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뷰 팀은 매년 다양한 타이어를 시험한다. 윈터 타이어, 4계절 타이어, SUV 전용 타이어, 스포츠 타이어, 최근 진행한 올웨더 타이어까지 다양한 장르의 타이어를 다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좋은 타이어 비교를 준비했다.

통상 시장에서 팔리는 4계절(올시즌) 타이어는 4가지로 구분된다.

(우리 시장에서의 일반적인 기준이며 택시용을 비롯해 더 많은 종류의 타이어들이 시장에 나와있다.)

표에서 보는 것처럼 다수의 타이어들이 각 그룹에서 경쟁한다. 우리 팀은 2가지 그룹의 비교를 먼저 준비했다. 첫 번째로 준비한 것은 프리미엄 타이어 바로 아래 위치하는 가성비 타이어다. 물론 가격만 본다면 이보다 저렴한 타이어 그룹도 있지만 적정 가격에 프리미엄 타이어에 준하는 성능을 갖춘 것이 이 그룹 타이어들의 장점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낮았을 때 가성비 좋다는 표현을 쓰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그건 단순히 싼 제품을 찾는 것이지 가성비를 논하려면 그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을 내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다뤄지는 타이어들은 가성비를 논하는데 충분한 의미를 가진 제품들이다.

당초 시험은 5개 제품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금호타이어에 중간 등급 모델이 없어, 한국 2종, 넥센 2종, 금호 1종이 함께 비교될 예정이었는데, 테스트가 준비되고 있을 때 금호가 새로운 제품인 솔루스 TA51을 내놨다. 프리미엄 타이어인 마제스티9(TA91)과 솔루스 TA31 사이에 위치하는 타이어다. 때문에 3개 제조사 타이어의 그룹이 깔끔하게 나눠지게 됐다.

이제 시작해 보자.

첫번째 출전자 그룹은 한국 벤투스 V2 AS, 금호 솔루스 TA51, 넥센 엔페라 프리머스 AS T1이다. TA51은 신제품이지만 나머지 제품들은 적정 가격과 성능을 내세워 시장에서 관심 받는 모델들이다.

시험 항목은 마른 노면, 젖은 노면, 승차감, 정숙성 등의 종합성능 평가를 중심에 두고 최종 가격부분에 가중치를 둬 최고 타이어를 선정하는 것으로 했다. 이 방식은 다음 테스트에서도 동일하게 쓰기에 된다. 시험은 오토뷰 기자, 프로 드라이버, 아마추어 드라이버 등 다수의 패널에 의해 진행됐다. 또한 N.V.H(소음 진동)을 전공한 전직 자동차 연구원의 자문도 받았다.

정숙성 : 금호 TA51 > 한국 V2 AS = 넥센 AS T1

첫번째 시험은 정숙성이다. 일반 도로와 전문 시험로에서 평가했는데, 전문 시험로 노면 컨디션이그리 좋지 못해 일반도로의 것과 평균치를 내서 점수를 부여했다. 그리고 80km/h 달리는 차량 안에서 측정된 성능에서 솔루스 TA51이 가장 좋은 성능을 냈다. 평균 57.1dBA 수준인데, 이는 다른 타이어들 대비 0.5dBA 가량 앞서는 성능이다. 이후 한국 V2 AS와 넥센 AS T1은 오차 범위 내의 성능을 내며 같은 점수를 챙겼다.

두번째는 외부에서 타인에게 전해지는 소음이다. 통상 pass by noise라고 불리는 항목인데, 차량 소통이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차량과 계측기 간격은 2m 내외로 잡고 평균 소음을 계측했다. 그 결과 실내 정숙성에서 앞선 TA51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패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가장 적었고 이것이 실내 및 외부 소음을 줄이는데 도움을 줬다고 보면 된다.

승차감 (subjective) : 금호 TA51 > 넥센 AS T1 > 한국 V2 AS

국내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승차감은 어떨까? 타이어는 승차감에 변수가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편평비에 의한 승차감은 물론 타이어 자체가 만드는 성능도 승차감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시험 결과 금호 솔루스 TA51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부드러운 사이드월이 다양한 노면에서 발생하는 쇼크(충격)을 쉽사리 걸러냈기 때문이다. 모든 시험은 블라인드 환경에서 이뤄지는데, 모든 드라이버와 기자들이 타이어를 바꾸자 마자 가장 좋은 승차감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누구도 이견 없는 만장일치였다.

도로 주행 외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충격 처리 능력도 봤는데, 부드러운 사이드월 덕분에 위아래 움직임이 다소 있었지만 이 특성이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하는 요인이 되어 만족감을 높였다.

승차감 (objective) : 금호 TA51 > 넥센 AS T1 > 한국 V2 AS

이번에는 계측기로 전해지는 충격에 의한 차체 움직임과 충격 처리속도를 봤다. 그 결과 넥센 AS T1이 가장 완만한 움직임을 보였다. TA51은 체감으로 느끼는 승차감이 좋았지만 처음 충격이 들어올 때 상하로 움직이는 폭이 컸다. 반면 넥센은 일정 수준으로 깔끔한 처리를 해내는 모습이었다. 이에 넥센 AS T1의 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

이 부분을 평가하기 위해 전현직 N.V.H 관련 연구원들과도 의견을 나눴다. 그리고 다양한 시험법이 아이디어로 나왔다. 가령 속도에 따른 다양한 헤르츠(Hz)에 대한 분석도 가능했다. 하지만 여기엔 맹점이 하나 있는데, 어떤 헤르츠를 기준으로 잡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엿장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한국타이어가 유리한 Hz를 기준인 것처럼 말하면 한국타이어가 승자가 되며, 넥센이 안정적으로 나온 Hz를 기준삼아 버리면 그대로 금호가 승자가 된다. 이에 일부 타이어 제조사에도 문의했는데, 몇몇 영역을 기준 삼아 자체 계측은 하고 있지만 그것이 절대값은 아니기에 명확한 답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존에 오토뷰가 정한 방식을 그대로 썼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해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한층 더 유의미한 기준이 나올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이 부분의 평가 가중치를 낮췄다.

정리해 보자. 승차감으로 보면 금호 TA51이 가장 유리하다. 다만 충격을 완화시키는 과정(시간)에 있어서는 넥센도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젖은 노면 성능 (제동)

이제 각 타이어의 성능을 보자. 먼저 시험한 것은 젖은 노면 제동성능이다. 시험은 시속 80km에서 진행했고, 정지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거리를 계측했다. (시간은 단순 참고용)

젖은 노면 제동에서의 승자는 한국의 V2 AS였다. 여러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지만 한국 타이어 제품들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만드는 만큼 젖은 노면 제동성능이 좋다. 다음은 넥센 AS T1이었다. 한국 V2 AS에 소폭 밀렸는데, 약 5cm 가랑 밀리는 편차를 보였다. 이는 계측기의 최대 오차 범위 안의 성능이다. 때문에 두 타이어에 동점이 부여됐다. 반면 승차감과 정숙성에서 좋은 성능을 냈던 TA51은 1m 이상 경쟁타이어에 밀려나갔다. 젖은 노면 제동을 보강해야 한다.

젖은 노면 성능 (핸들링)

이번에는 젖은 노면에서의 조향 성능을 보자. 거리가 길지 않은 젖은 노면에서의 시험이라 제한이 따랐다. 그래도 특정 타이어에 대한 안정감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TA51과 V2 AS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넥센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냈는데, 스티어링휠을 돌렸을 때 리어축이 살짝 미끌리는 현상이 있어 소폭 점수가 빠졌다. 이에 핸들링 영역에서는 한국, 금호에만 최고점이 부여됐다.

젖은 노면 성능 (110km/h 직선 주행)

빗길 고속도로 주행을 감안한 시험이다. 여기서는 3개 타이어 모두 좋은 성능을 냈다. 사실상 우위를 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이 항목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이에 3개 타이어에 동점이 부여됐다. (이 항목은 영상 콘텐트에서 삭제)

마른 노면 성능 (제동)

한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마른 노면 성능을 보자. 먼저 시험한 제동력 확인 결과 한국 V2 AS와 TA51이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우위를 논한다면 V2 AS가 평균 3cm 미만 차이로 앞섰는데, 측정 기기의 최대 오차 범위가 6cm 미만이라 두 타이어의 성능이 동일한 것으로 정리했다. 넥센 AS T1도 좋은 성능을 내긴 했다. 그러나 무 한국과 금호 제품 대비 약 50cm 가량 밀리는 모습이라 아쉽게도 점수를 높이는데 실패했다.

원선회

이번에는 한쪽 방향으로 하중을 걸어 코너링 한계를 시험하는 원선회 시험이다. 여기서 가장 높은 평균 속도를 기록한 것은 한국 VS AS였다. 꾸준하게 버텨주는 능력, 특히 그립감이 좋았다. 이후 금호, 넥센 순으로 성능을 이어가며 점수를 쌓아 나갔다. 한국이 가뿐하게 치고 나가는데 반해 금호와 넥센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슬라럼 (복합 성능)

슬라럼 테스트는 횡으로 버텨내는 능력과 함께 엔진의 구동력까지 처리해야 하기에 사실상 타이어의 종합 성능을 엿볼 수 있는 영역이다. 여기서 가장 빠른 기록을 낸 것은 금호 TA51이었다. 재미난 것은 바디롤이 가장 많다. 하지만 각 코너를 돌아 나가기 위해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타이어의 미끄러짐을 예측하기 쉬웠다. 예측 값 대로 딱딱 맞아 돌아가다 보니 절대 그립은 낮더라도 이상적인 성능을 냈던 것.

한국 타이어도 좋은 성능을 냈다. 오차 범위 내 성능이었다. 다만 초기와 달리 후반에서 소폭 기록이 떨어지면서 미미한 소수점 차이를 냈다. 소수점 2자리까지 보면 금호의 승리지만 여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그래서 우리 테스트 팀은 두 타이어에 모두 만점을 줬다. 금호 TA51과 달리 V2 AS는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초기 움직임이 빠르다. 상대적으로 단단한 성향의 타이어가 갖는 이점인데, 이 때문에 우리가 시험에 쓴 쉐보레 말리부처럼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가진 차와 매칭이 좋았다. 반면 넥센은 반복된 코너에서 앵글이 커졌다. 쉽게 말해 리어축이 빠지는 현상이 짙어지다 보니 차체의 움직임이 커졌고, 이것이 시간을 늘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긴급회피 (레인체인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갑작스럽게 뛰어든 야생 동물, 또는 장애물을 만난다면?

우리는 긴급하게 스티어링휠(핸들)을 돌린다. 하지만 이후 차체가 빠르게 자세를 잡지 못하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 블랙박스 영상을 봐도 급조작 이후 차체가 제어 능력을 상실해 사고를 맞이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첫 시험은 80km/h부터 시작한다. 이후 점차 속도를 높여 나가는 방식으로 했다. 3개 타이어 모두고속도로 제한 속도 내에서 무난한 성능을 냈다. 하지만 각 타이어의 운동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 이 시험을 통해 나타났다.

한국 V2 AS와 금호 TA51은 쉐보레 말리부의 기본 특성인 언더스티어 성향을 그대로 가져간다. 반면 넥센은 리어축이 빠지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일상주행 때 리어가 빠지는 경우는 없지만 완만하게 코너를 돌아나갈 때, 급격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스티어 특성에 영향을 주는 만큼 향후 개선이 이뤄지면 좋겠다. 물론 이 특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함께 시험에 참여한 전문 드라이버들도 민첩한 느낌이 들어 좋다고 했는데,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자동차 제조사가 셋업한 (언더)스티어 특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더 좋다.

타이어 무게

무게는 어떨까? 자동차 마니아들은 경량휠을 선호한다. 자동차의 가속 및 제동성능, 더 나아가 연비에도 득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싼 경량휠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가벼운 휠을 써도 타이어 자체가 무겁다면?

무게를 측정한 결과 넥센 AS T1이 가장 가벼운 몸무게를 자랑했다. 금호 TA51도 크게 밀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 V2 AS는 다소 무거웠다. 같은 타이어를 4개 장착할 경우 넥센 대비 3Kg 무거운 부담을 갖게 된다. 타이어도 경량화가 가능하다. 내부 강성이 좋고 가벼운 소재를 쓰면 된다. 한국 타이어도 경량화에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

그래도 각 타이어들의 무게는 균일했다. 예전에는 같은 타이어 안에서 작게는 100g 내외 많게는300g까지 편차가 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사이즈가 작은 타이여서 그런지 균일한 수준의 무게를 보여줘 좋았다.

제품 가격 (장착비 포함)

이번에는 이번 비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을 보자. 가격이 문제가 아니면 상급에 있는 프리미엄 타이어를 사면 된다. 더 좋은 성능과 정숙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낮은 비용으로 가성비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 오늘 만난 타이어들이다. 그래서 가격 부분에 가중치를 줬다. 이는 가성비가 중요한 다른 타이어군 평가때도 그대로 적용될 내용이다.

가격 조사는 직접 각 대리점에 전화를 거는 것으로, 동일한 지역구를 기반으로 했다. 과거와 달리 장착비 포함 가격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은 금호 TA51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넥센의 AS T1, 이후 한국 V2 AS 순이었다.

최종 정리 – 추천 타이어는?

우리 팀이 테스트한 결과 가장 높은 평균점을 낸 것은 금호 솔루스 TA51이었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충분했고 전반적인 성능도 좋았다. 여기에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 기아차의 세단들과 궁합이 좋다는 것도 경쟁력이 된다. 현대기아차의 2012년 이후 모델들은 핸들링 성능을 위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였다. 그래서 승차감이 나빠졌다는 평도 듣는다. 르노삼성 SM6(전기형)도 서스펜션의 한계로 인해 특정 조건의 승차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이런 성향의 차들에 TA51을 추천한다.

하지만 한국 벤투스 V2 AS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냈다. 컴포트라는 요소에서 금호에 밀렸지만 성능은 수준급이었다. 스티어링휠(핸들) 조작에 따른 적당한 민첩성도 좋다. 그런 특징으로 본다면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6(후기형)처럼 부드러운 성향을 가진 차와 궁합이 잘 맞는다. 기아 K9과도 제법 매칭이 좋겠다.

넥센도 선전했다. 요즘 넥센의 발전이 눈부시다. 이번 비교에서 최고로 서지는 못했지만 매 시험마다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현재 넥센은 인적 자원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있다. 금호, 한국 측의 연구원을 대거 영입하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유럽브랜드의 OE(신차출고용)타이어를 담당자 일부도 자사 품으로 끌어들였다. 경쟁사에게는 큰 타격이지만 그들을 통해 더 성능 좋은 타이어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래서 지금 보다 미래가 기대된다.

다음 테스트도 준비돼 있다. 순수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들인데, 중간 평가 결과 한국 타이어 제품이 선두로 치고 나왔다. 서킷 타이어 이후 한국타이어가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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