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코, 혼다 슈퍼 커브 오너를 위한 워치 공개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2.10.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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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모터사이클, 슈퍼 커브를 기념하고자 세이코가 특별한 시계를 내놓았다. 한 때 스위시 시계 산업을 뒤흔들었던 세이코와 모터사이클 업계를 평정한 혼다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작은 울림이 느껴진다.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전세계 모든 물건들의 가치가 갑자기 폭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치재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강해졌다. 예를 들어 시계도 그 중 하나다. 한 때 저렴함을 무기로 시계 시장을 평정했던 세이코 역시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내구성으로 전세계 다이버 워치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던 SKX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나날이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심지어 세이코 5로 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보다 훨씬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원래 세이코가 받아 마땅한 가격을 이제서야 받고 있다는 응원 섞인 메세지도 있지만, 어쨌든 예전의 만만했던 세이코가 아님에 틀림없다. 그런데 최근 세이코에서 좀 특별한 에디션이 출시됐다. 좀처럼 콜라보레이션을 하지 않은 이 브랜드가 손잡은 곳은 다름아닌 혼다다.

혼다와 세이코의 관계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혼다가 포뮬러1 팀을 직접 운영할 당시에도 세이코가 이들의 타임 키퍼였고, 혼다에서 타입 R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세이코도 함께 이들와 같은 감성의 시계를 출시했다.

그런데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좀 독특하다. 4륜 자동차가 아닌 2륜 모터사이클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토GP를 떠올리게 하는 슈퍼 바이크 혹은 레이스 바이크가 아닌… 슈퍼 커브와 함께 했다. 슈퍼 커브는 명실상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터사이클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이들보다 더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모터사이클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언더본 모터사이클이 존재하지만 이 구조는 마치 커브만을 위해 만들어 진 것처럼 커브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세이코는 자신들의 시계에 조용하게 전세계를 곳곳에 퍼져있는 위대한 모터사이클, 슈퍼 커브의 이미지를 제법 뚜렷하게 새겨넣었다. 우선 페이스를 보면 12시 다이얼에 슈퍼 커브의 헤드램프가 보이며 11시와 1시에는 방향 지시등이 들어갔다. (물론 실제로 불이 들어오진 않는다.) 페이스에는 커브를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게다가 6시 방향에는 슈퍼 커브의 전통적인 레터링이 들어갔다.

사진 속에 보이는 베젤의 컬러는 흡사 서브 마리너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이 컬러 역시 슈퍼 커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색이다. 그런데 베젤 디자인을 잘 들여다 보면 계기판이 떠오른다. 녹색과 아이보리의 컬러 조합은 나토 밴드로 옮겨갔다. 마치 페이스에서 컬러가 연결된 듯 밴드와 좋은 일체감을 보인다.

케이스는 스테인레스이며 무브먼트는 세이코 자사 오토메틱 무브먼트다. 게다가 와인딩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직접 태엽을 감을 수도 있다. 와인딩을 할 때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크라운에 조그맣게 연료 게이지를 넣었다. 당연히 혼다 슈퍼 커브에서 볼 수 있는 게이지로 커브에 기름을 넣는 것과 시계에 태엽을 감는게 같은 의미이자 행동임을 암시한다.

블랙과 그레이 그리고 레드가 강렬하게 조합된 버전도 있지만, 슈퍼 커브 고유의 감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컬러풀한 그린 에디션이 적합할 것이다. 끝으로 대부분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그러하듯 이 시계 역시 한정 수량만 제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 대량 보급의 아이콘, 혼다와 세이코에서 고작 250개, 500개 정도로 만족할 리 없다. 이들은 한정판도 자신들의 스케일에 맞게 무려 11,000여개를 공급할 예정이다.

녹색의 경우 약 6,000개가 배정되었으며, 가격은 400달러다. 한편 검정색의 경우는 5,000개가 제작될 예정이고 가격은 조금 더 비싼 438달러다. 비록 세이코의 가격이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고는 하나 슈퍼 커브 오너들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다른 오토매틱 브랜드였다면 네 자리에서 다섯 자리 숫자의 가격표를 제시했을 거다.

모르긴 몰라도 이 시계는 판매 개시와 동시에 모조리 팔려 나갈 거다. 그리고 곧바로 리세일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다. 혼다 슈퍼 커브를 갖고 있는 오너들이라면 누구든 이 시계를 갖고 싶어할 게 틀림없으니 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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