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리뷰] 한국 시장을 이끌 차세대 스포츠 타이어, 콘티넨탈 MC7
MC6의 장점 살리고 감성은 업그레이드
오는 5월께 콘티넨탈의 인기 스포츠 타이어 M6의 후속 모델이 시장에 나온다. 모델명은 맥스콘택트 MC7. 체험에 앞서 오토뷰 시험용 타이어 보관 창고에서 MC6를 꺼내 충분히 감각을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관심 많은 후속작의 달라진 점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스포츠 타이어가 가져야 할 기본 성능인 접지력을 기준으로 MC6는 좋은 타이어에 속한다. 경쟁 제품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5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면서 횡방향(코너링) 접지력은 대등한 수준이다. 우리와 협업한 프로 드라이버 정의철 선수의 서킷 주행 기록만 봐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랩타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의 제동 성능에서는 파일럿 스포츠 5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편 일상 주행 비중이 높은 소비자에게는 콘티넨탈 MC6가 어울리는데, 스티어링 휠(핸들)의 무게감이 소폭 가벼운 것도 장점이 된다. 또한 파일럿 스포츠 5보다 강성감이 낮아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상쇄시키며 타이어 소음도 상대적으로 적다.
자동차에는 다양한 탄성체가 쓰인다. 서스펜션, 부싱류, 타이어도 탄성체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타이어는 서스펜션의 스프링과 흡사한 특성을 갖고 있다. 성능은 물론 승차감, 더 나아가 자동차의 총괄적인 운동 성능까지 드라마틱하게 개선하는 부품, 그것이 타이어다.
일상용 컴포트 타이어와 달리 여름용 스포츠 타이어들은 빠르고 부하가 많이 걸리는 주행 때도 운전자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스포츠 타이어라면 접지력의 한계를 넘나드는 주행에서 운전자에게 정교하면서도 빠른 응답을 전달할 의무도 가진다. 예로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5는 견고한 강성감을 토대로 운전자에게 빠르게 피드백을 전한다.
한편 콘티넨탈 MC6는 어떤 조건에서도 둥글둥글한 반응을 보였다. 시간차를 둬서 운전자가 바쁘게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 안정감이 느껴지지만 답답함이 없지 않은데 타이어가 가지는 강성 측면에서 타협한 흔적이다. 쉽게 말해 패턴 블록의 작은 움직임 때문에 일체감이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긴다. 열정적인 주행에서 살짝 느린 템포로 따라와 재미 요소가 조금 부족했던 타이어가 MC6였다. 노는 방법만 모르고 다 잘하는 우등생 친구 같다고 할까?
MC6의 후속 맥스콘택트 MC7의 첫인상은 '견고함'이다. 바깥쪽 트레드 블록의 좁은 그루브 안에 촘촘하게 브릿지를 세워 높은 하중에 대항한다. 콘티넨탈은 브릿지들에 스태빌라이저 바(Stabilizer Bar)라는 이름을 붙였다. 삼각별 그리고 번개(Star & Lightning) 형태의 사이프들은 예리하게 디자인됐는데, 이를 통해 트레드 블록의 강성을 비롯해 접지면적을 높이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매운 고추 형태의 아쿠아(Aqua) 사이프 형상도 흥미롭다. 전반적으로 깊이감 있는 그루브를 중심에 두고 사이프를 자잘하게 나눠 트레드에 새겼던 MC6와 다른 형상이다.
MC7의 안쪽 그루브 내부에는 노이즈 브레이커 3.0(Noise Breaker)이라 불리는 소음 저감 구조가 채용됐다. 이는 양쪽 트레드 블록 사이에 성의 관문처럼 위치하는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본 콘셉트는 그루브의 폭을 일시적으로 좁혀 그루브를 타고 흐르는 유체를 빠르게 압출하는 데 있다. 유체는 타이어 회전 소음의 원인인 공기가 될 수도, 수막현상을 일으키는 물이 될 수도 있다.
타이어의 소음은 노면과 맞닿는 트레드 블록과 모서리 부분에서 공기가 빠져나오며 발생한다. 발생된 소음의 음파는 타이어 그루브를 타고 흘러 차량 내부로 전달된다. 그루브에 위치한 노이즈 브레이커 3.0은 음파의 흐름을 저지하고 분산시킨다. 유체가 물이라면 동일한 원리로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 성능에 도움을 준다.
콘티넨탈은 컴파운드의 반응성도 개선했다고 말한다. 콘티넨탈은 MC7에 적용된 기술들을 통틀어 스포츠 플러스 테크놀로지(SPORT+ TECHNOLOGY)라고 묶었다. 그리고 트레드 강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적인 노력에 코너링 마크로 블록(Cornering Macro-blocks), 반응성을 강화한 컴파운드에는 리플렉스 컴파운드(ReFlex Compoud), 공기와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관문에는 투인원 노이즈 브레이커 3.0(Two-In-1 Noise Breaker 3.0), 섬세한 사이프 패턴에는 레이저 컷 3D 사이프(Laser-cut 3D sipes)라고 각각의 기술명을 붙였다. 멋스러운 아이콘과 함께.
기자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재미를 느낀다. 타이어 마케팅 측면으로 봐도 흥미로운 내용인데 이번 취재를 통해 콘티넨탈 타이어만의 소소한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콘티넨탈과 미쉐린은 타이어 라인업에 세대가 존재한다. 자동차 모델처럼 말이다.
우리가 테스트를 했던 콘티넨탈 UC6, MC6는 6세대 모델들이다. 한편 스포츠 콘택트 7, MC7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국내 출시될 UC6의 후속 모델 UC7은 콘티넨탈의 7세대 모델이다. 이들 동세대 모델들 사이에서 설계 기술 공유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MC7에 적용된 노이즈 브레이커 3.0은 UC7에도 공유된다. 그래서 UC7의 패턴에서도 동일한 형태의 노이즈 브레이커 3.0의 모습이 보인다.
기자는 콘티넨탈 기술 개발 담당에게 트레드 패턴 디자인을 레고 블록처럼 모듈화 시켰냐고 물었다.
콘티넨탈 담당자는 이런 각각의 기술들이 타이어 모델 성격에 맞춰 알맞게 공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트레드 기술들에 각각의 명칭과 아이콘이 붙여진 이유를 소비자들이 쉽게 타이어 기술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이라 덧붙였다. 트레드 기술 하나하나를 브랜딩한 셈이다. 또한 동일한 노이즈 브레이커 3.0이 각 타이어들에 적용되더라도 타이어 특성에 맞춰 방향 또는 형태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 동쪽에 위치한 러든햄 레이스웨이(Luddenham)에서 콘티넨탈 MC7을 체험했다. 시험용 차량으로 BMW G20 330i와 닛산 400Z가 준비됐다. 주변에서 닛산 400Z를 타보자고 유혹했지만 타이어 개발의 근본임과 동시에 감각적으로 익숙한 3시리즈를 골라 탔다. 이번 행사의 목적이 타이어 평가에 있으니까.
오토뷰가 타이어 테스트를 진행하며 가끔씩 타이어 제조사 출신의 타이어 성능 평가자와 공동 평가를 진행할 때가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가 기본인데, 이들은 자신이 속했던 제조사의 타이어들을 기가 막히게 맞춘다. 각 타이어 제조사마다 특정한 감성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콘티넨탈 제품들은 가벼운 스티어링 무게감을 보이고 있어 파악이 쉽다. 물론 미쉐린의 동급 모델 대비 가벼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지 선형적 측면을 유지하고 있기에 단점은 아니다.
콘티넨탈이 준비한 기본 성능 체험은 젖은 노면 제동, 젖은 노면 핸들링 그리고 마른 노면 핸들링과 서킷 전체를 2바퀴 도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시험용 BMW 330i에는 225/40R19 규격의 MC7이 장착됐는데, DOT(생산일자)는 24년 8번째주차였다. 피트레인을 벗어나 서킷 위로 차를 올리자 가벼운 스티어링 무게감이 느껴진다. 콘티넨탈 타이어만의 결이다. 그러나 스티어링 조작 범위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무게감이라 아쉬움은 없다 전작 MC6와 비교할 때 무게감은 거의 흡사해 보인다.
스티어링을 중앙에 정렬하고 손가락만으로 가볍게 미세한 힘을 줘가며 조향 각을 최소한으로 만들며 타이어의 미세 반응성을 확인했다. 반응 속도 역시 MC6와 유사한 수준인데 상대 비교를 한다면 MC7이 조금 더 민첩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에는 스티어링을 적극적으로 돌려 차체의 움직임을 크게 만들었다. 이때의 타이어 강성감을 보기 위함이다. 기자가 느꼈던 MC6의 아쉬움은 자잘한 트레드 블록의 움직임이었는데, MC7에서는 이 부분이 개선됐다. MC7은 좋은 강성감, 깔끔한 감각으로 일관된 궤적을 서킷 위를 달려나간다. 하지만 탄성이 단단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타이어 구조 강성보다는 트레드 블록의 주 재료인 컴파운드의 강성을 강화한 느낌이 짙었다.
접지력 한계에서의 둥글고 선형적인 반응도 MC6와 결을 같이 한다. 운전자와 엇박자를 맞췄던 반응성에 있어 조금 더 적극적인 응답을 기대해도 좋다. 트레드 패턴의 외형만큼의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가장 불만이었던 감성 측면의 부족함을 채우면서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성향들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이 좋았다. 젖은 노면에 대한 체험도 했는데, 아쉽게도 횟수 등 체험 환경에서의 한계가 컸기에 이 부분은 추후 타이어 비교 테스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러든햄 레이스웨이를 뒤로하고 북쪽에 위치한 퍼티 로드(Putty road)로 향했다. 이 도로는 시드니에 거주하는 모터사이클 및 자동차 마니아들의 성지다. 여기서는 같이 행사에 참여한 일본 미디어팀이 3시리즈를 독점해버려 메르세데스-AMG C43 쿠페와 6세대 포드 머스탱 GT을 타게 됐다.
퍼티 로드까지 향하는 길에서 C43 쿠페에 뒷좌석에 구겨져 앉아 MC7이 발생시키는 소음에 집중했다. 거친 노면이지만 음색은 튀는 영역 없이 고르고 낮게 나오는 느낌이었다. 전날 러든햄에서는 일부 소음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요철로를 지날 때 음압이 조금은 세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정 환경이지만 입자가 굵은 노면을 지날 때 타이어가 노면을 긁는 소음이 MC6에 비해 살짝 크게 느껴졌다. AMG C43은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편이 아니라서 차량 섀시에 의한 소음 발생 수준이 다를 가능성도 있다. 정숙성은 귀국 후 정밀 소음계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겠다.
승차감 등의 편안함은 MC6와 유사 수준이다. 이는 아시아 시장을 위한 전략 모델이 갖는 공통된 특성이다. 지난 일정 동안 콘티넨탈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제품 관리 총괄 톨가 무틀루(Tolga Mutlu) 디렉터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대화를 나눌 시간이 제법 있었는데, 아시아 소비자들의 특징으로 소음과 승차감의 중요성을 꼽았다. 승차감 측면으로 볼 때 MC7은 아시아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매우 신경 쓴 모습이었다.
아직 MC7의 객관적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성능 강화가 예상되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먼저 마른 노면 제동 성능이 MC6보다 우세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컴파운드 강성 및 트레드 패턴에 개선에 기인한다. 하지만 미쉐린 PS5와 대등한 수치를 도출할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마른 노면 서킷 랩타임 단축이 기대된다. 접지력을 확보하면서 강성에 의한 조향 반응성이 개선됐다면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콘티넨탈이 자랑하는 젖은 노면 제동 성능 개선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렇게 3일 동안 콘티넨탈의 스포츠 타이어 맥스콘택트 MC7을 체험했다.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콘티넨탈 타이어를 이끄는 이사회 멤버들을 비롯해 연구개발 담당자와 인터뷰,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자동차 저널리스트들과 교류, MC7의 체험에 이르기까지 무척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귀국했다.
한국 시장에서 여름용 타이어 수요는 많지 않다. 그러나 성장하는 시장임에 분명하다. 그 시장에서 MC6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 받은 MC7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우리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따진다. 적정 가격에 이상적인 성능을 갖춘 제품들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현장서 보여준 MC7은 우리 시장에서 충분히 선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