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앰뷸런스가 있다면?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7.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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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구조 장비가 설치된 앰뷸런스는 지금도 수많은 목숨을 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특히 한밤중 반려동물을 껴안고 동물 병원 문을 두드려 본 경험이 있다면 이 기사를 주목할 것!

인명구조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단 1초라도 빨리 환자의 상태에 맞는 조치를 취할 수만 있다면 사망을 중상으로 중상을 경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이 시간을 골든 타임이라 부른다. 그러나 앰뷸런스 그리고 앰뷸런스 내부의 장치들은 모두 사람을 위한 것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갑자기 아프거나 다쳤을 때라면 원칙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반려동물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은 주인이 안고 동물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 집 가까운 곳에 다니던 동물 병원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이 골든 타임을 넘겨야 할 때도 있다. 이런 다급한 상황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소개되는 아이디어가 누구보다 반가울 것이다.

PET-AMB이라 불리는 이 모빌리티는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위한 앰뷸런스다. 인명구조용 앰뷸런스와는 구조가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4륜 승합차가 아닌 트라이크 개념으로 제작됐으며, 파워트레인은 전기모터와 배터리다.

자동차가 아닌 트라이크로 디자인 한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반려동물의 덩치가 사람보다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혼잡한 도로를 뚫고 긴급 이송을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크기가 적당할 것이다. 4륜 자동차라면 만에 하나 양보를 받기 힘들지도 모른다.

또한 일반적인 트라이크와 달리 PET-AMB은 전륜만 카빙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송되는 반려동물에게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매뉴버링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라이더를 위한 계기반은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환자실에 타고 있는 반려동물의 바이탈이 실시간으로 표기된다. 온도, 심박, 산소포화도 등 다양한 정보와 함께 언제 이송이 시작됐는지도 체크할 수 있다. 이는 수의사가 추가 처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PET-AMB의 핵심은 아프거나 다친 반려동물을 싣게 될 환자실이다. 환자실 내부에는 다양한 장비들이 함께 탑재되어 있는데, 우선 눈길을 끄는 장비는 반려동물 전용 들 것이다. 마치 사람을 위한 들 것처럼 아래에 프레임과 연결된 바퀴가 있으며, 따라서 환자실에 완전히 들어갈 때까지 충격이나 진동으로부터 반려동물을 보호한다.

또한 불안해할 반려동물을 위해 물과 비상용 사료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내부에는 산소 발생기와 항온기, 주사기, 그리고 골절에 대비하기 위한 압박기와 더불어 격한 움직임을 막기 위한 케이지도 함께 준비됐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게이트를 닫으면 이송 준비는 끝난다. 게이트는 투명창으로 제작되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주인이 뒤따라가며 상태를 체크하고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수 있다.

동물 병원에 도착한 뒤에는 버튼을 눌러 앰뷸런스의 뒷부분만 빼낼 수 있게 고안됐다. 이는 응급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동물 병원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환자실 자체를 별도의 케이지처럼 들어 올려 수술실로 옮길 수 있게 고안했다. 그 사이 반려동물이 받고 있던 응급 처치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수술을 준비하는 사이 미리 수집된 바이탈 정보를 수의사와 공유하며 보다 빠른 처치로 이어갈 수 있다.

대만의 한 대학교 디자인 학과에서 고안한 이 작품은 아직 아이디어 및 렌더링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iF 디자인 인재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이들이 고안한 PET-AMB는 최초의 처치 단계부터 이송 그리고 수술실로 옮기는 과정까지 고려한 솔루션이라는 뜻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대적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이제서야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것이 아쉽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시장성도 충분해 보인다. 어쩌면 이 아이디어는 꽤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걸 원치 않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이용을 원할 테니 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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