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연료, 경제성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 나와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10.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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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교통환경청이 합성연료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2035년이 되어도 합성 연료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한다.

합성 연료는 2026년 포르쉐와 아우디가 포뮬러1 참가를 결정한 명분 중 하나였다. 이미 이 두 브랜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바꾸는 기술을 연구하면서 합성 연료의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으며, 포뮬러1 역시 2026년부터 합성 연료의 비중을 높인 새로운 연료 사용을 규정으로 명시하며 합성 연료의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비단 폭스바겐그룹 뿐만 아니라 최근 현대 자동차도 아람코와 함께 합성 연료의 공동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유럽을 시작으로 아시아 제조사들은 전동화와 함께 합성 연료의 사용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합성 연료를 만드는 몇 가지 방법이 존재하는데 가령 바이오 메스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연료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바이오 퓨얼이 되는 셈이다.

다른 한 가지 기술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폭스바겐그룹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가 연구 중인 기술도 바로 이것이다. 이 기술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수소, 질소와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탄올을 이용한다. 다만 이산화탄소와 결합할 수소를 만드는 데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때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결합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합성 연료가 갖는 이점 중 하나는 옥탄가가 높아 불완전 연소가 거의 없어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내연 기관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다만 그동안은 바이오 메스를 통해 얻어졌던 관계로 대규모의 경작지 조성에 따른 환경 파괴 문제가 제기되어 왔고, 경제성에 있어서도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지배적이었던 관계로 결국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에서 에탄올을 합성하는 합성 연료는 바이오 퓨얼의 부족한 시장성을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한때 각광받았다.

물론 엄밀히 말해 이 방식도 완벽히 새로운 솔루션은 아니다. 이미 2차 대전 때 연료 부족 사태를 겪은 독일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합성 연료를 개발했다. 다만 생산성이 지극히 낮아 전시 상황에서는 원활한 공급이 어렵다 판단해 한동안 사장되었던 기술이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이 기술은 여전히 많은 개선점을 안고 있다. 최근 EU의 교통 환경청 연구 결과를 보면 새로운 솔루션 역시 경제성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합성 연료 제조 업체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35년에 이르러도 합성 연료는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2035년까지 합성 연료가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비중은 단 2%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유럽에 등록된 약 2억 8700만 대의 자동차 중 500만 대 정도에만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 사이 EV의 판매량이 내연기관을 앞지른다면 오히려 합성 연료를 위한 인프라가 EV 인프라보다 위축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 이산화탄소에서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 수소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수소 연료 전지 또는 수소 내연 기관이 좀 더 효율적이며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해당 기관은 생산 증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13년 후에도 수요를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생산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배출가스 없이 합성 연료를 제조하는 업체는 물론 합성 연료를 제조 생산하는 모든 시설들을 종합해 분석한 것이므로 유의미한 결과라 볼 수 있다.

물론 기존 화석 연료에 혼합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미국의 경우 이미 스모그 유발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판단, 화석 연료에 에탄올을 혼합하는 방식을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합성 연료를 두고 불필요한 솔루션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가령 대형 운송 수단이라든지 혹은 전동화를 진행하기 어려운 대형 여객기에서는 합성 연료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완전히 부정적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은 어찌 되었든 화석 연료를 대체할 대안은 나와야 하며, EV 역시 현실적으로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장기적 안목에서 기술의 개선과 발전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단일 연료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연료 믹스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EV, FCEV, 수소 내연기관 그리고 합성 연료가 공존하는 시대 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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