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철강재 도입 계획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6.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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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 회사들의 자세는 매우 진지하다.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가운데, 볼보는 근본부터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앞으로 그들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철강재를 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늘날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최대 목표는 탄소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내연기관이 여전히 생산되고 있는 한, 완전한 중립성을 지키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세계 각 정부 산하의 환경 기관은 탄소 배출이 많은 자동차 회사들에게 막대한 금액의 탄소배출세를 징벌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각 기업마다 할당된 탄소배출권을 일부 사들일 경우 징벌적 세금을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그야말로 편법이다. 물론 탄소 배출권 판매는 테슬라에게 매우 매력적인 수익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무한한 탄소 배출권이 주어져 있지 않다.

게다가 시작은 각 나라의 정부와 환경단체였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모든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 소비를 앞선 소비라 믿고 행동하는 시대다. 따라서 대중들을 대상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랜드들은 배출권 구입으로 탄소배출을 정당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빗물을 받아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업 용수를 정수해 다시 사용하는 등의 노력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 볼보도 이러한 움직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들은 아예 자동차 제조의 근본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그들의 솔루션은 이러하다. 볼보가 속한 스웨덴은 예로부터 품질이 우수한 철이 생산되기로 유명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자동차의 내구성의 근간은 그들에게 주어진 천연자원인 철에서 나온다 믿는 이들도 많았다.

이런 이유로 스웨덴은 우수한 철강회사도 많다. 북유럽의 작은 국가, 스웨덴에서 전세계가 알만한 자동차 브랜드가 몇 개나 등장했던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볼보는 스웨덴의 천연 자원 그리고 경제 자원에 시선을 집중했다. 철의 생산 과정부터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면 자동차 생산에서 발생하는 전체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볼보의 생각이다.

볼보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 아이디어는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체 조사 결과 자동차 생산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중 철강소재의 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약 35%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볼보의 이야기에 따르면 전동화도 탄소 중립을 위한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기차에도 철강재가 사용되며 따라서 탄소 배출로부터 중립적이지 않다.

그래서 볼보는 스웨덴의 철강업체 SSAB(SAAB가 아니다.)협력해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철의 생산에 필수적이라 여겨졌던 코크스(Cokes)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코크스는 석탄에서 탄소를 추출한 고순도 탄소 연료로, 철광석 제련의 환원제로써 쓰이는 소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코크스가 철광석에서 분리된 산소와 반응해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더 순도높고 강한 철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소재이지만 애석하게도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이 양이 자동차 한 대에서 무려 35%를 차지한다는 점은 사뭇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18세기 이후 지금까지 사용되어 온 제련기법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볼보와 SSAB는 수소 저감 철을 비롯해 전기와 수소를 이용해 철을 제련하는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 한다. 최초의 무석탄 제련, 제강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새로운 기술로 제작한 철이 사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당분간은 테스트카 및 컨셉트카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아직 대량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설비가 증설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볼보는 향후 코크스 없이 제련된 철을 비롯해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도 탄소 배출을 억제할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미 그들은 2018년부터 2025년을 목표로 탄소 배출량을 40%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 선언했는데, 그 계획들을 하나 둘 실천해가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그들이 선언한 2040년 탄소 중립 브랜드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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