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능을 가진 자동차에는 여름용 (스포츠) 타이어가 많이 쓰인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만나는 일상용 자동차들은 4계절이 뚜렷한 한국 기후에 맞춰 4계절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고 출고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4계절 타이어는 올시즌(all season)으로 분류되는 제품이었다. 한국을 비롯해, 북미 시장을 위한 4계절 타이어가 이 그룹에 속한다. 반면 유럽에서는 젖은 노면(WET)과 눈길(SNOW) 성능을 강화한 4계절 타이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올웨더 타이어(all weather)로 분류한다.

하지만 국내 특성상 아직까지 올시즌 타이어가 올웨더 타이어 보다 인기다. 이런 시장 상황 때문에 올웨더 제품도 제한적으로 출시돼 있다. 사실상 미쉐린과 한국 타이어 정도만 제품을 내놓은 상황.

미쉐린의 올웨더 타이어는 미쉐린 크로스 클라이밋+(Cross Climate+), 한국타이어는 키너지 4S 2(Kinergy 4S 2)라는 모델명을 갖고 있다. 금호타이어에도 솔루스 4S, 넥센타이어 엔블루 4시즌이 있지만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넥센과 금호도 선택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 좋겠다.

테스트에 앞서…

타이어 제조사들이 내놓는 보도자료를 보면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내용이 많다. 소비자들도 모델명만 같으면 동일한 성능을 갖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한 예로 우리 팀이 비교 후 혹평했던 금호의 스포츠 타이어 엑스타 PS71은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시험한 결과는 3개 제품 중 최하위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타이어 모델명만 같을 뿐 타이어를 구성한 성분, 그에 따른 성능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유럽형과 북미형이 다른 경우가 많다. 서스펜션은 물론 엔진 성능, 변속기를 바꿔 쓰는 경우도 다반수다.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 골프 GTI를 보자. 국내에 들어오는 북미 사양과, 유럽 사양은 세팅 방향에서 차이가 크다.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 기아차도 한국 시장 사양과 유럽 사양 간 차이가 크다. 과거엔 셋업뿐 아니라 서스펜션 구조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윈터 타이어를 예로 유럽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내에서 확인한 결과,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해 타이어가 좋은 성능을 내려면 그 지역 환경에 맞춰 세부적인 튜닝을 충실히 해야 한다. 한쪽 지역에 공을 들이고 다른 지역에 대한 튜닝을 소홀히 한다면 당연히 후자의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타이어도 시판 국가별, 생산 공장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나기도 한다. 생산 공장에 따른 품질 편차도 다르다. 그래서 각 지역별 미디어(매체)들이 각각의 기준으로 타이어 평가하는 것이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런 평가를 받았는데, 국내에서는 왜 결과가 다르냐고 묻는 것은 바보 같은 질문이 된다.

우리 팀은 타이어를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다. 가끔 제조사 또는 수입사가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직접 구입해 시험한다. 드문 일이지만 시험용 타이어 하나만 성능을 올린 뒤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가끔 이런 문제가 밝혀질 때도 있는데, 시험을 주도하는 미디어가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일정 반경의 타이어 대리점에 성능을 올린 타이어를 공급하고, 이 타이어들이 시험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꼼수를 쓰다 가끔 발각되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미쉐린도 독일에서 걸린 적이 있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는 장난칠 브랜드가 제한적이긴 하다.)

타이어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다양한 시험을 반복하며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다시금 부족한 노하우를 채우기 위해 국내, 또 해외 타이어 제조사 연구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또한 시험한 타이어는 바로 폐기하지 않고 일정 기관 보관한다. 계측 데이터에 문제가 생긴 경우, 평가가 애매할 때 재시험을 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쌓여 있는 타이어만 수십 본 이상, 최근 폐기한 타이어만 30여본 이상이다.

시장에 나온 올웨더 타이어 2종 비교

이제 2개 타이어의 성능을 비교해 보자. 우리 팀은 이들 타이어의 비교를 위해 지난해 겨울부터 준비했다. 올웨더 타이어 특성상 눈길 성능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눈이 내리지 않아 시험일이 연기되는 경우도, 테스트 당일 새벽엔 너무 추워 촬영 카메라에 문제가 생기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시험에 쓰인 차는 쉐보레 말리부.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가진 가장 보편적인 중형 세단 중 하나다. 이번 시험을 위해 사용한 타이어 규격은 225/45R17이며 타이어 공기압은 자동차 제조사 권장치인 35psi에 맞췄다. (공기압 오차 범위는 0.1psi 미만)

또한 임의로 선정한 올시즌 타이어를 비교 대조군으로 넣어 올웨더 타이어 성능을 확인했다. 당초 윈터 타이어도 비교 대상에 넣을 계획이었지만, 시험이 진행된 2월엔 윈터 타이어 재고를 구할 수 없었다.

이제 시험을 시작해 보자.

눈길 가속 성능

먼저 눈길에서 얼마나 좋은 접지 성능을 가졌는지 확인했다. 시험은 정지 상태서 시속 30km까지 속도를 올리는 것을 기준 삼았다. 휠스핀으로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눈을 움켜지고 속도를 높여야 빠른 시간, 가속 거리가 나온다.

시험 결과 한국 키너지 4S 2(이하 4S 2)가 가장 앞선 성능을 보였다. 경쟁 타이어인 미쉐린 크로스 클라이밋+(이하 CC+)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안정적으로 가속하는 성능을 냈다. 눈길에서 빠른 가속을 냈다는 것은 최소한의 미끄러짐만 허용한 채 안정적으로 구동력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4S 2는 첫 구동 때 안정감이 좋았다. 윈터 타이어보다는 조금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시즌 타이어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CC+ 와도 제법 격차를 벌렸다. 확실히 초기 구동에서의 승자는 한국 4S 2였다. CC+도 무난한 성능을 냈지만 초기 발진 때 움켜지는 감각이 부족했고, 그 결과 4S 2에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눈길 제동 성능

이번에는 눈길 제동성능을 보자. 여기서는 CC+가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시속 30km로 주행하던 말리부를 멈추는데 다른 타이어 대비 약 80cm 정도의 거리 차이를 보였다. 올시즌 타이어와 비교하면 1.5m 가량 거리 차이가 난다. 미끄러운 눈길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미끄러진 경험이 있다면 거리 차이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초기 구동 때는 4S 2의 경쟁력이 높았지만 제동 때는 CC+가 실력 발휘를 했다는 얘기다. 우리는 각 항목에 같은 배점을 부여했지만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중요도를 본다면 제동 성능이 중요하긴 하다.

눈길 핸들링

눈길을 달리며 스티어링 휠(핸들) 조향에 따른 반응을 봤다. 비교를 위해 쓰인 4계절 (올시즌) 타이어는 전체적으로 제한적인 그립을 보였다. 여름용 타이어보다는 좋았지만 올웨더 타이어의 성능과는 차이가 컸다. 그래도 브레이크나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일정 수준의 접지력을 보여 4계절 타이어로의 가치는 보였다. 다만 스티어링을 조작했을 때 한 템포 쉬고 반응하는 아쉬움이 나왔다

미쉐린 CC+는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반응이 빨랐다. 초기 구동 때는 그럭저럭한 반응을 보였지만 스티어링 조작 때 반응이 우수했다. 눈길 코너링 때도 안정감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키너지 4S2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냈다. CC+ 만큼 자신감 있는 주행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반응이 소폭 아쉬웠지만 소비자들을 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윈터 타이어만큼은 아니었지만 눈길을 긁고 나아가는 느낌이 눈길 주행에 자신감을 갖게 했다. 소폭 차이가 났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준은 아니었던 만큼 우리 팀은 눈길 핸들링 부분에서는 두 타이어에 동일한 점수를 부여하기로 했다.

여담이지만 A4 한 장 분량에 불과한 겨울철 테스트 기사. 그러나 이 준비를 위해 쓰인 시간만 3일이었다.

젖은 노면 제동 성능

겨울이 지나 기온이 올랐다. 이제 환경을 바꿔 젖은(빗길) 노면, 마른 노면을 달려보자. 먼저 시험한 것은 젖은 조면 제동 성능이었는데, 여기서도 CC+가 앞서는 성능을 냈다. 하지만 4S 2도 평균 17cm 내외의 격차를 보이며 따라붙었다. 오차 범위를 넘어선 수치 차이라 점수 격차는 벌어졌지만 소비자분들이 크게 의미를 갖지는 않아도 될 수준이었다. 그리고 올시즌 타이어와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패턴 디자인이 발휘하는 이점으로 봐도 좋겠다.

젖은 노면 핸들링 성능

젖은 노면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며 배수, 차량의 모션을 확인했다. 올시즌 타이어도 이 부분에서는 제법 좋은 감각을 보였다. 직선로에서는 상대적인 부족함을 보였지만 핸들링에서는 나름대로 선방하는 모습을 갖췄다고 봐도 된다.

물론 여기서도 올웨더 타이어들이 강세이긴 했다. 감각적 부분으로 봤을 때 거의 차이가 없었다. 길지 않은 시험 코스 탓에 여기서 유의미한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사실상 두 가지 올웨더 타이어 모두 좋은 성능을 냈다는 얘기다. 물론 미세한 감각 측면에서는 CC+가 낫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최종 점수에서 의미 있는 격차를 내지 못해 동점을 줬다고 보면 된다.

마른 노면 제동 성능

이제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마른 노면 환경이다. 먼저 시험한 것은 제동 성능. 그동안 숨죽이며 올웨더 타이어의 성능을 지켜보면 올시즌 타이어가 본격 성능을 내기 시작했고, 제동 부분에서 최단 거리를 기록해 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올웨더 타이어.

두 타이어를 비교한 결과 CC+가 큰 격차를 보이며 4S 2를 따돌렸다. 평균 1.7m 이상에 달하는 제동 거리다. 테스트 결과는 가장 좋은 제동거리, 가장 긴 제동거리를 빼고 평균값을 내는데, 1회차에서 올시즌 타이어 보다 짧은 거리를 낸 것은 CC+였다. 물론 그 수치가 평가에서 빠졌지만 말이다.

원선회 성능 (코너링)

이제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을 보자. 첫 번째 시험은 한쪽 방향으로 하중이 걸린 상태서 가속을 펼쳐 최대 도달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 결과 미쉐린의 CC+가 가장 빠른 성능을 보였다. 한계 도달 이후 성능이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도 없었다. 차량의 운동 특성을 그대로 살려주는 것도 마음에 든다. 경쟁 모델인 4S 2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마치 4계절 타이어와 스포츠 타이어를 비교하는 것 같은 수준 차이가 났다.

슬라럼 테스트 (코너링 & 핸들링)

이제 종합적 균형감을 알아보기 위해 슬라럼 테스트를 진행해 보자. 슬라럼 테스트가 쉬워 보이지만 꽤 어렵다. 가속페달, 스티어링 조작이 잘 어우러져야 하는데, 프로 드라이버들도 잘 못한다. 우리 팀에서 이 영역은 김기태PD가 담당한다.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덕에 같은 타이어 기준으로 소수점 한자리까지 동일한 기록을 꾸준히 내놓기 때문이다.

시험 결과 원선회 시험처럼 CC+가 크게 앞서는 성능을 냈다. 수치로 보면 0.5초 차이에 불과해 보이지만 측정 구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시험 구간이 늘어날수록 격차는 더 커진다고 보면 된다. 통상 동급 타이어 비교에서 0.1~0.2초 차이가 나는 것이 보통이라 0.5초 차이는 꽤 큰 편차에 속한다. CC+의 장점은 단순히 그립만 높은 것이 아니라 예측하기 쉽다는 데 있다. 예측을 쉽게 할 수 있기에 스티어링 조작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의 반복된 조작 속에서 CC+는 충분한 신뢰감을 전했다. 키너지 4S 2는 올시즌과 유사한 기록을 냈다. 하지만 소수점 두 자릿수를 반올림하지 않고, 버린 것이라 두 자리까지 감안할 경우 올시즌에 밀렸다. (약 0.1초에 가까운 차이)

키너지 4S 2는 마른 노면 환경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슬라럼에서는 더 큰 아쉬움을 보였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성능 저하가 쉽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후반으로 갈수록 리어축이 빠지는 오버스티어 경량이 나타난다는 것. 때문에 슬라롬 테스트 후반 영역으로 가면 스티어링 조작량도 많아진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레인 체인지(긴급 회피)

그렇다면 위급상황을 가정한 긴급 회피 시험 결과는 어땠을까?

이 시험에서도 격차는 커졌다. 80km/h부터 순차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3종의 타이어 모두가 100km/h까지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5km/h 단위로 속도를 높여 시험했는데, 그 결과 4S 2는 110km/h 내외에서 한계를 보였다. 반면 올시즌 타이어는 이보다 높은 115km/h까지 버텨냈다. 미쉐린 CC+는 어땠을까?

120km/h를 넘어 125km/h까지도 버텨냈다. 사실상 체급이 다른 성능이다. 한계를 보인 것은 130km/h 부근인데, 이때도 허무하게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미미하게나마 그립이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또한 한계를 넘어섰다 회복하는 시간도 빨랐다.

키너지 4S 2는 낮은 한계 속도 외에 오버스티어 특성도 보였는데, 이는 운전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내용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만 타이어 때문에 스티어(차량의 운동) 특성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전륜구동 자동차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은 오버스티어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감안할 때 4S 2의 특성은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정숙성

정숙성도 승용차에 중요한 항목이다. 여기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예상했던 것처럼 올시즌 타이어가 대폭 앞선 성능을 냈다. 그럼 오늘의 주인공들을 어떤 성능을 냈을까? 참고로 V 패턴은 배수나 눈길, 빙판에서 유리한 디자인이다. 반면 소음에 취약하다는 것이 업계 정설.

마른 노면에서 바닥을 찍던 4S 2가 드디어 땅을 차고 올랐다. 미쉐린 CC+ 대비 1dBA 이상의 차이를 보였는데, 이 정도의 수치는 누구나 쉽게 시끄럽다고 느낄 수준의 차이다. 우리 팀이 몇몇 패널들을 동원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동일한 차량에서 0.5dBA 이상 차이가 나면 쉽게 인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감한 패널은 0.3dBA 차이도 읽어냈는데, 대부분은 0.5dBA 이상이 되어야 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CC+는 마치 본격 스포츠 타이어 같은 소음을 냈다. 올시즌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너무 커서 당황스러울 정도. 그렇게 이 영역의 승자는 4S 2였다.

승차감

이 영역에서는 올시즌 타이어가 명확하게 앞섰다. 적당히 기본 좋게 쇼크를 거르는 느낌이 좋았다. 그럼 올웨더 타이어들은? 사실상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승차감 차이를 보였다. 계측 장비에서도 큰 격차가 나지 않았다. 이 부분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무승부가 됐다. 그래도 미미하게 우위를 따진다면 약간 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데, 말리부의 서스펜션이 너무 부드럽게 설정되다 보니 편차를 느끼기 어려웠다. 다만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설정한 K5, 쏘나타였다면 키너지 4S 2가 유리한 모습을 보여줬을 가능성도 있다.

마모 성능

다양한 주행 테스트를 마친 후 어느 정도 마모가 이뤄졌는지 확인했다. 공식 평가 항목은 아니지만 참고는 필요한 사항이다. 그 결과 올시즌 타이어의 마모가 가장 적었다. 올웨더 타이어 중에서는 미쉐린이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패턴을 보면 일부분 마모가 되긴 했으나 오늘의 시험 내용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반면 키너지 4S 2는 CC+ 대비 심한 마모가 이뤄져 있었다. 사선으로 깎여 나간 부분도 눈에 띄었는데, 마모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 타이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불만 요소가 될 소지가 크다. CC+처럼 마른 노면에서 여름용 타이어 수준 성능을 내줬다면 마모에 대한 위안이라도 삼겠지만…

제품 가격

마지막으로 시장 가격을 보자. 여기서는 국산 타이어의 경쟁력이 돋보였다. 4S 2는 최저 11만 원에서 최대 14만 원에 이르는 차이를 보이며 평균 12만 6천 원을 기록했다.

미쉐린 CC+는 최저 15만 5천 원, 최대 17만 원, 평균 16만 3천 원 순으로 장착점별 가격 편차는 적었지만 한국 타이어 대비 본당 3만 원 이상 비싼 모습이었다.

올웨더 타이어, 우리의 선택은?

다양한 시험 결과 미쉐린의 CC+가 다양한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챙겼다. 눈길 가속에서는 4S 2가 앞섰지만 더 중요한 제동에서는 CC+의 경쟁력이 살아났다. 이번 비교가 진행된 겨울, 두 타이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던 터라, 이번에는 한국 타이어가 뭔가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은 유럽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온 미쉐린의 전천후 제품 대비 성능 차이가 났다. 특히 마른 노면 성능에서 극적 차이를 보여준다. 미쉐린 CC+는 마치 다른 영역에 있는 타이어 같았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어지간한 스포츠 타이어와 맞붙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소음이 큰 편이라 향후 이 부분에 대한 튜닝이 이뤄질 것 같다.

두 타이어를 두고 가성비를 논한다면? 가성비를 바라보는 방법은 2가지다. 일부 소비자들이 그냥 가격이 싸면 가성비가 좋다고 여긴다. 이건 매우 단순한 생각이다. 예를 들어 BMW 440i 쿠페의 가격이 900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반면 M4가 1억 1천만 원이다. 2천만 원의 차액. 그렇다면 440i의 가성비가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애초 3리터 급 쿠페를 탄다면 여기에 1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고성능을 지향한다면 조금 더 주고 M4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구성은 물론 성능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

다시 타이어로 돌아가자. 두 타이어를 두고 가성비를 논한다면? 순수 가격은 4S 2가 싸지만 성능 차이가 크며, 다시금 마모 부분에서도 기대감이 낮아진다. 더 좋은 성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초기 지출이 많아도 이득이지 않을까? 이에 우리 팀은 미쉐린의 CC+를 추천한다.

크로스클라이밋+를 추천하지만 지금은 구입하지 말라고?

타이어 교체가 급하지 않다면 조금 기다리자. 미쉐린코리아는 하반기에 크로스클라이밋2를 들여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CC2를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판매가 조금 늦어진 것. 대략 9월 안쪽이면 시장에서 CC2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CC+가 충분히 좋은 성능을 냈기에 CC2의 성능도 기대된다.

다만 미쉐린 코리아가 제품을 잘 갖고 와야 한다. 국가별 생산 편차가 크다는 것도 잊지 말자. 과거 미쉐린은 공장별 동일한 품질을 내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요즘엔 지역별 성능 편차, 품질 편차가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테스트 이후 업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내용인데, 우리 팀이 테스트한 CC+는 이탈리아산으로 CC+ 중에서 성능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우리 팀은 향후 CC2에 대한 검증에도 나설 예정이다. 명불허전의 모습을 이어가며 여전히 최고의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올시즌과 올웨더, 어떤 타이어가 좋은가?

답은 없다. 차량 특성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우리 팀이 직접 눈길을 달려본 결과 올웨더 타이어는 올시즌 타이어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타이어도 다소 더딜 뿐 주행에 문제는 없었다. 올웨더의 눈길 성능이 좋긴 했지만 이것이 윈터 타이어만큼의 극적 성능을 내지는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최강의 조합인 ‘여름용 + 겨울용’ 타이어를 병행해 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하나의 제품을 써야 한다면? 성능을 원한다면 CC+는 충분한 만족감을 줄 것이다. 그러나 정숙성이나 소음에 민감한, 또는 이를 요구하는 국산 준대형급 이상의 고급 세단에서는 올시즌 타이어를 통해 차량이 가진 본질적 가치를 키우는 편이 낫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올웨더 타이어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우리는 미쉐린 CC+를 권할 것이라는 것. 한국 타이어가 4S 2의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기 전까지 이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팀은 지금도 다양한 타이어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빠르면 이번 달 내에 가성비 좋은 국산 타이어 6종에 대한 얘기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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