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제조사들이 아시아 전용 제품을 만드는 이유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타이어도 별도의 "아시아 전용 튜닝" 적용
아시아 시장 전용 타이어는 왜 만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아시아 소비자들과 유럽, 북미 소비자들 간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타이어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궁금할 수 있는 질문들을 콘티넨탈 타이어의 총괄 임원들에게 물어보았다. 질문에는 콘티넨탈 타이어의 미첼 골리지(Mitchell Golledge) 동아시아 지역 및 호주 총괄 디렉터와 톨가 무틀루(Tolga Mutlu)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제품 관리 총괄 매니저가 답변했다.
먼저 톨가 무틀루 디렉터가 설명을 시작했다. “아시아 태평양 운전자들은 소음과 승차감에 매우 민감하다. 소음이 적어야 하고 편안한 운전 경험을 원한다. 이러한 요구사항으로 인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에 있어서 소음과 승차감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또한 다른 지역의 타이어 개발 과정과 차별된다.”라며 아시아 소비자들의 특성을 짚었다. 이어서 “소음은 차량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개개인이 소리를 듣는 민감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심지어 시장에 따라 소음에 대한 인식의 경중도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유럽은 어떨까? 톨가 무틀루 디렉터가 이어서 입을 열었다. “유럽의 경우 제품 개발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점은 해당 지역의 규제”라며 EU가 최근 발표한 유로7을 의식했다. 이어서 “유럽 국가들은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시도에 집중하고 사업 개발에 아주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북미 소비자들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미국 타이어 시장은 올시즌에 특화된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긴 마일리지를 원하며 눈길 성능이 강화된 타이어를 선호한다”고 말하며 한국 소비자들도 미국과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미첼 골리지 디렉터도 “겨울철 성능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한국, 일본 시장에는 미국 시장의 요구사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한다”라며 지역별 기후적 특성이 유사할 경우 제품 포트폴리오에 공통분모를 가져갈 수 있다는 관점을 제공했다.
아시아의 지역적 특성은 국산차에 조율된 섀시 성능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산차들은 대체로 노면이 긁히는 감각을 극도로 억제해 부드럽고 매끄러움을 강조한다. 서스펜션의 요철 대응도 낮은 스프링 레이트와 풀어진 댐퍼로 일관해 여러번의 상하 움직임으로 상쇄한다. 타이어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제동성능과 접지력을 강조하는 모델보다 안락한 승차감과 소음억제 능력이 높은 컴포트 타이어들이 시장의 대세를 이룬다.
수입차들도 마찬가지로 국내 판매되는 대다수의 수입차들은 북미 또는 중국 시장을 기준으로 조율된 경우가 많다. 이들 국가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흡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 시장의 취향을 기반으로 만든 타이어들은 주로 특정한 목적과 취향을 가진 일부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선택한다. 접지력이 강조되며 고속 주행시 안정성에 촛점을 맞춘 핸들링 성능을 갖췄다. 주행 성능이 우선시되고 이후 정숙성과 승차감이 뒤따르는 식이다.
대외적으로 아시아 전략 모델 라인업을 갖춘 타이어 제조사는 콘티넨탈과 브리지스톤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럽, 아시아 구분 없이 구성한다면 비용 및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겠으나 각 지역별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무척 다르기 때문에 이들 제조사들은 별도의 아시아 전용 타이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아시아 전략 모델이라고 구분을 두지 않은 타이어 모델들의 경우라도 유럽과 아시아를 별도 구분해 튜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아시아 전용 타이어 모델은 콘티넨탈의 스포츠 타이어 맥스콘택 MC7 및 브리지스톤의 컴포트 타이어 T005A, 여름용 스포츠 타이어 S007A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