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모델 비교] 현대 아반떼 vs 기아 K3

  • 기자명 정리 김기태PD
  • 입력 2020.09.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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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쉐보레 빠진 준중형차 시장, 현대차그룹 내 싸움

국산 준중형 세단은 넉넉한 공간과 다양한 편의 안전장비,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첫차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은 준대형급 그랜저가 세단 시장의 중심에 있지만 현대 아반떼가 한국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카로 자리매김하던 시절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 아반떼를 중심에 두고 기아 K3, 쉐보레 크루즈, 르노삼성 SM3가 경쟁했다. 하지만 군산 생산이라는 무리수 덕에 높아진 차 값으로 시장에서 외면당한 쉐보레 크루즈가 조기에 퇴장하고 수명을 다한 SM3도 전장을 떠났다.

그렇게 아반떼와 K3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것이 지금 상황. 아반떼는 항상 시장의 중심이자 리더였다. 반면 포르테. 그리고 후속인 K3는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K3는 2세대 플랫폼, 아반떼는 앞으로 시장을 이끌 3세대 플랫폼을 쓴다. 그러나 플랫폼의 최소의 것. 나머지 구성이나 셋업으로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 그렇다면 두 차는 각각 어떤 매력을 갖췄을까?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비교를 해봤다.

① 디자인

디자인은 두 모델 모두 개성 넘친다. 아반떼는 날카로운 선의 조합이 특징이고, K3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진 스팅어를 줄여 놓은 모습이다. 그러나 비율로 보면 아반떼가 조금 더 낮고 넓은 모습이다.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수치로 비교해 봐도 아반떼가 조금 더 길고 넓으면서 낮다. 실내 공간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도 조금 더 길다. 그렇다고 K3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감 측면에서 아반떼가 소폭 유리하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러나 디자인은 개인의 호불호가 갈릴 영역이다. 조금 더 멋져 보이는 차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② 차체 무게

이번에는 무게를 보자. 우리 팀이 직접 측정했는데, 두 차량 모두 최상급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했다. 연료 잔량은 90% 이상 수준.

직접 계측한 결과 아반떼 1270kg, 기아 K3는 1263kg 수준을 보였다. 아반떼가 소폭 무거운 편이지만 연료 편차 등을 감안하면 최대 10kg 미만 차이로 정리할 수 있겠다. 사실상 의미 없는 수준의 차이를 갖는다고 보면 된다.

③ 인테리어

실내 분위기도 다르다. 아반떼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꾸몄고, K3는 좌우 대칭된 형태의 디자인이다. 시각적으로 보면 아반떼가 보다 깔끔한 느낌을 전하며, K3는 보다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려 한 느낌이다. 특징으로는 아반떼의 도어 패널이 눈에 띄는데. 투톤 처리를 통해 조금 더 신경 쓴 흔적을 보여준다.

디스플레이도 차이가 난다. 아반떼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 2개를 사용해 최신 모델다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반면, 기아 K3는 계기판에 4.2인치, 센터페시아에 8인치 모니터를 쓴다. 큰 형에게 조금 더 많은 것을 주려 한 느낌이 드는 대목.

앞서 외적인 수치에서는 아반떼가 조금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내 공간에서 그 차이를 느끼기는 어렵다. 미미한 차이가 있지만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봐도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반떼에 있는 뒷좌석 폴딩이 K3에는 빠졌다. 물론 아반떼도 이 기능을 옵션으로 넣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자사의 세단에서 이 기능을 빼고 있다. 원가 절감의 필요성은 이해하나, 편의성을 위한 기능은 살렸으면 한다.

④ 파워트레인 및 가속 성능

같은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아반떼와 K3는 모두 스마트스트림 1.6리터 MPI 가솔린 엔진을 쓴다. 과거엔 6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뤘는데, 지금은 CVT 변속기와 조합된다. 현대 기아차에서는 이 변속기를 IVT라고 부른다. 무단의 장점인 변속 쇼크가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

엔진은 123마력에 15.7kgf.m의 최대토크를 갖는다. 수치적 성능은 같다. 그렇다면 가속 성능도 차이가 날까?

테스트 결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아반떼가 더 빨랐다. 두 차량 모두 5~6월 사이에 테스트가 진행되어 온도에 따른 성능 변수는 없다. 수치적으로 보면 0.13초 정도 차이인데, 이것을 체감으로 느끼기는 어렵다. 엔진 간 양산 편차를 감안할 때 성능 차이는 미미하다고 봐도 좋겠다.

⑤ 제동 성능

가속에서는 미미한 수치 차이로 아반떼가 이겼다. 그렇다면 제동 성능은 어떨까? 시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번에도 아반떼가 앞섰다. 가속처럼 미미한 것이 아닌, 조금 더 확실히 앞선 결과다.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는데. 첫 번째로 두 차량 간 길들이기 차이가 있다. 아반떼의 주행거리는 약 3천 km, 기아 K3는 약 1800km 정도 달린 상태다. 요즘 기자들은 브레이크는 시험하지 않는다. 반자율 주행의 매력에 빠져 자동차 시승을 반쪽만 한다. 때문에 브레이크가 제 컨디션을 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다 해도 두 차의 격차는 크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OE 타이어의 성능 차이다.

아반떼는 한국타이어의 키너지 GT가 쓰였고, K3는 마제스티를 썼다. 키너지 GT는 4계절이지만 제법 성능이 잘 나오는 타이어다. 반면 마제스티는 승차감이나 소음을 줄이는데 유리한 모습이다. 어쨌거나 결론은 아반떼의 승리다.

⑥ 정숙성 - 아이들링 & 주행

이번에는 정숙성을 보자. 몇몇 부분을 점검한 결과 기아 K3가 더 좋은 정숙성을 보였다. 아이들 정숙성을 비롯해서 주행을 하는 상황에서도 차이가 났다. 아반떼는 속도가 높아질수록 풍절음이 커졌다. 쏘나타도 이 문제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는데, 요즘 현대차는 풍절음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⑦ 기본 성능 - 핸들링 & 코너링

핸들링을 비롯한 주행성능은 아반떼가 소폭 나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K3 보다 뒤늦게 나온 만큼 보완이 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K3는 특정 조건에서 승차감이 대폭 떨어지는 아쉬움을 보일 때가 있는데, 아반떼는 동일 조건에서도 최대한 쇼크를 억제하는 능력을 보였다. 아무래도 아반떼의 섀시 완성도가 조금 더 높다고 봐야겠다. 다만 2021년형 K3에서 일부 것들을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긴 하다.

⑧ 안전 기능 - ADAS

과거엔 에어백이 승객의 안전을 책임졌다. 듀얼 에어백이 큰 자랑이 되던 시절, 뒷유리 하단에는 Dual-Air bag이 탑재됐다는 스티커도 붙었다. 그 옆 ‘ABS’ 스티커와 함께.

하지만 지금은 사고 이후가 아닌 사고 전에 사고를 막는 기능이 시장을 지배한다. 이 시스템은 ADAS라고 불리는데. 아반떼와 K3도 이런 장비를 일부 기본 탑재하고 있다.

K3를 보자. 전방 추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오토 하이빔이 기본이다. 옵션으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사각 및 후측방 경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아반떼는 K3 갖춘 모든 것을 갖춤과 동시에 차로 중앙 유지 기능까지 있다. 옵션을 더하면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까지 구현된다. 최근 이 기능의 의미가 희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도 상당 거리를 달렸지만 지금은 안전을 이유로 12~13초 내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아반떼의 안전 장비가 더 낫다. 다만 옵션 가격도 현대차가 더 비싸다.

(아반떼 98만 원, K3는 34~79만 원 내외)

이제 다른 장비를 보자. 사고 후 피해를 줄여주는 에어백 구성이다. 여기서는 K3가 앞선다. 아반떼는 6개, K3는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7개 에어백을 쓴다. 준중형 차에 무릎 에어백까지 있다는 점은 경쟁력이 된다. 다만 에어백이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에어백에 의한 2차 부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중형 세단에 7개의 에어백이 장착된다는 것은 분명 칭찬할 부분.

⑨ 부가 기능 - 사운드 시스템

이제 사운드 시스템을 보자. 아반떼는 보스(BOSE)의 8개 스피커, K3는 크렐(KRELL)의 8개 스피커를 쓴다. 브랜드 특성 때문인데 약간의 차이가 나는데, 비트 있는 음악을 즐기는 층에게는 보스가 좋고 고음 중심의 섬세한 음악을 즐길 때는 K3의 크렐이 낫다. 물론 준중형 세단 특성상 이 시스템의 성능 차이가 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 시스템과 비교한다면 소소하게 지출할 티가 나긴 한다. 우위를 가리기 보다 특성에 따른 선택이 이뤄졌을 때 만족감이 커진다고 봐도 좋겠다.

⑩ 가격

마지막으로 가격을 보자. 기본 가격은 K3가 비싸다. 아반떼는 수동변속기를 택할 수 있어 입문 트림의 가격이 낮다. K3는 자동변속기가 시작이라 조금 더 높은 시작가격을 갖는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자동변속기 모델을 구입하는 만큼 이것이 우위를 가리긴 어렵다. 하지만 이후부터 차이가 난다. K3는 기본 트림부터 모든 옵션을 택할 수 있지만 아반떼는 트림 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서 차이가 난다. K3가 더 친소비자 중심의 전략을 펴는 것.

그럼 우리 팀이 추천하는 트림과 옵션은 어떨까?

⑪ 추천 트림과 옵션

아반떼부터 보자.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모던 트림에 현대 스마트 센스까지만 추가해도 만족할 구성이 된다. 욕심을 낸다면 인포테인먼트 내비 II와 컴포트 I 기능까지 넣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그 이상 욕심이 난다면 그냥 한방에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가는 것이 낫다. 그런데 이는 추천 대상이 아니다. 준중형 차의 매력에는 합리적인 가격이 중심에 서는데, 냉정히 인스퍼레이션이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기 때문. 그냥 같은 동호회, 또는 같은 아반떼 중에서 내가 최고라고 자랑하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용도랄까?

K3는 기본 트림부터 구성이 좋다. 때문에 스탠다드 트림으로 접근해도 무방하다. 여기에 드라이브 와이즈와 컴포트 옵션만 추가해도 만족할 구성이 된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을 추가해도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쓸 수 없어 유보 내비게이션 옵션은 추천되지 않는다.

정리해 보자. 준중형 차는 합리적인 가격에 무난한 구성과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차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가격은 얼마일까? 대략 2천만 원 전후 가격을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옵션 욕심을 내다 2천만 원대 중반까지 오른다면? 차라리 다른 세그먼트의 차를 생각하는 것이 낫다. 등급의 차이라는 것도 존재하니까. 하지만 그런 기준으로 가면 준중형 차로 시작해 롤스로이스까지 갈지 모른다. 스마트하다는 것, 자동차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요구되는 얘기다.

⑫ 그렇다면 두 모델 가운데 우리의 추천은?

아반떼에 조금이나마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의미 없는 것일 수 있지만 세부 완성도에서 차이가 난다. 승차감을 비롯한 세련미에서 앞선다는 얘기다. 적어도 현대차가 모회사이며 그 회사를 대표하는 차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이유다. 일부 구성(옵션)만 봐도 기아차는 현대차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여담이지만 TV CF를 만들 때도 기아차와 현대차 간 차이가 난다. 딱 봐도 예산부터 다르다. 어쩌겠는가? 주도권이 현대차에 있는 것을… 그러나 다행히 이 공식이 매번 통하는 것은 아니다. 기아차가 잘하는 영역도 존재한다는 얘기다.

다음 시간에는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대표격 소형 SUV 2대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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