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불러 일으킨 메가캐스팅 트렌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3.03.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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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모델Y에 적용한 메가프레스 이후 다양한 브랜드들이 커다란 샤시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내는 이른바 메가캐스팅 공법을 개발, 도입하고 있다. 과연 어떤 공법이며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샤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부품들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부품은 볼트, 본딩 그리고 용접에 의해 서로 접합된다. 이처럼 다양한 부품들을 결합, 접합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로 여겨졌다. 그래서 몇 년전 테슬라는 샤시 제작에 굉장히 혁신적인 개념을 도입했다. 바로 메가 캐스팅이라 부르는 공법을 도입한 것이다.

메가 캐스팅은 다이캐스팅 미니어처 자동차를 제작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한 번에 샤시 전체를 주물로 떠내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금형에서 분리만 가능하다면 말 그대로 한 개의 샤시를 제작하는데 한 번의 공정만 거치면 가능하다. 결국 테슬라는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꾸었다. 그들은 약 6,000톤~12,000톤급의 기가 캐스팅 공법을 개발했으며, 실제로 모델 Y의 샤시 일부를 일체형으로 주조하는데 성공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샤시 크기만큼의 주형에 용융한 금속을 부은 다음 압력을 가해 형태를 잡고 식힌 후 탈형하는 것이다. 원래대로였다면 수십가지로 분리된 작은 부품들을 볼트나 용접을 통해 접합해야 하지만 이 방식을 이용하면 단 한 번의 주조만으로도 부품의 숫자를 줄일 수 있으니 그 사이 투입되어야 하는 수많은 공정도 단 번에 없앨 수 있다. 당연히 제작 시간은 줄어들며, 테슬라 주주들이 환영할만한 비용 절감까지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다.

이에 영감을 받은 폭스바겐과 볼보 등 일부 제조사는 테슬라와 같은 방식의 메가캐스팅 공법을 개발, 적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름만 다를 뿐 이론적인 원리는 동일하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한 번에 주조하는 피스의 크기가 테슬라에 비해 다소 작다는 것 뿐이다. 한 번에 찍어낼 수 있을텐데 왜 굳이 피스를 나눈 것일까?

일체화의 면적이 커질수록 발생하는 몇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 후방 구조물과 측방 및 상부 구조물 사이에 요구되는 구조 강도는 모두 다르다. 가령 전, 후방 구조물의 경우 충돌 발생시 일정한 방향으로 휘어지겨나 꺾이면서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 반면 측방과 상부는 어지간한 충격에도 휘어지거나 꺾이면 안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자동차 샤시가 다양한 부품으로 분할 제작되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부분적으로 받아야 하는 충격과 버티는 강도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용접이나 본딩처럼 접합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각 부품이 받는 충격과 강도가 달라진다. 미니어처 자동차와 실제 자동차의 샤시 제조 방법이 다른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알루미늄 합금 구성을 조정해 3mm 두께에서 약 130Mpa이상의 항복 강도를 달성할 수 있는 공법을 새롭게 도입했다고 전했다. 또한 구조 설계의 개선을 통해 충격을 흡수할 부분과 버티는 부분에 각각 다른 설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부품의 교체다. 만약 하나의 샤시가 커다란 조각으로만 구분되어 있다면 향후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환해야 할 부품의 크기가 비약적으로 커지거나 아예 수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물론 완전 자율주행이 도입되는 시대라면 이 공법의 필요성은 분명 더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볼보와 폭스바겐은 비교적 동일한 성격을 지니는 부품들끼리 묶어서 부분 일체화를 지향했다. 예를 들어 볼보의 경우 뒷좌석부터 리어팬더 그리고 후방 충돌 구조물까지 하나의 부품으로 일체화해 주물로 떠내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런 식으로 약 100여개의 자잘한 부품들을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얻는 잇점은 공정 및 투입 로봇의 숫자 저감과 함께 차체 중량 감소로 이어진다. 폭스바겐이 밝히길 메가 캐스팅을 이용하면 중형 세단을 제작하는데 대략 20시간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메가 프레스, 메가 캐스팅는 분명 매력적이며 혁신적인 생산 방식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전기차에 이 공법이 도입된다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및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과연 이 공법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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