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X 구찌를 핫 휠 언리쉬드로 만난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12.03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딜락과 구찌 에디션도 놀라운데, 이 에디션을 핫토이로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심지어 캐딜락과 구찌 에디션의 핫휠 미니카를 게임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자동차 회사와 패션 브랜드의 협업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손잡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포르쉐 X 아서 카, 메르세데스 AMG X 팔라스, 메르세데스 벤츠 X 헤론 프레스톤, BMW X Kith처럼 서브 컬쳐에서 출발한 스트리트 브랜드 겸 아티스트 그룹들과의 협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기성세대들에게는 낯설지만 MZ 세대들 중에서도 특정 문화를 공유하는 그룹이 열광하는 브랜드들과 협업하면서 브랜드는 보다 젊어졌고, MZ 세대들에게 소구할 이미지도 함께 얻었다.

이와 같이 패션 브랜드와 자동차 브랜드의 협업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트렌드가 약간 달라진 것뿐이다. 예를 들어 1970~80년대에는 주로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이 주류를 이루었다. 오늘 소개할 이 자동차도 무려 1984년에 만들어진 협업의 결과물이다. 바로 캐딜락 스빌(Seville)과 구찌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당시 콜라보레이션의 결과물을 보면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 많은데, 우선 구찌의 전통적인 모노그램 및 스트라이프가 시트에 드리워진 것을 시작으로 가죽 역시 다른 스빌보다 훨씬 고급 소재가 적용됐다. 가장 특이한 부분은 엠블럼으로 무려 구찌의 금장 G 로고가 붙어 있다. 물론 그만한 가격을 지불해야 했는데, 당시 가격으로 2만 3천 달러에 육박했다.

사실 구찌는 이전에도 미국 브랜드와 협업한 적이 있는데, 스빌과 같은 럭셔리 세단이 아닌 무려 해치백이었다. 당시 협업한 자동차는 AMC의 호넷으로 더 충격적인 건 AMC는 대표적인 레몬카 브랜드였다는 점이다. (레몬카: 고물차 또는 잔고장이 극심한 자동차로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알맹이의 품질을 확인할 수 없어 붙은 별명이다.)

이렇게 구찌는 70~80년대 사이 미국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한 기록이 있는데, 1984년 캐딜락 스빌과의 협업은 꽤 성공적이었다. 그래서 최근 핫휠은 1984년 캐딜락 스빌 구찌 에디션을 미니카로 제작 발표했다. 게다가 이 뉴스는 구찌에서도 꽤 비중 있게 다루었는데, 우선 뉴트로 시대를 자극할 만한 훌륭한 콘텐츠였으며 특히 구찌의 역사적 정통성을 다시 한번 회상하기에 좋은 소재였기 때문이다.

1:64 스케일로 제작된 이 모델은 당시 캐딜락 X 구찌 에디션을 거의 그대로 복제했다. C 필러를 덮고 있는 폴리 우레탄 비닐 탑과 더불어 구찌의 더블 G 엠블럼은 물론 휠에도 같은 로고를 넣었다. 또한 트렁크 가장자리에 구찌의 레드 그린 스트라이프도 표현됐으며, 실내에도 당시 에디션의 디테일한 부분이 살아 있는 한정판이어서 컬렉터들 사이에 인기가 아주 높았다.

하지만 이들은 제품의 출시와 뉴스 생산에 그치지 않았다. 이참에 메타버스의 세계까지 진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핫휠은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해 함께 출시해왔는데, 그중 핫 휠 언리쉬드에 이 차를 등장시키기로 한 것. 물론 핫휠 자체가 미니카이기 때문에 당시 스빌의 성능을 정확히 시뮬레이션하는 등의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어차피 핫 휠 언리쉬드를 즐기는 유저들은 그란투리스모처럼 현실적 시뮬레이션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을 해본 유저에 따르면 의외로 게임 내의 성능은 좋은 편이라고 한다. 게다가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니 만약 핫 휠 언리쉬드를 온라인으로 즐기고 있다면 캐딜락 X 구찌 에디션을 즐겨보자.

최근 들어 패션 브랜드들의 메타버스 진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구찌의 핫 휠 언리쉬드뿐만 아니라 루이비통은 아예 자체적인 어드벤처 게임을 제작해 무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또한 발렌시아가를 비롯해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온라인 세상에 진출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다. 패션 브랜드들도 항상 새로운 고객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메타버스는 새로운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접점으로 떠올랐다. 이미 자동차는 메타버스 세상과 친숙하지만 패션 브랜드들에게는 아직 낯선 세상인 메타버스에서 앞으로 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