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025 BMW M340i (LCI)
가장 이상적인 6기통 엔진의 탑재
엔트리 트림 위주의 판매가 주를 이루는 BMW 3시리즈. 단연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는 것은 320i, 320d 등의 두 모델이다. 과거 국내 시장은 소나타, 그랜저보다 아반떼가 더 잘 팔렸고 BMW도 3시리즈의 판매량도 꽤나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랜저와 5시리즈의 판매량이 더 압도적인 시장이 됐다.
국산, 수입, 대중, 프리미엄 브랜드 관련 없이 움츠려든 소형~중형급 세그먼트는 다양성 붕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제조사들의 생존을 위한 진화적 선택과 집중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와중에 반가운 차량, BMW M340i가 새옷으로 갈아입고 오토뷰 로드스테스트팀을 찾았다.
EXTERIOR (디자인)
전면부는 넓고 낮은 공격적인 이미지를 갖췄다. 블랙 컬러의 매쉬(Mash) 패턴의 키드니 그릴은 헤드램프와 연결된다. 그릴 안쪽에는 액티브 셔터가 위치한다. 엔진룸 열관리,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되는 요소다. 헤드램프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기존의 블루컬러 포인트를 제외시켰다. 블루 장식은 한때 레이저라이트의 상징적 요소여서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던 구성이었다. 그래도 블랙 틴트를 추가해 카리스마를 높였다.
범퍼는 하단의 공기 흡입 영역을 넓어보이게 하는 디자인이다. M340i의 하위 트림들은 전면 범퍼에서 차체 색상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데 M340i는 블랙 소재를 활용해 보다 고성능 지향 스타일을 보여준다.
후륜 세단의 교과서 답게 짧은 전면 오버행을 갖췄고 루프라인이 트렁크 리드까지 부드럽게 흘러가 스포티한 프로필이 강조된다. 사이드 미러 캡도 블랙으로 들뜨기 보다는 차분히 가라앉는 그 속에서 강인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단 캐릭터라인도 후륜 휠 아치를 타고 상승감을 살린다. 멀티 스포크 타입의 19인치 휠, 그 안쪽에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캘리퍼가 자리했다.
뒷모습도 좋다. 수평 라인과 L자형 LED 테일 램프는 약간 어두운 색조를 지닌다. 덕분에 점등 됐을 때 빛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트렁크 가장자리를 따라 리어 스포일러가 위치한다. 이 구성은 M3에도 동일하게 쓰인다.
320i 등 다른 3시리즈의 반사판이 수평으로 위치한다면 M340i의 것은 M 퍼포먼스 모델 답게 수직으로 자리한다. 두터운 범퍼도 좋다. 디퓨저 핀도 나름대로 날을 세워 고성능 모델다운 모습으로 연출됐다. 머플러는 양쪽에 위치하며 사다리꼴인데 이 역시도 40급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INTERIOR (실내 및 구성)
실내에서 가장 먼저 감지되는 것은 송풍구의 형태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미지로 실내 공간의 중앙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운영체제가 BMW OS 8.0에서 8.5로 업데이트 됐다. 그러나 기존 3시리즈에서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하드웨어 스펙이 다르기 때문.
BMW OS 8.5는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데 14.9인치의 터치 디스플레이로 이는 처음 부분 변경에서 적용된 내용과 같다. 다만 OS 8.5에서도 각 메뉴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아쉽다.
계기판은 계기판 12.3인치 디스플레이인데 무난한 디자인을 보인다. 또한 운전자 취향에 따라 디자인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시트는 M 퍼포먼스 모델로는 살짝 아쉬워 보인다. 스포츠 모델이라기 보다 일상용 세단 정도의 느낌이 강해서다. 사이드 볼스터가 몸을 잘 잡아주긴 하나 시트 디자인이 스포티하지는 않다. 또한 시트에 통풍 기능이 빠진다. M3 조차 통풍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그래도 열선과 메모리 기능은 있다.
스티어링 휠은 M3 (LCI) 등과 같은 D컷 스타일이다. 카본 장식이 빠진 것 정도가 차이점이다. 물론 카본에 인색한 것은 아니다. 눈에 잘 띄는 영역에 적정하게 카본 트림을 쓰고 있으니까.
센터 콘솔의 기어 레버는 5시리즈에서 보아왔던 크리스탈로 꾸며 고급화를 추구했했다. 그 밖에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주차 보조 기능, 오토스탑 설정, 주행 모드를 곧장 실행할 수 있는 물리 버튼들을 배치해 직관성을 유지한다.
뒷좌석 공간은 무난하다. 동급에서는 최고 수준으로 봐도 좋겠다. 시트백의 각도도 적당해 장거리 주행은 물론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뒷좌석을 위한 부가 기능으로는 공조장치 컨트롤러와 USB-C 포트가 2구 준비된다.
오디오는 하만 카돈(Haman Kardon)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며 16개의 스피커가 쓰인다. 무난한 해상력과 밸런스로 운전자의 플레이어 리스트에 응답한다. 저음 보다는 고음에 약간 비중을 뒀지만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 편이다. 차량의 가격대를 감안할 때 좋은 수준. 트렁크의 용량은 480리터, 40:20:40 비율로 분할해 접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N.V.H (정숙성)
고성능 지향 성격이라 시끄러울 것이라 생각하는 소비자도 많다. 그러나 이는 상상 속 얘기일 뿐이다. 일반적인 아스팔트를 달릴 때 60.3dBA 수준의 주행 소음을 보였는데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더가 동일 노면에서 60.4dBA 정도를 기록했으니 비교가 될 것이다. M340i는 기대보다 엔진음을 잘 숨기는 얌전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고성능의 분위기를 즐기려면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된다. 아이들(공회전) 기준 40.7dBA에서 44.6dBA까지 두툼하게 사운드를 끌어올리며 직렬 6기통 엔진의 본성을 드러내준다. 참고로 M340i의 앞유리(측면 기준)는 약 4.45mm의 두께를, 뒷유리는 조금 더 얇은 3.85mm 수준을 보였다. 측정 오차 범위는 ±0.1mm 내외.
PERFORMANCE (기본 성능)
M340i의 제원상 0-100km/h 가속기록은 4.6초다. 오토뷰 팀이 얻어낸 계측기록은 4.76초, 대체로 우리가 테스트했던 최신 BMW 모델들은 제원 기록과 계측 기록이 잘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험로의 컨디션 문제, 길들이기 문제로 기대 만큼의 성능을 내뿜지 못했다. 시험로는 새벽까지 내렸던 비로 약간 젖어 있었다. 노면이 마른 오후에 계측을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리어 타이어의 접지력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노면이 막 마른 상태에서 약간의 습기를 머금어 차가웠던 것도 이유. 특히나 고출력 후륜 구동은 타이어 접지력에 더 민감하다. 여기에 누적 주행거리가 500~600km 내외였던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우리에게 M340i가 넘겨졌을 때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250km 내외였고 가볍게 베드인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이긴 하다. 통상 1~2천km는 달려야 성능이나 연비 등에서 제 성능이 나오니까.
제동기록은 최단 36.29m, 최장 36.70m로 수준 높은 제동 지속력을 갖췄다. M 스포츠 브레이크와 더불어 BMW에 요구사항에 호흡을 맞춘 브리지스톤의 여름용 타이어 T005의 조합이 훌륭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당장 서킷에 달리러 나가도 부족함이 없을 제동 시스템이다.
연비 측정 결과 시속 100km/h 주행 중 약 14~15km/ℓ의 효율(에어컨 미작동)을 보였다. 4기통 2리터 엔진을 탑재한 320i(MY 2023)가 동일 조건에서 13.5~14km/ℓ 수준(에어컨 작동)으로 확인된 바 있다. 고속 주행 기준이라면 6기통 3리터 엔진의 효율이 돋보인다.
HANDLING (핸들링)
스티어링, 가속, 브레이크 페달을 아우르는 조작계통의 감각, 일반적인 스포츠 성향의 모델들은 거칠고 자극적인 감각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M340i는 다르다. 부담 없이 타고 일상을 누리는 3시리즈의 이점을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이 포인트는 완전한 M으로 구분되는 M 하이 퍼포먼스 모델인 M2와 M 퍼포먼스 모델인 M340i 사이에서의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소비자들이 주목할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340i는 높은 성능의 제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추운 날씨 안에서 디스크와 패드가 만드는 소음을 최소한으로만 들려줬다. 브레이크 페달의 작동감은 M2 대비 여유로운 깊이에서 제동력을 끌어내는 타입이라 부담이 없다. 페달을 처음 밟았을 때 강하게 전륜 휠을 잡아채는 느낌도 주지 않는다. 궁극적 성능의 강렬함을 쫒기 보다 제동, 조향, 가속이라는 운전의 필수 행위를 섬세하게 조립해 즐긴다면 M 보다 M340i가 유리할 수도 있겠다.
가속 페달 조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다. 모든 것이 비례 제어될 뿐이다. 다만 라인업에서 잠시 모습을 감춘 330e보다 초기 토크가 두텁게 나와 후륜에 힘을 실어주기에 엔진 회전 대비 체감 가속력이 다른 3시리즈 대비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엔진은 스포츠 모드에서 은근히 후적음(일명 팝콘 사운드)도 발생시킨다.
직렬 6기통 엔진은 4기통 모델과 확연히 다른 감성적 측면, 그리고 성능을 운전자에게 전한다. 도로에서 320i인줄 알고 덤비는 도전자에게 후회를 안겨줄 수 있는 출력을 지켰다는 얘기다.
스티어링 감각을 보면 M340i가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이 확고한 소비자에게 M2 내지는 M3 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확신이 들게끔 한다. 무겁지 않고 경쾌하며 깔끔한 감각이 M340i 핸들링의 기반이다.
고성능 모델 중 일부는 정보전달이라는 임무 아래 거친 노면에서 약간은 과한 피드백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M340i는 고성능을 대놓고 티내지 않는 조신함으로 불쾌할법한 정보는 철저하게 거른다.
그럼에도 프리미엄 콤팩트급 후륜 세단의 교과서 답게 스티어링 중앙 영역에 섬세히 잡힌 정교함이 전방에 펼쳐진 도로에 운전자의 의지대로 주행 라인을 수놓는데 부족함이 없다. 인위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균형을 갖춘 자연스러움이다.
타이어 접지력 한계까지 몰아붙였을 때 이러한 장점이 더욱 와닿는다. 예를 들면 드리프트, 넘치지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출력으로 후륜 타이어를 미끄러뜨리면 스티어링 조작이 부단히 바빠지기 마련이다.
부산하게 진행되는 카운터 스티어링 와중 스티어링은 단단하고 무거운 저항보다 일관된 매끄러움과 신속함으로 보답해 입가에 미소가 흐르게 한다. 결과 본격적인 M 모델들의 드리프트가 박력넘치고 호쾌하다면 M340i의 드리프트는 부드럽고 섬세한 쪽이다.
RIDE (주행 및 승차감)
M 모델들의 갖춘 짧은 서스펜션 스트로크는 요철에서 운전자의 심장을 덜컹거리게할 때도 있다. 특히 스포츠 + 모드에 도달하면 극적으로 체감된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정답을 찾아야 하는 서킷이라는 놀이터에서 스포츠 + 모드는 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BMW 조차도 스포츠 + 모드는 노면이 매끄럽게 다듬어진 F1 서킷에서 어울린다고 이야기한다. 적어도 국내 서킷 기준으로 스포츠 +는 득보다는 실이 크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킷 주행에서 많은 드라이버들이 서스펜션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한다.
M340i의 서스펜션 스포츠 모드는 컴프레션 댐핑 능력을 순간 높여 기울어짐을 억제해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방향전환을 신속하게 진행시키는데 초점을 둔다. 승차감 측면에서 변화를 쉽게 체감할 수 있지만 기본 모드 대비 노면 추종 능력에서 손해를 볼 수준은 아니다.
전륜 서스펜션은 요철을 부드럽게 받아들인다. 요철 충격의 전달을 하위 트림 모델보다 더 성숙하게 처리한다고 느껴지는데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 파워트레인을 얹고 있는 것도 의외의 장점이 된다.
엔진룸 속에 품은 3리터 직렬 6기통 B58 터보 엔진 덕분에 M340i 무게는 오토뷰 실측기준 1728kg에 달했다. 부분변경 M3 컴페티션 xDrive가 1765.5kg, 2023년식 320i가 1549kg임을 감안하면 신빙성이 더해진다. 충격 끝단에서는 밀도감 높은 유체의 상쇄도 느껴지는데 은근히 토요타 및 렉서스와 닮기도 했다.
한편 후륜 서스펜션은 전륜의 차분함에 비해 대놓고 단단함을 표방한다. xDrive가 탑재되지 않은 후륜구동 520i에서도 동일한 방향성의 세팅을 경험했었다. BMW가 후륜구동 모델의 안정성을 지켜내는 방법 중 하나다.
후륜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잡으면 노면을 추종하는 리바운드 능력을 키워내고 고속 안정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더불어 전륜 타이어의 접지력이 감히 후륜 타이어의 접지력을 넘볼 수 없게 한다. 참고로 전륜 타이어 사이즈는 225/40R19, 후륜 타이어는 255/35R19로 같은 의미가 담겨있다. 출고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T005, 좋은 종방향 접지력을 지녔고 선형적인 성향으로 다루기 수월하다.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조합으로 후륜 구동으로서 부담스럽지 않은 선형성을 잘 갖춰냈다. 후륜 접지력을 쉽게 읽어낼 수 있어 카운터 스티어를 통한 회전 상쇄 시점도 명확하게 정할 수 있다. 전반적인 운전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엔진 출력을 날카롭게 쏟아내지도 않기에 부담이 없다. 승차감 측면에서도 운전석에 머문다면 딱히 흠잡을 부분은 없다. 하지만 소비자에 따라 2열 승차감이 단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400마력급 치고는 좋은 승차감이다.
ADAS (운전자 보조 시스템)
M340i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ADAS 성능도 참고해야 한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과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패키지를 탑재해 일상 도심 환경에서의 만족도를 높인다. 부분변경은 ADAS 성능은 차선 능력을 비롯해 차간거리 유지 능력도 강화해냈다.
그 예로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자율주행 연구시설 K-city는 최근 확장 공사 등으로 분주한데 공사 차량들의 잦은 진출입으로 시험도로가 일부가 완전히 토사에 묻혀버려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 일반도로에서는 겪기 힘든 최악의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M340i는 스스로 조향 제어를 통해 해당 구간을 무난히 벗어났다.
끝내며
애써 M2를 M340i와 비교했던 이유는 사실상 현재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비교할 수 있는 경쟁차종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상품을 다양하게 갖춘 BMW 덕분에 순수 후륜 구동의 4도어 세단을 국내 시장에서 즐길 수 있다.
팔리지 않으면 버려지는 것이 당연한 시장 논리라서 오늘날의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스펙트럼은 무척 좁다. 기아에서 스팅어를 갓 내놓았을 때의 두근거림이 없는 요즘, 이제 M340i 정도만 남았다. 굳이 경쟁 모델을 찾자면 4륜구동의 아우디 S4 정도인데 구동 방식의 차이란게 의외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