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YD 아토 3(ATTO 3) 플러스

중국의 실력인가? 유럽의 실력인가?

2025-02-09     전인호 기자

2025년, 청사의 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뉴스는 BYD의 국내 진출 소식이었다. BYD는 배터리 제조사로 시작해 자동차를 만들게 된 최초의 기업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는 과거부터 BYD의 제품들이 쓰여왔다. 예를 들어 삼성 스마트폰의 배터리 일부는 BYD 제품이 사용됐었다. KGM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BYD에서 들여와서 쓸 예정이다. 

 

BYD가 첫차를 선보인 것은 2005년으로 벌써 20년이 넘었다. PHEV 및 순수 전기차를 만든 것도 15년이나 됐다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성장해 유럽 시장을 파고들고 이어 국내 시장에 도전한 것이 오늘의 BYD다. 

 

 EXTERIOR  (디자인)


아토의 이름은 물리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물리학에서 가장 작은 시간단위가 아토초(Attosecond : 100경분의 1초)다. 디자인은 볼프강 에거(Wolfgang Egger) 디렉터가 리드했다. 현 BYD 글로벌 디자인 총괄로 과거 알파로메오, 세아트, 아우디, 람보르기니에서도 리드 디자이너라는 커리어를 갖추고 있다.

 

 

드래곤 페이스(Dragon Face) 3.0이라는 컨셉의 디자인이 아토 3에 담겨있다.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용의 얼굴, 주간 주행등은 비상하는 용의 수염, 측면 패널의 D필러는 용의 비늘에서 영감을 받았다.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용의 형상과 움직임을 표현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수직보다는 수평으로 디자인 요소들을 배치해 시각적인 안정감을 높이면서 차급 대비 넓어 보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간 주행등이 범퍼와 평행을 이루며 넓게 펼쳐졌다. 헤드램프 내부의 블루 컬러 포인트를 넣은 것도 나름의 디테일이다. 하단부에는 스키드 플레이트도 갖춰 SUV 나름의 외관 특징도 살려냈다.

 

 

아토 3는 우리가 멸시하던 일부 중국 제품의 조악한 디테일과는 거리가 있다. 측면부에 날카로운 선을 여럿 배치하는 대신 웨스트 라인에 단 하나의 선을 그어 보닛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휘둘렀고 도어에 부드러운 볼륨을 넣어 깔끔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간결하게 특징을 표현하고 있다.  그 밖에 C 필러에 비늘 무늬를 새겼는데 이것은 용의 비늘을 형상화 한것이라고.

 

 

후면부 디자인도 전면과 일체감을 이뤄 테일램프를 수평으로 길게 배치해냈다. 테일램프는 시퀀셜 턴시그널도 갖춰 아토 3의 민첩함을 표현한다. 리어 범퍼 하단부는 직선요소를 주로 사용하면서 스포티함을 강조한 모습이다. 

 

 

 INTERIOR  (실내 및 구성)


실내 디자인은 미켈레 아우흐-파가네티(Michele Jauch-Paganetti)가 리드했다. 아토 3의 실내 디자인은 피트니스(Fitness)와 음악(Music)을 컨셉으로 잡았다고. 플라스틱이 남발됐을 것 같지만 손이 닿는 부분들은 부드러운 소재들로 마감됐다.

 

 

도어 그립은 악력기를 닮았고 도어 포켓은 현악기를 연상케 한다. 정차 상황 등 무료한 시간에 가끔 연주해보기 위해 도어 포켓으로 손이 가곤 한다. 물론 하루 이틀이면 질리겠지만. 다만 뒷좌석에 탑승한 아이들이 연주(?)를 한다면 의외로 짜증이 날지도 모르겠다. 도어 트림에 앰비언트 라이트가 갖춰지는데 음악에 맞춰 반응한다. 송풍구 디자인은 덤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센터 암레스트는 트레드밀에서 컨셉을 잡았다고.

 

 

계기판은 스티어링의 텔레스코픽을 따라다닌다. 스티어링 위치를 조절하더라도 계기판이 가려질 일이 없다. 폭스바겐 ID. 시리즈의 계기판과 형상이 닮았다. 필수적인 정보만 표시되는데 일부 정보의 텍스트 크기가 작아서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글화 수준은 무난하다.

 

 

스티어링 휠은 디컷 스타일이다. 3D 서라운드 뷰, 전화, 음성인식, 크루즈 컨트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회전 등 자주 사용되는 기능들의 버튼을 나열해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 버튼 조작감도 무난하다. 스티어링 히팅 기능도 있다.

 

 

변속 레버도 있다. 전자식이지만 직관적으로 작동한다. 변속레버 주변에는 시동 버튼을 비롯해 비상등, 주행모드, 오토스탑 버튼을 비롯해 오디오 볼륨 다이얼도 갖췄다. 여기까지 살펴보니 원가 절감의 끝판 정도일 것 같았던 BYD 아토 3에 대한 편견이 사그라들며 얼마전 시승했던 ID.4가 떠올랐다. 

 

 

대부분의 물리버튼이 사라진 ID.4, 앞, 뒤 창문 버튼을 공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뒷창문을 개방하기 위해서 눌러야 했던 REAR 터치 버튼이 꽤나 불편했다. 그 결과 폭스바겐은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시트는 스포티한 감각으로 디자인됐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이며 레이스카의 버킷 시트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 같지만 의의로 게이밍 시트 디자인을 참고했다고 한다. 쿠션감도 무르거나 딱딱하지 않는 적절한 수준이다. 

 

 

뒷좌석은 소형급 SUV임을 고려했을 때 무난한 수준의 공간이다. 뒷좌석에는 송풍구를 비롯해 USB 포트가 마련됐다. A타입 및 C타입이 모두 장비됐다. 뒷좌석을 접어 적재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는데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지 않는다. 

 

 

시승 모델은 플러스 트림으로 아토 3의 최상급 모델이다. 전동 테일게이트, 통풍시트, 멀티 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공기 청정 기능을 비롯해 디락(Dirac) 사운드 시스템이 추가된다. V2L 기능도 지원되며 최대 2.2kW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아토 3는 BYD가 만든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현재의 것은 2021년 공개된 플랫폼으로 차기 모델에는 개선 플랫폼인 e-플랫폼 3.0 에보가 적용될 예정이다. e-플랫폼의 특징은 8개의 전기차 필수 구성 하드웨어가 하나로 통합된 것에 있다. 구동모터, 변속기, 인버터, 차량 콘트롤러, BMS, 컨버터, 충전기, 배전 유닛들이 모두 묶인다는 이야기다. 

 

 

블레이드 배터리와 섀시가 통합된 것도 특징이다. 126개의 셀을 팩에 넣은 구조이다. CTP(Cell-to-Pack) 기술로 통칭되며 공간 활용도를 높여 아토 3가 사용하는 LFP 배터리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 문제를 개선했다고 한다. LFP 배터리는 NCM 대비 효율이 낮기는 하지만 열 안정성 및 수명이 길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겨울철 효율 및 고속 주행에서 손해가 있다.

 

 

배터리 용량은 62kWh지만 실제로는 60.48kWh 정도가 사용된다. 모터출력은 150kW이며 204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31.6kgf·m이며 전륜구동이다. 400V 아키텍처를 지원하며 11kw급 AC 기준으로 0-100%까지 약 6시간 30분이 소요된다. DC 충전을 진행하면 최대 89kW가 지원되는데 10-80%까지 평균 73kW로 충전되는 것이 확인됐다. 10-80%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7분 정도이며 20-80%까지는 30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된다. 

 

 N.V.H  (정숙성)


아토 3를 테스트한 날은 무척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낮기온은 최대 영하 6~-9도 사이를 오갔다 바람은 서쪽방향에서 세차게 불어왔다. 정숙성을 평가하는데 있어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결코 차량에게 유리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데이터는 단순 참고 정도로 봐야 한다. 아토 3가 기록한 80km/h 일반도로 정숙성 수치는 일반 아스팔트 기준 60.2dBA, 인증노면에서는 59.6dBA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도로 계측 소음은 인증도로보다 2~3dBA가량 높게 계측되는 것이 지금까지 쌓은 시험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는 패턴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인증노면과 일반도로간 차이가 적었던 이유는 인증노면 계측노면의 거센 바람을 막아줄 방호벽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없는 환경이었다면  아토 3는 대략 일반 아스팔트 기준 59dBA 이하의 소음 수치를 가뿐하게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소음 저감 기술이 담긴 전기차 전용 OE 타이어의 활약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차체 방음에도 조금이나마 신경을 쓴 것 같다. 테슬라 모델 Y가 동일 노면에서 59.8dBA를 기록했고 볼보 EX30이 61.2dBA 수준이었으니 바람으로 인한 불리함에도 조용한 주행능력을 보여준 것. 여기에 국내 사양인 215mm급 타이어도 영향력을 행사했으리라. 차량 측면 유리 두께는 두껍지는 않다. 대략적으로 앞뒤 유리 기준 3.4~3.5mm 전후의  두께로 계측됐다.

 

 

타이어 사이즈는 215/55R18이며 한국타이어의 SUV 전기차 타이어 아이온 GT다. 여름용 타이어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저렴한 타이어를 끼웠다고 오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OE타이어의 개발 과정이란 것이 의외로 까다롭다. 자동차 제조사의 요구에 맞춰 마른 노면, 젖은 노면, 정숙성 등의 다양한 성능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이런 OE타이어는 차량 개발 단계 초기부터 함께 이뤄진다.

 

 PERFORMANCE  (기본 성능)


0-100km/h 가속 기록은 7.46초, 공식 제원 7.3초 대비 0.16초 모자란 기록이 계측됐는데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유사 등급인 기아의 전기차 EV3의 기록인 7.72초보다 약간 빠른 것도 참고 사항이다. 다만 130km/h 이상에서 밀어주는 느낌은 EV3 쪽이 낫다. 배터리 특성 때문인지 고속에서는 모터에 전달되는 힘을 빼고 있다.

 

 

100-0km/h 제동 기록은 35.77m로 전기차 SUV 전용 여름용 타이어 아이온 에보 SUV의 활약이 돋보였다. 제동은 이후 최장 36.72m를 기록해 1m 내에 기록들이 집중됐다. 타이어를 비롯해 제동 시스템의 신뢰성도 확보한 모습이다. 참고로 EV3의 제동기록은 사계절 타이어로 최단 38.62m, 평균 39.48m 수준이었다.

 

 HANDLING  (핸들링)


스티어링은 제법 무게감이 느껴진다. 부분변경 이전의 테슬라 모델 3와 비슷하거나 더 무겁게 느껴질 정도다. 높은 무게감을 가졌음에도 스티어링 중앙 영역의 조향 반응은 다소 답답한 편이다. R&H 영역으로 볼 때 스티어링의 온센터 영역에서의 반응이 무디다고 얘기하면 되겠다.

 

중앙으로부터 어느정도 스티어링이 돌아가면서부터 전륜이 적극적인 조향각을 만든다. 현대, 기아차의 스포츠 모드 스티어링 감각과 유사하다고도 느낄 수 있겠다.

 

 

이처럼 스티어링 시스템에는 숙제가 있다. 물론 차급을 생각했을 때 넘어갈 수도 있긴 한데, 상급 모델에서 이런 특성이 나온다면 꽤나 실망할 것이다.

 

그래도 고속 주행 때 직진성에서 불편함이 없었는데 차체 강성감을 비롯해 서스펜션의 조율이 잘 이뤄진 편이었기 때문이다. 제법 많은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아토 3는 컴팩트 세그먼트 차량을 잘 만드는 폭스바겐 내지는 르노 계열과 유사한 섀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의 유럽 완성차에서 커리어를 쌓은 엔지니어들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BYD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한 자동차 제조업체다. 순수 엔지니어의 숫자만 11만명에 달한다. 현대차 그룹의 연구개발 인원이 1만 2천명이니 확실히 개발하는 차종 대비 많은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적당한 편이다. 민감하지도 둔감하지도 않아 제동력을 끌어내는데 무리가 없다. 전기차 특유의 스프링 내지는 스폰지를 밟는 감각도 아닌 무난함이다. 전자식 배력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 제동력을 최대로 발휘하는데 큰 힘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페달을 강하게 밟는 순간 페달부분에서 기체가 빠져나오는듯한 소음이 간헐적으로 들린다. 물론 일반 주행에서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가속 페달 조작감도 무난하다. 초기 페달 입력에 대해 답답하게 전비를 아끼는 자린고비 패턴보다 시원하게 출력을 전달하는 쾌적한 성격을 보인다. 물론 0~130km/h까지의 얘기다.

 

 

급차선 변경에서의 안정감도 잘 갖췄다. ESC 해제 기능이 제공되지만 사실상 급조작 후 곧바로 개입을 시작한다. 때문에 ESC Off 상황에서의 안정성은 감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스티어링 입력에 대해 전륜 타이어가 좋은 추종성을 가지고 있어 신속한 차선 변경이 가능했다. 후륜 축에 약간의 회전 관성이 붙으려 하지만 ESC가 제법 세련되게 제어해낸다. ESC가 작동할 때도 타이어 락이 걸린다거나 갑작스럽게 제동이 붙어 불쾌감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사실 중국의 실력이라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이러한 세련됨은 유럽 완성차 수준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의 일부 구간이 아쉽긴해도 종합 개념에서의 핸들링 성능은 무난하다. 스티어링 기어비가 짧은 편이지만 단단함을 지향하는 서스펜션 덕분에 좌, 우로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매끄럽게 방향을 바꿔 나간다. 기본 스티어 특성은 약언더스티어, 그러나 후륜 축의 지지감이 강조되는 순수 언더스티어 성향 보다 후륜축의 움직임도 발을 맞추는 뉴트럴 성향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RIDE  (주행 및 승차감)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에 속한다. 방지턱을 넘어설 때 후륜축이 가볍게 튀어오르는 감각을 운전석에서도 느낄 수 있다. 요철을 넘어설 때 서스펜션이 가라앉는 정도와 시간이 꽤 짧은 편이다. 그럼에도 아토 3가 속하는 세그먼트의 동급 모델 대비 승차감에서 성숙함을 감지할 수도 있는데 진동을 잡아내는 능력이 제법 뛰어난 편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선호하는 승차감을 유지하면서도 유럽시장의 니즈까지 일정 수준 반영하려 한 흔적이 느껴진다.

 

 

차체는 평행감을 잘 유지하려는 성격을 기반으로 기울어짐을 최소화한다. 좌우로 뒤뚱거리는 불쾌한 감각도 거의 없다. 다만 서스펜션이 단단한 편이라 요철 충격의 양이 많지 않더라도 충격이 전달되는 시간은 빠르고 날이 서있는 감각을 보인다. 컴팩트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유럽 제조사 차량의 승차감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는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승차감이다. 다만 물렁한 성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ADAS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 성능에서 불만이었던 사항은 속도 표지판 인식 성능이다. 사실상 무용에 가까울 정도로 인식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한 속도에 대한 인식 및 속도 조절은 운전자가 직접 제어할 필요가 있다. 추후 OTA 업데이트 등을 통해 개선이 될 수 있는 사항이니 지켜봐야겠다. 

 

 

차간 거리 제어 기능은 준수한 편이다. 앞차와의 거리 제어, 제동 시점도 무난하며 정지 후 재출발, 재가속 상황에서 앞차와 거리를 지나치게 벌리는 게으름도 없다. 제법 나름의 자신감을 토대로 과감하게 세팅한 모습이다.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실전 경험으로 터득한 중국의 ADAS 성능 일부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국내 브랜드들에게도 중국 정부와 같은 지원이 있다면 ADAS의 발전 폭이 더 컸을 텐데. 이런 이유로 현대차 그룹도 중국 브랜드들과 손을 잡고 있다.

 

 

차선 유지 성능(레인센터링)도 무난한 수준이다. 소극적인 패턴과는 거리를 두고 어느정도 적극성을 가지고 곡선로에서도 차량이 직접 제어하려는 시도한다. 고속화 도로 위주로 사용한다면 큰 불편 사항 없이 보조 기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DAS 작동 이후의 차선 인식 속도는 평이하나 밝은 곳에서 어두운 터널로 진입한 이후의 인식 속도는 빠른 편이었다. 

 

 

아토 3는 기대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주행 성능도 무난히 갖췄고 가격대비 풍성하게 갖춘 각종 기능들도 매력적이다. 테스트에 앞서 각종 편의 사양을 좋은 가격으로 들고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가능했다. 자동차 시장에서의 후발 주자로서 가장 따라하기 쉬운 것이 편의 사양 탑재에 있기 때문이다. 경험 많은 납품 업체(협력사)들과 협업하면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는 것들이니까. 그러나 주행 성능은 의외였다. 

 

 

과거 테스트해봤던 동풍소콘의 중형급 SUV를 타봤을 때 중국차는 한참 멀었다는 인상이었다. 파워트레인은 국산차와 10년 이전의 격차를 보였다. 사실상 시대와 맞지 않은 민망한 수준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섀시 성능도 수준 이하라 가격을 제외하면 메리트가 없었다.

 

그래서 어토3를 만날 때 기대감이 적었다. 그저 굴러가는 전기차 수준을 예상했다. 그러나 아토 3에게는 그런 어리숙함이 없다. 되려 유럽차들이 가지고 오는 특유의 탄탄한 안정감이 감지될 뿐이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BYD의 등장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 모델


 

아토 3의 경쟁 모델이 딱히 정해져있지는 않다. 표면적으로 보면 가격대가 비슷한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정도가 연관될 뿐이다. 그러나 차급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기아 EV3와 비교하면 어떨까? EV3는 그룹 내 상급 모델 대비 완성도가 높은 차다. 감성적 측면을 제외하고 파워유닛과 구성으로 보면 아토3를 앞선다. 전반적 성능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표면적인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지는 못한다. 풀옵션으로 가면 아토3 대비 격차가 커진다. 소비자군이 같을 것 같지만 다르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가격(예산)을 바탕으로 차량에 접근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도로 위에는 포르쉐와 벤틀리만 가득할 것이다. 결국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격으로 EV3에 준하는 차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아토3의 영역이다. 해외 일부 시장에서는 아토3의 평가가 좋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 그돈이면 다른 차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이유다.

 

이번 아토3에 대한 평이 좋다 보니  BYD의 상급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소비자들도 있다. 그러나 알 수 없다. 우리는 3천만 원선의 소형급 SUV라는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가격이 높아지는 순간 경쟁 구도에 더 많은 차들이 들어온다. 3천만원선의 아토3와 5~6천만원대 전기차를 바라보는 기준과 시각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물론 변수가 있긴 하다. BYD가 씰, 씨라이언7 같은 모델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을 경우다. 어려운 길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합리적'이라는 것을 포인트로 내세울 것인가. 이건 BYD가 결정할 문제다. 소비자들은 그저 관전만 하면 된다. 경쟁력이 높다면 구입하면 되고, 낮다면 다른 선택지로 가면 되니까.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BYD의 진출이 거슬릴 것이다. 당장 지금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층도 있다. 그러나 정상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것. 그리고 경쟁이 시장 가격의 안정화에 도움을 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