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모델 비교] 르노삼성 SM6 &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 기자명 정리=오토뷰 김기태
  • 입력 2020.07.27 15:59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만난 SM6 TCE 300은 의외의 매력을 뽐냈다. 새로운 엔진의 경쟁력, 그에 발맞춘 변속기도 DCT로는 제법 좋은 성능을 보였다.

지금의 중형차 시장 상황을 보자. 시장의 1위는 기아 K5다. 스포티한 디자인은 젊은 소비자층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기본기 좋다는 쉐보레 말리부. 그러나 꼴찌다. 냉정히 말해 전략 부재인데, 이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2위는 쏘나타다. 쏘나타는 오래전부터 고정 팬을 갖고 있다. 하지만 SM6 입장에서는 한 번 싸움을 걸어볼 만한 상대다. 그럼 지금의 SM6가 쏘나타와 승부를 벌인다면 어떨까?

지난해 나온 신차, 그리고 지금 막 출시된 페이스 리프트 모델.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보유한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을 해봤다.

우선 배기량 차이는 난다. 르노삼성이 2.0 자연흡기 엔진을 없애고 주력 2개 엔진 모두를 터보로 바꿨다. 배기량은 각각 1.3과 1.8리터 급이다. 쏘나타는 1.6리터 급(센슈어스)만 터보를 쓴다. 배기량 차이는 다음과 같다.

그래서 배기량 차이가 적은 1.6T 엔진의 쏘나타와 1.8T SM6를 비교해 봤다. 물론 가속 등 동력계에서는 SM6가 유리하다. 때문에 이것 외에 다른 부문이 보여주는 경쟁력을 눈여겨봐야 한다.

① 디자인

이 부분에서는 SM6가 유리하다. SM6에 대한 불만은 주로 실내서 펼쳐졌다. 그러나 기아 K5와 더불어 디자인에 대해 나쁜 평가를 받은 일은 많지 않았다. 반면 쏘나타는 쉐보레 말리부와 함께 ‘메기’라는 별칭으로 불릴 때가 있다. 칭찬은 아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개인의 호불호가 강하게 드러나는 영역이다. 정확히 답이 없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내 눈에 멋져 보이면 그만이라는 것.

② 인테리어

두 차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쏘나타는 확실히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하다. 디스플레이를 쓴다는 점은 같지만 표현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조금 더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다고 할까? 반면 SM6는 고급화 전략을 편다. 특유의 스티칭을 2개로 바꾸는 등 이번에도 시각적 고급화에 의미를 뒀다.

세련됨과 고급스러움, 당신의 선택은 어떠한가?

③ 실내 거주성

실내 공간 거주성은 두 모델 다 우수하다. 국산차들은 확실히 여유로운 공간으로 매력을 뽐낸다. 두 모델 모두 적당한 시트의 착석감을 만들어냈다. 뒷좌석도 넉넉하다. 성인이 탑승해도 부족함 없는 공간이다.

트렁크 공간도 충분하다. 일부 수입차와 비교할 때 광활하다고 말한 수준이다. 그러나 두 모델 모두 리어 시트 폴드 기능을 뺐다. 스키스루가 있다지만 활용성에서 차이가 난다. 최근 국산 모델들이 이 부분에서 인색함을 보이는데 좋지 않은 선택이다.

④ 파워트레인

이제 두 차의 성능을 비교해 보자. 여기서는 배기량에 여유가 많은 SM6가 유리하다. 때문에 배기량 대비 효율 측면 및 기타 다른 파트와의 조합 결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직분사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배기량 차이 때문에 최고 출력에서 45마력 차이가 난다. 최대 토크 차이도 3.6kgf·m 가량이다.

그보다 큰 특징은 변속기에 있는데, 이것이 각각의 장단점을 가른다. 자동 8단을 갖춘 쏘나타의 장점은 초기 출발 때 승차감이 좋다는 것, DCT는 초기 발진과 함께 기어가 체결될 때 약간의 울컥거림 특성을 갖는다. 다른 차에 쓰인 DCT 보다 완성도가 높다고는 해도 자동변속기를 대상으로 발진 승차감을 논하기는 어렵다. 또한 오토스탑 작동에 의한 재시동 때도 쏘나타가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을 보인다. SM6로 가다 서다가 많은 환경을 달려야 한다면 오토스탑을 잠시 꺼두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SM6 DCT의 매력은 무엇인가? 변속기 반응성이나 직결감 측면에서 자동 8단을 앞선다. 수동변속기 같은 체결감은 엔진의 힘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즉, 변속기가 만드는 승차감에서는 쏘나타가, 효율 측면에서는 SM6가 앞선다고 보면 된다.

⑤ 성능 비교 – 가속력

가속 성능을 보자. 당연히 배기량이 큰 차가 유리하다고? 물론 그 공식이 통하는 경우가 많긴 하다. 하지만 수치적 성능 열세에도 더 빠른 가속을 보이는 차들도 있다. 주로 BMW 모델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번 대결 결과는? 여러분의 예상대로 르노삼성 SM6가 이겼다. 쏘나타는 8초대 초반의 성능을 냈는데, 사실 K5 1.6T도 같은 성능을 낸다.

반면 SM6 TCe 300은 배기량이 민망하지 않을 수준의 6.9초대 가속력을 냈다. 쏘나타 및 K5와는 대력 1초가량의 차이다. 동급에서 가장 빠른 것은 2.0리터 급 터보 엔진을 가진 말리부인데, 배기량 차이를 감안해 보면 SM6가 앞선다.

쏘나타 1.6T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전 뉴라이즈 버전의 2.0T 모델이 7.8초 내외의 성능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SM6 TCE 300이 가진 수치적 성능을 뛰어넘긴 어려웠다. 참고로 SM6의 1.8T 엔진은 고회전 영역에서 숨을 죽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 번 더 강한 토크감으로 밀어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⑥ 성능 비교 – 제동력

제동 성능을 보기에 앞서 한 가지 참고할 점이 있다. 이번 수치는 쏘나타 1.6T의 것이 아닌 기아 K5 1.6T의 것을 사용했다. 우리 팀이 테스트한 쏘나타 1.6T는 브레이크 길들이기가 되지 않아 제동거리가 비정상으로 나왔다. 100-0km/h 기준 최단 41.8m, 최대치는 44m를 넘어선다. 그래서 이 섹션에서는 정상수치가 나온 K5 1.6T 것을 사용했다. 또한 같은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차량이며 같은 출력대가 브레이크 시스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 결과를 보자. 두 차의 최단 거리를 기준으로 보면 K5가 SM6를 앞선다. 하지만 최장거리와 평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1회 테스트 때는 K5의 제동거리가 짧아 SM6 대비 1m 가량 앞섰는데, 시험 반복에 따라 점점 거리가 길어진다. 그리고 같은 횟수 기준 평균에서 SM6가 소폭 앞서는 결과를 낸다. 물론 어느 것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쏘나타 및 K5의 시스템 대비 SM6의 것이 조금 더 적은 편차를 보여 신뢰도에서 앞선다고 보면 된다.

⑦ 정숙성 – 아이들링 & 주행

시험 결과 실내 중앙부 기준 정숙성은 동일했다. 과거 SM6 2.0 GDe는 엄청난 정숙성을 자랑했는데, 유럽 태생의 엔진이라 그런지 우리 팀이 기대한 아이들링 정숙성을 내지는 못했다. 반면 주행 때는 상황이 달랐다. SM6가 앞선 결과를 냈는데, 아쉽게도 쏘나타의 주행 정숙성은 동급 모델 중 가장 떨어지는 수준이다. 그나마 처음 출시된 쏘나타 2.0 보다 월등히 줄어든 정숙성인데, 아직도 숙제가 남았다. 특히 윈드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⑧ 승차감

일상 영역에서 느낄 수 있는 승차감은 어떨까? 우리 팀은 대부분 같은 도로에서 주행 시험을 한다. K5도 쏘나타도 말리부도 이곳에서 승차감을 시험했다. 잠시 서스펜션을 보자.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후륜에 멀티링크를 쓰는 쏘나타가 유리하다. 하지만 연구진들이 서스펜션의 성격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승차감이 달라진다. 기존까지는 말리부 > 쏘나타 > K5 > SM6 순이었다. 노면이 고른 곳에서는 차이가 미미했지만 거친 노면이 만들어내는 쇼크 처리 때 차이가 났다. SM6가 가장 둔탁하게 처리해 승차감이 가장 나빴다.

하지만 SM6가 성격을 바꾸면서 이제 승차감 서열이 달라졌다. 르노삼성 연구소도 경쟁사 대비 승차감이 좋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그 결과 쏘나타 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게 됐다. 그렇게 동급에서 가장 하드한 서스펜션을 가진 것은 기아 K5가 됐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토션빔이 나쁘다고 우기는 운전자가 아닌 이상, SM6의 승차감이 나쁘다고 말할 소비자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

누군가는 서스펜션 구조가 승차감을 만든다고 착각한다. 그런 기준이면 포르쉐 911은 쉐보레 스파크 보다 좋은 승차감을 가져야 한다. 결과는 어떨까? 포르쉐 911이 낫다고? 당신은 둘 다 못 타봤다.

참고로 현대기아차 일부 모델의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조율되고 있다. 특히 SUV 쪽에서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다시 부드러움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인데, 올바른 선택이다.

⑨ 핸들링

핸들링은 어떨까? 다른 건 몰라도 프랑스 차들은 핸들링에 강하다. 푸조, 시트로엥도 이 부분에서 강세를 보인다. 쏘나타의 핸들링도 좋은 편이다. 다만 SM6 쪽이 조금 더 날카로운 느낌을 보여준다. 스티어링 시스템 셋업에서도 약간 더 나은 모습이다. 또한 댐핑 컨트롤 기능도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⑩ ADAS

최근 인기를 끄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기능성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차의 것이 조금 더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기능성으로 보면 SM6 것도 충분하다. 다만 약간의 세련미, 그것이 노하우이자 가치를 표현해 낸다. 즉, 부가적인 안전기술로 본다면 두 대의 가치 차이가 미미해지지만, 이것이 일상의 일부로 다가올 때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의 자동차에 이 기술을 확대 적용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⑪ OE 타이어 = 기본 장착 타이어

우리 팀은 타이어에 관심이 많다. 타이어는 자동차에서도 매우 어려운 영역이자, 차의 성능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도구다. 쏘나타는 피렐리의 올시즌을 쓴다. SM6는 금호 마제스티 솔루스를 달았다. 피렐리도 타이어를 잘 만드는 브랜드인데, 피제로 올시즌은 아쉽게도 성능이 좋지 못하다. 사람들은 수입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그런 기준이면 모든 수입차도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SM6에 쓰인 금호 마제스티는 국산 동급 타이어 중에서도 성능이 좋은 편이다. 특히 국산 중형차와 잘 어울리는 측면이 많다.

⑫ 쏘나타와 SM6의 부가 기능

SM6는 동급 최초로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달았다. 충분한 밝기도 좋고, 맞은편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특히 시동을 걸 때 펼쳐지는 오프닝 세레모니가 수입 고급차를 탄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운전석 마사지 시트도 다른 차에 없는 기능이다.

쏘나타에는 리모컨으로 출차를 돕는 기능이 있다. 좁은 차 사이에 차를 넣고 뺄 때 유용하다. 화질이 조금 떨어지긴 해도 업계 최초로 빌트인 캠(블랙박스)를 장착한 시도도 좋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두 모델 모두에 장착되는데, 윈드실드(앞유리)에 직접 정보를 쏴 주는 쏘나타의 것이 더 좋다.

⑬ 사운드 시스템

둘 다 보스(BOSE) 제품을 쓴다. 하지만 스피커 숫자는 SM6가 더 많다. 물론 스피커 수가 많다고 최고는 아니다. 30개 이상의 스피커를 가진 차가, 20개 안팎의 스피커를 가진 차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하지만 SM6와 쏘나타를 타보면 차이가 난다. 쏘나타는 세부 튜닝이 약간 덜 된 느낌이다. 반면 SM6는 보스 특유의 베이스를 살렸는데, 젊은 소비자층이 좋아하는 두터움이 무기가 된다.

⑭ 차량 가격

이제 가격을 보자. 풀옵션을 기준으로 보면 SM6가 비싸다. 물론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빼면 쏘나타와 가격대가 같아진다. 그러나 착한 가격을 무기 삼던 르노삼성이었기에 향후 보다 이상적인 가격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사실상 풀옵션을 기준으로 보면 둘 다 비싸고, 둘 다 추천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우리 팀이 가장 합리적인 두 차의 구성을 뽑아봤다.

쏘나타 센슈어스(1.6T)

쏘나타 센슈어스의 추천 구성은 2가지다.

프리미엄을 선택한 뒤 앞좌석 통풍, 뒷좌석 열선, 뒷좌석 암레스트 패키지,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와 현대 스마트 센서 패키지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프리미엄 패밀리 트림 선택 후 현대 스마트 센스 II를 추가하는 것이다. 두 구성의 가격 차이는 28만 원인데, 프리미엄 패밀리에는 뒷좌석 수동 도어 커튼, 뒷면 전동식 커튼, 후석 승객 알림, 전방 주차 거리 경고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뒷좌석을 종종 탑승하는 경우는 프리미엄 패밀리 트림을, 그렇지 않다면 프리미엄만 선택하면 된다. 물론 기호에 따라 선호하는 장비를 추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3700만 원대의 풀옵션 구매는 쏘나타 카페 경영진이 아닌 이상 추천하지 않는다.

SM6 TCe 300

SM6에는 TCe 260과 TCe 300이 있다. 여기서는 한층 여유로운 성능이 자랑인 TCe 300을 기준으로 구성을 해봤다. 그리고 우리 팀이 추천하는 것은 LE 트림이다. 프리미에르 트림은 현대차의 인스퍼레이션 트림과 같은 것으로 편의 장비가 늘어난 대신 가격이 비싸다.

때문에 LE 트림에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와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II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지 커넥트 패키지 II는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보스 사운드 시스템, 디스플레이 계기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이 모두 묶여 있기 때문인데, 이들을 개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정리하며…

시장 1위인 K5를 두고 경쟁하게 될 중심 모델 두 차의 성능과 기능을 비교해 봤다. 모든 자동차가 그렇듯 개인의 취향 및 목적에 따라 구입했을 때 가치가 커진다.

기존 SM6는 쏘나타와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약점이던 승차감을 무기로 특단의 수를 던졌다.

그리고 비교 결과 기능성은 유사했지만, 배기량 차이와 효율성 덕에 SM6의 성능이 두드러졌다. 2.0리터 급 미만의 경쟁 구도 안에서 성능을 내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2.0T 엔진을 보유한 말리부와 붙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배기량의 한계를 뛰어넘을지, 결과는 알 수 없다.

물론 현대차 팬들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일상용 중형차 부문에서 SM6가 앞섰지만 성능을 무기로 나올 쏘나타 N 라인이 2.5리터 배기량 엔진을 달고 대기 중이니까.

제조사들의 경쟁은 소비자들을 즐겁게 한다. 그 즐거움이 배가 되도록 가격 경쟁에도 열을 내주면 좋겠다.

다음 비교는 국산 대표 전기차, 그리고 수입 전기차와의 비교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과 삼성전자의 대결, 그 결과가 궁금하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