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이냐 투자냐? ... 폭스바겐, 中서 합작 지분 신경전 벌여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9.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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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 본사와 중국 폭스바겐 합작회사 간 기싸움이 한창이다. 지분싸움이 원인.

중국 정부는 자국 시장 보호 및 기술 개발 지원을 위해 독특한 자동차 규제법을 적용해왔다. 해외 자동차 회사가 중국으로 진출할 경우 반드시 중국의 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야 하며, 지분도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만들어 놓은 것.

이 규제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들 합작회사가 진행하는 신차 개발 시기를 미루거나 축소, 소극적인 투자를 하는 등 자체적인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기엔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요구, 중국 토종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 등의 이유도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지분 보유 상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발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지분 제한 폐지, 2020년까지 상용차, 2022년까지 승용차 부문에 대한 지분 상한제를 폐지할 계획도 세웠다.

승용차에 대한 지분 제한 폐지가 목전에 가까워지자 폭스바겐과 중국 합작 회사 간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현재 폭스바겐은 중국 상하이 자동차(SAIC, 上汽) 및 이치(FAW, 一汽) 자동차와 각각 상하이-폭스바겐(上海大众)과 이치-폭스바겐(一汽大众)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2017년 12월에 지앙화이(JAC, 江淮汽车) 자동차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지앙화이-폭스바겐(江淮大众)을 추가로 설립했다. 이곳은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한다. 사실상 미래 폭스바겐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는 것. 그런데 폭스바겐 본사에서 지분을 50%가 넘는 75%까지 늘렸다. 지앙화이-폭스바겐에 그룹 차원의 의지를 보여주고 다른 합작 회사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벌써부터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폭스바겐의 전체 매출 중 40%가 중국 시장에 의지됐을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자동차 시장이 2030년까지 약 3천만 대, 친환경차 시장은 12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유다. 업계는 폭스바겐이 중국 내 합작사의 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강화하고,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챙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이 중국 내 지분을 확대하자 다른 합작사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상하이 자동차 측은 ”합작사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면 상하이 및 이치 자동차와 논의가 필수적”이라며 “지분 추가 확보라는 중요한 문제를 중국 내 업체들과 조율하지 않고 발표한 것이 실망스럽다”고 강경한 입장도 냈다.

한편 이치 자동차 측은 한발 물러나 “폭스바겐은 우리와 함께 중국 내에서 함께 좋은 기반을 다졌다.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0년 기준 폭스바겐의 중국 판매량은 385만 대에 육박했다. GM의 290만 대와 토요타의 180만 대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1위다. 현재 폭스바겐은 중국에서만 50종 이상의 차를 판매한다. 차종이 20대 남짓한 토요타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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