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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선, 탄소 배출 없이 자동차를 실어 나른다

2021-07-15 오후 3:49:16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탄소 중립을 하나 둘 선언하고 나섰다. 자동차 자체는 물론 물류, 제조, 유통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운송수단이 등장했다.


파리 기후 협약이 발표된 이후,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하나 둘 책임 의식을 강조하며 탄소 배출 없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전문 제조 기업으로 전환해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에서 탄소 배출을 없애는 것은 1차원적인 목표다. 가령 폭스바겐의 경우 아예 2050년까지 탄소 중립 기업이 될 것이라 선언했다.


그래서 이들은 공장의 생산 라인을 재설계하고 공장으로 들어오는 부품 물류 과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공장에는 빗물을 재사용하거나 공업용수를 정수해 50% 이상의 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BMW와 미니는 공장으로 부품을 실어 나르는 트럭을 전동화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제조사들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과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 등장했다. 어쩌면 공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조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웨덴의 조선사, 왈레니우스 마린은 새로운 개념의 화물선 콘셉트를 발표했다. 이들의 목표는 기존 내연기관 화물선 대비 최대 90%의 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개념이 가능한 것일까? 물론 이미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전기모터 구동식 선박은 개발됐거나 혹은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의 효율은 바다라고 해서 특별히 더 높지 않다. 오히려 기상 변화가 육상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은 보조적 수단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왈레니우스 마린은 대표 청정 에너지 발전원 중 하나인 바람에 주목했다. 개발을 시작한 지 약 1년여가 지난 현재, 이들은 어떤 선박에도 장착할 수 있는 풍력 추진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 방식은 사실 아주 낯선 개념이 아니다. 윈드 세일링 요트를 비롯해 지금도 바다 위에는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배들이 얼마든지 있다. 신대륙 발견과 이주를 위해 쓰였던 배들 역시 돛과 바람을 이용한 범선들이었다. 계절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부는 바람과 이를 응용할 줄 알았던 인류는 더 먼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늘 바람을 이용해왔다. 다만 내연기관이 발달하면서 잠시 잊혔던 것뿐이다.


그러면 이들의 솔루션을 살펴보자. 길이 200m 폭 40m의 배 위에 마치 타이타닉을 연상케 하는 다섯 개의 연돌이 무척 인상적이다. 하지만 다섯 개의 기둥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연돌이 아닌, 돛이다. 한 개의 돛은 80~105m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과거 범선의 돛 길이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오늘날 일반적인 크기의 대형 선박에 비해 약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돛으로 뒷바람을 맞아 항해하는 건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이미 인류가 경험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처럼 거대한 돛은 몇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가장 큰 문제는 2세기 연안에는 없었던 것이 오늘날에는 무수히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바로 다리다. 100m에 육박하는 거대한 높이의 돛은 전 세계 어떤 다리도 쉽게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마치 망원경처럼 돛을 필요할 때마다 접었다 펼칠 수 있게 고안했다. 또한 해안으로의 접안 시에는 빠른 속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내연기관을 천천히 가동하거나 혹은 전기모터로 스크류를 구동할 수 있다.


왈레니우스 마린에 따르면 돛을 이용할 경우 최대 90%의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동력 기관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이 배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봐도 좋다. 바람이 좋을 때에는 바람만으로도 항해를 할 수 있으니 해운사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 중 하나인 유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목표는 약 7,000대의 자동차를 싣고 10노트(약 18km/h)의 속도로 12일 안에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는 동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7,000대 선적량은 자동차 해상 운송 선박에 평균적으로 수용하는 자동차 대수다. 그리고 속도 역시 일반적인 컨테이너 선들이 항해하는 속도와 비슷하다.


동일한 거리를 동일한 속도와 동일한 선적량으로 항해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은 혁신적인 솔루션의 현대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오늘날 자동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의외로 높지 않다는 것이다. 폭스바겐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자신들이 생산한 자동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다른 운송 수단(항공, 해상)과 비교해 약 1~2% 정도를 차지한다고.


현재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인 왈레니우스 마린은 프랑스와 미국 동부 연안을 연결하는 항로에 이 기술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화물선과 함께 크루즈 여객선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안전성과 비용 등 연구, 개선해야 할 점이 아직 남아 있지만 만약 충분한 효율성을 보인다면 다양한 종류의 선박에 적용해볼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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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1개가 있습니다.
  • 원양 님 (fox9****)

    2세기는 오타겠죠? 돛이 같이 달린 컨셉의 배는 몇번 봤는데 이번건 정말 현실성이 있네요. 망망대해에서 넘쳐나는 풍력을 이용하는건 진정한 친환경적인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2021-07-16 오후 04:14(22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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