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소년들의 감성 저격! 람보르기니, 쿤타치 포스터 공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12.31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람보르기니가 쿤타치의 사진을 벽에 붙이던 소년들의 감성을 저격했다. 이들은 무려 다섯 종류의 쿤타치 포스터를 공개했다. 하나같이 예술적 감각이 살아 있는 포스터들이라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다. 스마트폰보다는 인쇄해서 벽에 붙일 것을 적극 권장한다.

슈퍼카를 좋아하는 중년들이라면 아마 한 번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카의 사진을 오려 피비 케이츠, 브룩 쉴즈와 소피 마르소 사진 옆에 붙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아름다운 그녀들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자주 들여다 봤을 것이다. 그만큼 남자들에게 자동차란 이성보다 더 끌리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존재다.

소년의 방 한 켠을 장식한 수많은 슈퍼스타 자동차들이 존재하겠지만, 그 중 단연코 1등은 바로 람보르기니 쿤타치일거다. 당대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과 숫자만으로도 눈 앞을 하얗게 만드는 쿤타치의 성능은 지난 수십년 동안 소년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그렇게 자라난 소년들 중 일부가 현재 람보르기니를 이끌어 가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됐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은 물론 동년배들이 꿈에 젖어있던 그 시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람보르기니 LPI 800-4는 그야말로 잊혀질 뻔한 시간의 재현이었다. 근래 보기 드물게 차분(?)한 디자인의 람보르기니였지만, 70년대 우리를 혼란과 환상에 빠뜨렸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한 줌 밖에 만들어지지 않은 탓에 시간이 지나도 가질 수 없는 존재로 남아버리긴 했지만, 적어도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람보르기니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그런데 람보르기니는 의외로 철저했다. 이왕 과거로 떠나는 여행길을 제안한 거, 끝까지 완벽을 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소년들의 그 시절을 되돌리기 위해 아트 포스터를 제작했다. 요즘처럼 미디어 컨텐츠 제작이 보편화 되어 있는 시대에 포스터 공개가 뭐 그리 대수인가 싶겠지만, 이미 112대의 쿤타치 계약을 모두 마친 상황에서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포스터를 제작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총 다섯 가지 종류로 제작된 포스터는 각각 다섯 명의 CGI 아티스트들과 협업했다. 공개된 포스터 속 주인공은 당연히 쿤타치. 첫 번째 작품은 파키스탄의 3D 아티스트, 오마르 아퀼의 작품이다. 그는 초현실주의로 표현된 3D 그래픽 가운데 하얀색 쿤타치를 배치해 작품의 분위기를 극도로 고조시키는 장치로 활용했다.

이탈리아의 에니메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로렌조 체코티는 전통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했다. 그는 쿤타치를 위에서 내려다 본 이미지로 구현한 다음 바닥에 쿤타치 레터링을 배치했다. 그런 다음 70년대 분위기가 느껴질 수 있도록 과장된 느낌의 반사면을 윈드쉴드 및 엔진 커버에 올려 뉴트로 감성을 잘 살렸다.

세 번째 작품은 샤이 스튜디오라는 독립 모션 그래픽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다. 이들 역시 쿤타치가 활동하던 시기인 80년대를 모티브 삼아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몽환적 분위기로 빛을 표현하는가 하면, 80년대 하이테크 이미지를 고스란히 반영한 에어브러시 터치 감성의 구조 사이에 녹색의 쿤타치를 자연스럽게 올렸다.

러시아의 작가, 이고르 줄디빈은 화려한 야경 뒤로 사이키델릭한 그래픽을 꼴라쥬 기법으로 삽입한 다음 야경을 그대로 반사시키고 있는 쿤타치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러한 표현 기법을 통해 그는 쿤타치가 주는 현대적인 이미지와 함께 70~80년대 감성을 함께 버무렸다.

마지막 작품은 안드레아스 반네르스테드의 작품으로 다른 작품과 달리 매우 평면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고대 로마 시절 다리 위에 올라선 쿤타치를 표현했는데, 특히 단순하면서도 과장되게 표현한 석양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추상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잘 드러난다.

이렇게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한 쿤타치 포스터는 람보르기니 웹 사이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배경화면보다는 이왕이면 인쇄해 벽에 붙여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완벽한 인쇄 품질을 원한다면 람보르기니에 직접 신청할 수 있다. 가격은 미국 기준 38달러로 포스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전용 홀더와 함께 제공된다.

이 포스터는 쿤타치와 달리 한정 판매가 아니며, 어쩌면 람보르기니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제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치있는 것은 람보르기니를 바라보며 가지기를 꿈꾸었던 사람들에게 가장 감성적인 람보르기니 작품이라는 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