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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64의 새 엔진을 살 수 있다?

2021-11-30 오후 1:40:16
포르쉐 964는 오래 전에 이미 단종됐으며 따라서 더 이상 새 엔진은 구입할 수 없다. 하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시절 3.6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과 똑같은 사양의 신품 엔진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지구상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 엔진보다는 새 배터리를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더 높은 효율과 더 높은 출력의 6기통 엔진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새로운 엔진 소식도 없는 마당에 오래 전에 단종된 모델의 신품 엔진을 제작한다는 소식은 더욱 더 들을 수 없다. 물론 최근 람보르기니가 쿤타치 LP500 프로토타입에 사용했던 엔진을 재건했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이는 매우 특별한 경우에 해당되며 그 외 거의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단종된 엔진을 다시 부활시키는데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특히 포르쉐의 구형 플랫 6, 이른바 공랭식 엔진이라 불리는 3.6L 플랫 6 엔진이라면 더욱 더 관심 밖이다. 이 엔진의 전성기는 1980~90년대로 코드명 964가 한참 판매되던 시절이었다. 964에 적용된 엔진은 그야말로 모던한 기술이 총동원된 엔진이었다. 인젝터 및 점화 시스템에 전자식 제어 방식이 적용되었으며, 심지어 트윈 스파크 기술이 적용되어 노킹 역시 억제되어 있었다. 물론 오늘날 엔진 기술에 비하면 초라해보일 수 있지만 80년대 개발된 포르쉐 엔진 중에서는 최신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던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 엔진은 더 이상 새 물건으로 구입할 수 없다. 90년대 초, 964 이후 등장한 993에도 적용되긴 했지만 그 후 포르쉐는 더 이상 공랭식 엔진을 제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포르쉐 마니아는 이 시절 포르쉐가 가지고 있던 감성을 아직까지도 최고로 치곤 한다. 특히 기온에 따라 엔진 반응이 달라지는 공랭식의 특성에 감성을 부여해 마치 살아 있는 기계 같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이 엔진을 신품으로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미국의 싱어와 함께 클래식 포르쉐를 완벽한 수준으로 복원하는 영국의 테온 디자인에서 신품과 완벽히 동일한 수준을 너머 더 개선된 새 엔진을 공개했다. 우선 이들은 자신들이 주력하는 클래식 포르쉐에 꼭 맞는 엔진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엔진의 거의 대부분은 964에 사용됐던 3.6L 수평대향 6기통 엔진과 완벽히 동일하다. 게다가 엔진과 함께 풀리로 연결되어 회전하는 대형 냉각팬 역시 완벽한 상태를 자랑한다.


다만 성능 개선을 위해 몇 군데 추가 작업이 진행됐다. 우선 에어컨 유닛이 삭제됐다. 이유는 더 높은 출력을 끌어 내기 위해 슈퍼 차져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협소한 클래식 911의 엔진룸에 에어컨 컴프레셔와 슈퍼차져 컴프래셔를 동시에 넣을 수 없었기 때문에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터보차져를 사용해도 충분했을텐데, 왜 굳이 슈퍼차져였을까? 테온 디자인은 “추가로 성능을 더 얻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출력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슈퍼차져를 사용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벨트로 구동되는 슈퍼차져는 터보차져와 달리 지연 현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마치 자연흡기 엔진을 다루는 듯한 감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3D 프린팅을 이용해 카본제 브라켓을 사용하는 등 무게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특히 복잡한 엔진룸을 간단히 정리하고자 꼭 필요하지 않은 부품이라면 대부분 제외시켰다. 에어컨 컴프레셔도 그 중 하나다. 엔진에서 의외로 많은 부피와 무게를 차지하는 시스템이 냉각 시스템인데, 테온 디자인은 여기에도 몇 가지 보완을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인터쿨러와 동일한 수준의 냉각 효율을 만들기 위해 엔진 플레넘 (흡기계에 장착되는 체임버)에 물과 알코올 혼합물을 분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알코올의 기화작용 덕분에 엔진에 직접적인 냉각이 빠르게 일어날 뿐만 아니라 알코올의 휘발성분이 더해져 98ron의 옥탄가를 110ron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고압축이 가능해져 오리지널 964에 비해 훨씬 높은 출력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 테온 디자인의 설명이다.


테온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개발한 새 엔진은 버전에 따라 285마력부터 최대 450마력까지 낼 수 있다고. 다만 내구성을 보장하기 위해 배기량에 따라 출력을 다소 제한했는데, 그럼에도 4L급의 경우에는 400마력까지 안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설계했다. 현재 이 엔진은 지속적으로 다이나모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한 개의 엔진이 제작되기까지는 약 150~250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만약 고객의 주문이 있을 경우 각 엔진마다 최소 4시간의 테스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며, 로드 테스트까지 모두 거친 후 인도될 예정이다. 끝으로 테온 디자인은 엔진 뿐만 아니라 조만간 이 엔진을 탑재할 클래식 포르쉐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라 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조사들이 해왔던 신모델 소개 방식을 이제는 이와 같은 리스토어 메이커 또는 독립 제조사들이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하지만 세상이 점점 전동화로 가면 갈수록 테온처럼 새 엔진을 소개하고 새 모델을 연이어 공개하는 독립 제조사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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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1개가 있습니다.
  • 아슈 님 (ashu****)

    ㅋㅋㅋㅋ 또다시 희생되는 에어콘...라디오도 빼고 창문도 손으로 돌리는 포르쉐가 제맛이죠..

    2021-11-30 오후 11:34(1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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