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체온을 측정해 온도를 조절하는 아이디어 특허 출원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9.2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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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혁신적 방식의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 특허를 출원했다. 페라리의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궁극의 오토 에어컨이다. 물론 언제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페라리는 분명 편리와 실용을 위해 차를 만들지 않는다. 안정적인 설계 방식을 갖고 있긴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안정의 주체는 사람보다는 기계적 안정에 매우 가깝다. 가령 열 관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사람의 신체보다는 자동차의 각 기관별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페라리 방식이다. 그래서 이따금 탑승자의 편의성이 다소 희생될 때도 있다. 물론 오늘날 페라리는 20년 전에 비해 더없이 편하지만, 그럼에도 페라리는 편리한 차는 분명 아니다.

그런데 최근 페라리가 내놓은 아이디어는 그간의 페라리식 배려와는 좀 다른 분위기다. 탑승자의 편의와 쾌적 그리고 거주성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만약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았다면 크게 주목하지 않았겠지만 그게 페라리여서 놀라울 따름이다.

페라리가 내놓은 아이디어는 진정한 의미의 오토 에어컨이다. 우선 이 시스템은 열화상 카메라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열화상 카메라는 탑승자의 신체 각 부위의 온도를 측정한 후 이상적인 온도에 맞춰질 때까지 에어컨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특별히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페라리의 방식이 특별한 것은 보다 정교하게 온도를 측정한 후 정확히 해당 부위에 따뜻하거나 혹은 차가운 공기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간단해 보여도 생각보다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공기의 방향을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시스템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페라리는 주행 중 자동차의 특정 부분에 닿는 직사광선으로 발생하는 열을 측정, 해당 부위에 시원한 공기를 보낼 수 있는 아이디어도 덧붙였다. 가령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달리다 보면 도어 트림 혹은 센터 콘솔 쪽이 놀랄 정도로 뜨거워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도 페라리의 이 시스템은 곧바로 열을 측정해 해당 부위를 시원하게 바꾼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적은 실내 모든 곳을 동일한 온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내 모든 지점을 열화상 카메라로 체크하는 시스템과 함께 보다 정교한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실내에 카메라 세트와 복잡하고 정교하게 움직이는 에어벤트 시스템이 필요하다.

페라리는 “컨트롤 단계는 감지 단계, 신체 일부 및 이상 체온 감지 단계 그리고 에어컨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단계로 나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분명 값비싼 장비들이 들어가야만 한다. 게다가 실내 설계도 일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자동차 가격은 올라간다. 하지만 페라리라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푸로산게에 이 시스템이 탑재될 가능성은 있으나 그럼에도 현재 이 시스템은 아직 특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것 말고도 페라리는 마치 헤일로 시스템과 비슷한 쿠페용 롤 오버 후프 솔루션을 특허로 발표한 적이 있지만 마찬가지, 아직 공개된 것은 없다.

그러나 두 특허 모두 현실성이 매우 강해 보인다. 언젠가는 페라리에 이와 같은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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