익스트림급 스포츠 타이어들은 냉간 공기압을 차량 제조사 권장 공기압보다 낮춰 설정했을 때 트랙에서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서킷 기록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랩타임 계측이 진행된 날은 무척 더웠다. 트랙 노면 온도는 한낮 태양이 우리의 머리 위에 정점으로 올랐을 때 50도를 넘어섰다. 영암 서킷의 남서방향에서는 바닷바람이 불어오며 대기에 습기를 채웠다. 이런 이유로 국내 서킷 마니아들은 대부분 겨울철 서킷 주행을 더 선호한다. 공식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에 쉽게 주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여름철보다 약 2-3초 더 빠른 랩타임을 쉽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의 동계 시즌 기준 성능을 가늠할 때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넥센 엔페라 SUR4G는 1분 26초 41이라는 베스트 랩이 총 3랩 중 2랩차에 기록됐다. 대부분의 코너 구간에서 바텀 스피드(코너링 최저속도)가 다른 타이어보다 열세였다. 스티어링 피드백이 전반적으로 부족했으며 접지 한계에 대해 타이어가 드라이버에게 전달하는 정보량이 많지 않았다.
높은 하중이 타이어에 몰렸을 때 타이어는 드라이버가 변수에 대응할 만한 여유를 남겨주지 못했다. 복원이 느리며 전반적으로 타이어 구조 강성이 약하고 부드럽다는 인상이다. 때문에 드라이버가 원하는 라인대로 코너를 완성하기 위한 스티어링 조작량이 다량 요구된다. 이는 언더스티어와는 다른 이야기다.
타이어의 트레드 면이 접착 마찰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타이어 구조가 변형되면서 발생되는 힘으로 접지 성능을 만들어내는 감각이다. 트레드 면의 접지력이 높았다면 하중 발생 이전부터 스티어링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접지력을 만들어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SUR4G는 비교 타이어 중 가장 운영이 쉬웠다. 3랩 주행 간 가장 일정한 랩타임을 만들어냈다. 열에 대한 민감도가 비교 타이어들보다 낮아 최적의 성능을 내는 타이밍을 드라이버의 실수로 놓치더라도 만회의 기회가 한번은 더 주어진다는 의미다. 더불어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이라 반복적인 서킷 드라이빙 연습에 가장 적합하다.
요코하마 어드반 A052는 1분 25초 16의 베스트랩을 3랩 중 첫랩에 달성했다. 비교 타이어들 중 드라이버와 타이어 간 주고받는 피드백이 가장 명확했다. 견고하고 강성감이 느껴지는 피드백을 갖춰 드라이버 입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느껴지는 피드백과 동일하게 가장 높은 강성을 타이어가 갖춰 코너를 공략하기 위해 필요한 조타 요구량도 많지 않았다.
또 다른 장점으로 약간의 오버스티어로 인해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각도가 커지더라도 감속량이 적다는 이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특성은 약간의 오버스티어가 발생해도 주행 흐름을 이어서 나갈 수 있다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높은 슬립 앵글에 대해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지 않고 넓은 포용력을 발휘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단점으로는 코너 탈출 가속에서 언더스티어 성향이 눈에 띈다. 탈출 가속 호흡이 긴 코너, 예를 들면 영암 상설 서킷의 8번 코너 탈출 가속에서 손실이 제법 아프다. 또한 타이어 강성이 단단해서 연석이나 범프를 넘어설 때 서스펜션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으로 차량 자세가 흐트러지기도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A052는 첫 랩에서 베스트 랩을 달성한 이후 두 번째 랩부터 약 1.4초 가까이 기록이 하락했다. 3km 중반 정도 되는 영암 서킷조차도 단 한 랩만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퍼포먼스가 저하될 때 특히 횡 방향 접지력 하락이 눈에 띄었다.
브리지스톤 포텐자 RE71RS는 SUR4G보다는 감성적인 감각이 좋았지만 A052보다는 다소 아쉬운 스티어링 피드백을 갖췄다. 스티어링을 조작했을 때 방향을 가르키는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이는 트레드 블록과 타이어 구조 간 강성 차이로 인해 피드백에서 일부 손해가 있다고 예상되는 부분이다. 트레드 블록 면은 부드럽지만 타이어 구조는 단단한 감각이라 타이어 구조로부터 트레드 블록까지 힘이 작용할 때 드라이버가 감지하는 피드백 대비 실제로 접지력이 발휘되는데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인상이다.
더불어 구조에 의해 기인되는 영향으로 추정되는 현상으로 타이어의 미끄러지는 각도에 대해 타이어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허용되는 각도 영역도 제법 좁다. RE71RS는 일정 수준 이상의 미끄러짐에 대해 단호하게 차량 속도를 크게 감속시켜 버린다. 일종의 패널티인 셈인데 무척 까다로운 타이어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이 처음은 아니다. 동일한 브리지스톤 포텐자 라인업의 RE004도 유사한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성향이 까다롭지만 구조 특성에 의한 장점도 있다. 트레드 블록이 부드러워 범프 또는 연석에 민감하지 않아 서스펜션의 특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코너 탈출 가속 시점에 전륜 접지력의 확보가 비교 타이어들 중 가장 우수했다. 즉 저하중 상황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한다는 의미가 된다. 타이어의 언더스티어 성향이 잘 억제된 덕분에 코너 탈출 구간이 긴 경우 장점이 극대화된다.
한편 RE71RS도 A052와 동일하게 첫 랩 이후 퍼포먼스 하락이 관찰됐다. 차이점은 종 방향 접지력 하락폭이 비교적 큰 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타이어 특성은 단점일까? 사용자에 따라서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특성은 최근 익스트림 타이어의 상품 기획에 의한 것이다.
대체로 익스트림 타이어의 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북미 시장의 이벤트 특성에 맞춘 것으로 짐카나, 서킷 타임 어택 등의 단발적인 주행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목적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 엔페라 SUR4G는 국내 스프린트 레이스에서 주로 사용되는 목적이 있었기에 비교 타이어들과 다른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사용자 목적에 맞춰서 타이어를 선택하자.
최종 정리
이제 최종 점수를 보자.
이렇게 테스트가 끝났다. 승자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71RS다. 제동 성능에서 앞섰으며 좋은 스티어 특성이 예측 가능한 운전을 가능케 했다.
2위의 요코하마 어드반 A052도 기대만큼의 성능을 내주었다. 빠른 조향 응답성이나 일정한 스티어링 무게감은 타사들이 본받을 부분이다.
넥센 엔페라 SUR4G는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로 이제 차기 모델의 데뷔를 바라보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들과 당당히 겨룰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서킷용 익스트림 타이어 테스트가 마무리되었다. 첫 테스트를 시작으로 콘텐츠가 공개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이미 올해 초 겨울용 타이어를 포함해 4계절 타이어 등 다양한 비교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달께 일부 비교 결과가 최종 정리된다.
그리고 더 많은 타이어 관련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한 우리의 결과물이 더 많은 소비자들이 타이어를 택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