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따, 손따에 이은 벨따... ZF 발열 안전벨트 공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3.01.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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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따, 핸따에 이어 이번에는 벨따다. ZF가 발열 기능이 내장된 안전벨트 기술을 공개했다. 왜 이런 게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겠지만, ZF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꽤 괜찮은 기술이란 걸 알 수 있다.

히터와 시트 열선 그리고 스티어링 열선이 없으면 견딜 수 없는 계절이다. 특히 전기차 운전자라면 열선 의존도가 내연기관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히터를 사용하기만 해도 주행거리가 툭 떨어지니, 차에 오르자마자 마치 숨 쉬듯 열선 버튼을 누르느라 바쁜 사람도 있을 거다. 일단 자동차에서 열선의 존재는 대부분 여기까지다. 물론 적외선으로 무릎과 허벅지를 데워주는 기능도 있고, 암 레스트에 열선을 넣어 팔을 따뜻하게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트와 스티어링이 전부다.

그런데 만약 등이 아닌 목과 가슴 그리고 배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열선 기능이 있다면 어떨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이걸 ZF가 만들었다. 최근 ZF는 히트 벨트라고 부르는 새로운 기술을 공개했는데, 이 기술은 문자 그대로 벨트에 발열 기능을 넣은 것이다.

물론 차렵이불처럼 몸을 다 덮어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벨트가 지나가는 영역의 온도가 생각보다 따뜻하다는 것이 ZF의 설명이다. 위 적외선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벨트 온도가 주변보다 높다. 혹자는 겨우 이 정도 면적을 따뜻하게 하는 게 무슨 신기술이냐, 쓸모없는 기술이다 할 수도 있다. 그런데 ZF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 기술은 머지않아 필수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이 기능이 절실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전기차 오너들이다. 오너들은 안다. 겨울만 되면 추위와 싸울 것인지 주행거리와 싸울 것인지 결심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일단 차에 오르면 두 개의 열선 버튼을 가장 먼저 눌러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상반신을 감싸는 한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이때 히트 벨트는 마치 목에 스카프 한 장을 두른 것처럼 의외로 몸을 따스하게 감싸주며 따라서 전기차에서 히터를 사용하는 빈도를 줄여준다.

ZF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에어컨 시스템 대비 히트 벨트를 사용할 경우 약 15%의 에너지 효율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봄부터 가을까지는 사용할 일이 없지만, 겨울이 유독 긴 나라라면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기술이다.

또한 ZF는 이 기술이 안전에도 어느 정도 공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이렇다. 히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부득이하게 두꺼운 외투를 입고 그 위에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는데 일단 외투가 두꺼울 경우 움직임이 둔해 운전 시 산만해지는 건 물론이고, 두께 때문에 안전벨트의 정상 작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히트 벨트를 사용할 경우 두꺼운 외투를 굳이 입지 않아도 되니 운전은 좀 더 쾌적해지며 벨트의 원래 목적에도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한 가지 효과는 전 좌석 안전벨트의 생활화를 자발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견딜 수 없이 차가운 자동차 안에서 따스하게 나를 감싸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걸치지 말라고 해도 걸칠 수밖에 없다.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나름의 일리는 있다. 어떤 원리와 소재로 이 기능을 구현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 소재나 기술은 이미 대중화되어 있다. 전기장판이나 토퍼 심지어 시트 열선에도 이런 소재와 기능들이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벨트 안쪽에 에어백도 넣는 세상인데 열선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추운 계절, 전기차 오너들에게 이보다 더 절실한 기술도 없을 것이다. 머지않아 자동차 옵션에 히트 벨트를 선택할 수 있는 체크 박스가 생길 것 같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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