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AMG 시트를 내 방안에 들일 수 방법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8.02 11: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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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AMG 시트를 내 방안으로 들여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AMG의 버킷 시트를 그대로 복제한 사무용 의자를 들이면 된다. 물론 그에 걸맞는 가격은 지불해야 할 것이다.

펜데믹 이후 재택 근무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산업들이 급속 성장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홈 오피스 가구 분야다. 특히 사무용 의자의 판매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한다. 이유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전보다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진만큼 업무 효율과 자세 건강을 위해 프리미엄 의자를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 허먼 밀러나 하워스 같은 하이엔드 의자의 문의와 판매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의 의자가 아무리 비싸고 기능적이며 좋다고 해도 사람의 체형은 모두 다르며 따라서 누구에게나 완벽한 착좌감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비단 사무용 의자 브랜드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보다 더 심각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고민했던 회사들이 있다.

바로 자동차 회사들이다. 특히 스포츠카 제작사들은 보다 완벽하게 몸을 지지해주는 시트 디자인을 고안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이들에게 의자는 단순히 몸을 편히 지지해주는 차원을 너머 보다 몰입감있는 드라이빙에 도움을 주는 또 하나의 장비일 뿐만 아니라 안전과 더불어 심지어 랩 타임에도 영향을 미칠만큼 중요한 장비로 여겨져왔다. 어쩌면 가장 완벽한 사무용 의자는 스포츠카의 버킷 시트와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의자를 보면 놀랍게도 스포츠카의 세미 버킷 시트를 닮아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지금 소개하는 이 의자만큼 진지하면서도 리얼한 스포츠 세미 버킷 의자도 없을 것이다. 바로 AMG 의자다.

최근 AMG는 자사의 웹 사이트를 통해 인체공학적 퍼포먼스의 오피스 체어라며 하나의 제품을 공개했다.

일단 디자인을 살펴보자. 겉보기에도 영락없는 AMG의 스포츠 버킷 시트다.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는 구조는 물론이고 4~6점식 시트 벨트를 거치할 수 있는 두 개의 구멍과 함께 옆구리를 완벽히 지지하는 사이드 볼스터도 제대로 구비되어 있다. 여기에 허벅지를 붙잡아두는 볼스터와 함께 허벅지 지지를 연장할 수 있는 구조까지, 완벽한 스포츠카의 버킷 시트 디자인이다. 물론 버킷 시트에는 없는 구조물도 보인다. 좌우에 위치한 암 레스트로 좌우 앞뒤로 움직일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소재도 특별하다. 실제 버킷 시트에 쓰이는 디나미카 극세사 섬유로 마감되어 있고, 등과 엉덩이 쪽에는 붉은색 스티치를 더했다. 물론 디나미카의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을만큼 급격한 움직임은 없겠지만, 적어도 기분만은 AMG GT에 앉아 있는 듯 할거다.

아래에는 알루미늄으로 된 5륜 지지대가 시트를 떠받치고 있다. 플라스틱 보다 튼튼하겠지만 무게는 조금 더 나가는 편이다. 그래도 사무용 의자라면 지지대 쪽의 무게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 좋다. 의자 전체의 무게는 약 32kg.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왜 레이스카가 시트의 무게를 최소화하려고 애쓰는지 이해할 수 있다. 가죽과 에어백 그리고 전동 시트를 위한 모터와 전선의 무게를 포함하면 스포츠카의 버킷 시트라고 해도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 이 의자의 가장 큰 강점은 마치 자동차 시트처럼 의자의 각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개의 다이얼과 하나의 레버로 리클라이닝부터 요추 지지와 허벅지 각도까지 세밀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데 전동식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사무용 의자에 전원을 연결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끝으로 실제 AMG의 시트와 동일한 수준의 가죽 마감과 더불어 등 쪽에 AMG 뱃지가 이 의자의 가치를 더한다. 이 의자에 앉아 사무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가장 이상적인 쓰임새는 역시나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것이다. AMG GT3를 타고 뉘르부르크링을 달릴 때 이보다 더 완벽한 시트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가격이 문제다. 일단 이 시트를 구입하려면 메르세데스 AMG 웹 사이트에서 브라이빗 라운지 회원 자격을 얻어야 하며 예약을 통해 구입이 가능하다. 가격은 3,255달러로 이 가격이면 허먼 밀러 에어론을 세 개나 살 수 있다. 그마저도 초기 50개는 오직 예약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정말 이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현재로써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AMG의 시트에 만족했던 사람이라면 이 정도 가격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생각할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 의자 역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기회가 된다면 꼭 앉아보고 구입할 것! 의자는 원래 그래야만 하는 물건이니까.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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