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만큼 사치스러운 21억짜리 부가티 시계 - 제이콥 & 코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1.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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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는 자동차 이외에도 몇 가지 사치스러운 제품 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중 시계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시계는 부가티 시론만큼이나 사치스럽기 이를 데 없다.

이따금 여성들이 사치스러운 브랜드에 매료되기 쉬운 존재라 하지만 실상은 그와 반대인 경우가 많다. 비행기, 요트, 자동차를 제조하는 거의 모든 회사들의 주요 고객은 남성이다. 그만큼 남자들의 사치스러움은 끝을 알 수 없다. 그중 시계도 남성들의 우월감을 노리는 중요한 카테고리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많은 수의 시계가 비행기, 배 그리고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다.

모든 자동차의 정점에 서 있기를 원하는 부가티야말로 시계 회사들이 영감을 얻고자 애쓰는 브랜드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이미 부가티를 닮은 시계는 예전부터 존재해왔다. 파르미지아니는 부가티 브랜드가 VW에 의해 부활하자마자 곧바로 부가티를 쏙 빼닮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공개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할 이 시계는 파르미지아니의 시계보다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부가티의 감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아메리칸 워치 메이커, 제이콥 & 코는 올해 4월, 부가티 시론에서 영감을 얻은 시계를 공개했다. 그들의 시계 속에는 부가티의 W16 엔진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물론 엄청난 출력을 만들어 낼 순 없지만, 적어도 손목 위에서 부가티 W16 엔진의 피스톤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분명히 관찰할 수 있다.

독특한 디자인의 케이스에 댐퍼와 함께 마운트 된 크리스탈 W16은 작은 모터에 의해 움직이며 시계 오른쪽에 자리한 터보 스풀을 작동시키면 실제 엔진처럼 크랭크 샤프트와 피스톤이 순차적으로 움직인다. 복잡한 구조의 컴플리케이션 워치인만큼 파워리저브 게이지도 자리하고 있다.

제이콥 & 코는 부가티 시론을 닮은 한 개의 시계를 제작하는데 꼬박 1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내부에는 578개의 정교한 기어와 부품들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많은 숫자의 부품들이 손목 위에 올라가 있을 경우 생각보다 무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이콥 & 코는 마치 부가티가 극단적인 수준의 경량화 전략을 추구하는 것과 같이 자신들의 시계에도 같은 철학을 반영했다. 무브먼트 자체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케이스까지 티타늄으로 제작해 무게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당시 이 시계의 가격은 한화로 약 4억 원이었다. 기울어진 뚜르비옹과 실제로 터빈과 크랭크 샤프트 그리고 피스톤이 움직인다고 해도 엄청난 가격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제이콥 & 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기존 모델의 사치스러움을 가볍게 뛰어넘는, 거의 파인 주얼리 수준의 추가 에디션들을 내놓았다.

총 네 가지로 구성된 새로운 에디션들은 모두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경에 빠질 정도로 호화롭고 사치스럽기 이를 데 없다. 첫 번째 에디션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이들은 시계 케이스를 아예 한 덩어리의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만들었다. 심지어 크라운을 비롯해 W16 엔진을 회전시킬 푸시 버튼까지 모두 사파이어로 만들어졌다.

72개만 제작되는 두 번째 에디션은 케이스와 핸즈 그리고 다이얼까지 모두 18K 로즈골드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시계에서 검게 보이는 모든 부분은 티타늄으로 제작했다. 무브먼트를 지지하는 프레임부터 심지어 조그마한 버튼에 이르기까지 모두 티타늄이다.

다음 에디션은 더욱 사치스럽다. 로즈골드 케이스 위에 다이아몬드가 잔뜩 수놓아져 있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 수 없을 만큼 호화로운 이 버전은 버튼을 감싸는 베젤까지 모두 다이아몬드로 채워져 있으며, 단 52개만 제작될 예정이다.

마지막 에디션은 케이스 전체가 18K 화이트골드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총 391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으며, 특히 블랙 다이아몬드가 베젤 아래쪽에 마차 비늘처럼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계를 손에 넣기 위해 얼마나 지불해야 할까? 힌트를 주자면 부가티만큼이나 비싸다는 점이다. 일단 미드 레벨이라 불리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의 경우 약 100만 달러이다. 이 금액이면 실제 부가티 시론 가격의 ⅓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여기에 다이아몬드가 올라간 버전은 어떨까?

가격은 정확히 두 배로 뛰어올라 약 200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측된다. 200만 달러면 1,500마력의 부가티 시론의 가격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이 시계는 부가티처럼 시속 500km/h로 달리지도 않으며, 1,500마력의 출력도 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계는 아마 지금쯤 모두 새로운 주인을 찾았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차고에서 자신의 부가티 시론을 바라보며 이 시계가 도착할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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